3. 한 밤의 공포
혼자 살기 시작한 지 1개월.
캄캄한 밤을 홀로 보내는 건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새벽. 아마도 새벽 2, 3시 정도 되지 않았을까.
집 어딘가에서 엄청나게 커다란 소리가 났다.
너무 놀라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하지 못했다.
그 찰나의 시간에 온갖 생각이 들었다.
뭐지
뭐지
뭐지
누가 집에 침입한 걸까.
현관이나 창문을 강제로 연 걸까.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아, 내가 왜 방 문에 잠금장치를 안 달았을까.
불과 몇 초 사이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고, 누군가 침입했을 때의 매뉴얼 따위는 당연히 내 안에 없었다.
할 수 있는 건 오직 가만히 있는 것뿐이었다.
소리가 난 이후 몇 분간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뒤따라올 소리를 찾았다. 인기척이 느껴지는지, 누군가 조심히 걷는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말 미동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
10분 이상 흘렀을까.
아무리 기다려도 다른 소리가 들리진 않았다.
조심스럽게 일어나 숨 죽이고 침실 문을 열었다.
내 생에 이처럼 긴장하고 문을 연 적이 있었던가.
최종면접실로 들어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았을 때의 긴장감도 여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거실로 나와봐도 역시나 아무 인기척도 소리도 없었다.
이미 10분 전에 눈을 떠서 내 눈은 어둠에 익숙해져 있어 불을 켜지 않아도 집 내부가 훤히 보이는 상황이었다.
가장 먼저 현관으로 갔다.
아무 이상도 없었다. 이중으로 잠가놓은 현관은 여전히 견고히 날 지켜주고 있었다.
외부에서 그다음으로 침입하기 쉬워 보이는 거실 창으로 갔다.
아무 이상도 없었다.
작은방과 화장실을 순서대로 보았다.
아무 이상도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른 제일 작은 방, 내 서재.
이상이 있었다.
내가 이사 온 이후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아 아직 정리하지 않고 마구 쌓아놨던 책들이 우르르 무너져 있었다.
너희였구나.. 아..
이 어이없는 상황에 허탈해서 헛웃음이 났다.
새벽 2시에 벌어진 소름 돋는 리얼 공포 체험기.
혼자 살기 시작한 이후 최대의 공포였고, 내 인생에서 이보다 무서운 순간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그와 살 때는 이럴 때 분명 덜 무서웠을 거다. 그가 먼저 일어나 앞장서서 상황을 파악해줬을 거고, 나에게 안심하고 기다리라며 진정시켜줬겠지.
하지만 이제 난 이런 돌발상황에도 재난에도 스스로 대처해야 한다.
일단 각 방 문에 안전장치를 하나씩 더 추가해야겠다. 만일을 위해 경기도에서 만든 안전귀가 서비스 앱도 깔아야겠다.
나의 게으름 덕분에 또 하나 인생 경험치를 획득했다.
오늘의 교훈 : 책 정리는 미루지 말자.
*총 30화로 계획 중입니다. (1부 15화, 2부 15화)
*1부는 브런치북으로 발행했어요.
*구독 설정을 해두시면 알람이 갈 거예요. :)
*좋아요 & 댓글을 주시면 글 쓸 의욕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