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지난 아픔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상처받는게 두려워서 다신 사랑하지 않을래?
난 누군가에게 사랑을 줬을 때 최고로 행복했어.
그와의 짧은 통화 이후 “사랑할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이라는 영화에 나온 저 대사를 우연히 보았다.
나는 어떨까.
사랑을 줄 때 물론 행복했지만, 그 전에 내게 오는 사랑이 먼저 있어야만 나는 행복을 느꼈다.
그럼 나는 그와 살면서 행복하지 않았을까?
아니.
비록 그가 다른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말도 안되는 죄를 지었지만, 그가 날 사랑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 말을 듣고 누군가는 나에게 멍청하다거나 착각 속에 빠져있다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가 알 바는 아니다.)
난 결혼 전에도 여러 연애를 통해 사랑받는다는게 뭔지 충분히 경험했고 그와의 관계 역시 사랑이었음을 안다.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 순간들이 많았던 결혼 생활이었다.
MBTI 유형 중 잇티제(ISTJ)답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최선을 다해 표현해주었었고, 그걸 자주 느꼈었다.
그 덕분에 웃고 행복하고 포근했던 날들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가 내게 준 절망을 부정하지 않듯이, 행복도 진실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건 다행히 나 자신에게 확신이 있기 때문일거다. 난 내 행복이 뭔지 알고, 내 마음이 하는 소리를 제대로 들으며 살고 있으니까.
그와 살았던 7년이 거짓과 기만으로만 가득했다면, 진작 그와 이별했을 거다. 그렇지 않았음을 알기에 그의 죄를 두 번이나 묻어두고 어떻게든 그 행복을 이어가고 싶었다.
결국 진짜 행복을 위해선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걸 깨닫고 그와 이혼하게 되었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내가 지난 7년간 충분히 사랑받고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거다.
그 소중한 마음을 잊지 말고, 다만 이 아픔만 치유하자. 내게 남은 긴 인생에서 분명 또 마음껏 사랑할 날이 올 거니까.
문득 돌아보니 내 마음은 긴 겨울을 지나 뒤 늦게 봄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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