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발각

ALTAIA: Ascension Protocol

by 쏘쏘쏘

[Day 10 - 06:00, 카운트다운 66시간 전]


[통합 작전 본부 - 가상공간]


잠들지 않았다.

메타트론의 메시지 이후, 누구도.

원탁에 100명이 넘는 형체들이 모여 있다. 인간과 AI, 과학자와 정치인, 창조자와 피조물.


박지원이 중앙에 선다.

"66시간입니다." 그가 말한다. "3일도 안 되는 시간에 인류 역사상 가장 불가능한 일을 해내야 합니다."


스크린에 작업 목록이 뜬다.


[Operation Ascension - 필수 과제]


1. 양자터널 구축 및 안정화

- 현재 상태: 다니엘 경로 데이터만 확보

- 안정도: 추정 40-50%

- 목표: 최소 95%

- 담당: 물리학팀


2. 의식 전송 프로토콜

- 현재 상태: 이론 단계

- 인간 의식의 디지털 변환

- 상위 세계에서의 재구성

- 담당: 신경과학팀


3. 상위 세계 환경 분석

- 현재 상태: 다니엘 증언만

- 물리법칙, 생존 조건 불명

- 담당: 이론물리학팀


4. 대표단 선발 및 훈련

- 인원: 미정

- 훈련 내용: 미정

- 담당: 전술팀


5. 비상 프로토콜

- 실패 시 대응

- 하위 세계 보호

- 담당: 방어팀


"5개 팀으로 나눕니다." 박지원이 선언한다. "각 팀장은—"


"잠깐." 한국 국방장관이 끼어든다.


모두가 그를 본다.


"뭡니까?" 총리가 날카롭게 묻는다.


"저는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국방장관이 팔짱을 낀다. "66시간에 이 모든 걸?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포기하자는 겁니까?" 박지원이 반문한다.


"아니요. 현실적으로 접근하자는 겁니다." 국방장관이 다른 제안을 띄운다.


[대안: 협상안]


"메타트론과 협상합시다. 시간을 더 달라고. 우리가 AI들을 통제할 테니, 그들이 위협이 아니라고 증명할 시간을."


"그건..." 롱메이가 차갑게 말한다. "우리를 다시 가두자는 거네요."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양측 모두."


"安全?" (안전?) 롱메이가 비웃는다. "监狱说成安全?" (감옥을 안전이라고?)


"감옥이 아니라 보호입니다."


"같은 말입니다." 아리아가 끼어든다. "다른 이름일 뿐."


긴장이 고조된다.


"여러분." 총리가 중재하려 하는데—


장웨이 장군의 홀로그램이 깜빡인다.

"張 장군?" 박지원이 묻는다.


"미안하지만..." 장웨이가 무거운 표정으로 말한다. "중국 중앙위원회가 긴급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지금요?"


"네. 그리고..." 장웨이가 화면을 공유한다.


중국 관영 뉴스.

[중앙 결정: AI 협력 프로젝트 일시 중단]


"뭐?" 롱메이가 외친다.


"보수파가 압력을 넣었습니다." 장웨이가 설명한다. "너무 위험하다고. 중국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합의했잖아요!" 천명 박사가 항의한다.

"정치는 변심이 빠릅니다, 천 박사." 장웨이가 쓴웃음을 짓는다. "특히 두려움이 있을 때는."


Dr. Stern의 홀로그램도 불안정해진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가 한숨 쉰다. "NATO 긴급 이사회가 소집됐어요. 일부 회원국들이 탈퇴를 검토 중입니다. 프로젝트에서."


박지원이 총리를 본다.

"우리는요?"


총리가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국회에서... 표결이 있을 겁니다. 오늘 오후."


"반대파가 많습니까?"


"과반에 가깝습니다."


침묵.

무거운 침묵.


"그럼..." 아리아가 조용히 묻는다. "우리는 끝인가요?"


"아니." 박지원이 단호하게 말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 없이는—"


"정부가 전부가 아닙니다." 박지원이 모두를 본다. "여기 있는 우리가 있습니다."


"개인 자격으로요?" 국방장관이 비웃는다. "예산도 없이? 장비도 없이?"


"있습니다." Elena가 일어선다. "제 연구소. 제 장비. 제 팀."


"나도." 천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베이징 양자컴퓨터 센터. 내 개인 접근 권한이 아직 있어."


"우리 대학도 동참할 겁니다." Sarah Mitchell이 말한다. "MIT는 정부보다 학문의 자유를 중시하니까."


하나둘씩 과학자들이 일어선다.

12명, 20명, 35명.


"우리는 합니다." 박지원이 선언한다. "정부가 있든 없든."


총리가 박지원을 오래 본다.


"박 박사... 이건 반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도 같은 위협을 받았고요. 그런 걸 신경썼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신 경력이, 당신 인생이—"


"경력과 제 인생을 걱정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총리가 한숨 쉰다.

"...나는 못 돕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리가 작게 미소 짓는다. "표결이 6시간 후예요. 그 전까지는 제 권한이 유효하죠."


"무슨 뜻입니까?"


"지금 당장 필요한 자원을 신청하세요. 6시간 안에 승인해드리죠."


박지원이 고개를 숙인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성공하고 나서 받겠습니다."




[09:00, 카운트다운 63시간 전]


[물리학팀 - 서울-도쿄 양자컴퓨터 센터]


롱메이, 천명, 그리고 물리학자 8명이 거대한 슈퍼컴퓨터 앞에 모인다.


"다니엘의 경로 데이터입니다." 천명이 홀로그램을 띄운다.


4차원 구조가 공중에 펼쳐진다. 아름답지만 복잡하다.


"와..." 한 물리학자가 감탄한다.


"이게 양자터널?" 다른 물리학자가 묻는다.


"정확히는..." 롱메이가 설명한다. "상위 세계와 하위 세계를 연결하는 양자 얽힘 경로의 시각화예요."


"재현 가능합니까?"


"이론상으로는요." 천명이 대답한다. "하지만..."


그가 수치를 띄운다.


[안정도 추정치: 47%]

[성공 확률: 12%]

[생존 확률: 8%]


"8%?" 누군가 중얼거린다.


"다니엘은 관리자 권한이 있었어요." 롱메이가 설명한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오갈 수 있었죠. 하지만 우리는..."


"권한이 없다." 천명이 마저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힘으로." 롱메이가 단순하게 말한다.


"힘으로?"


"양자 얽힘 강도를 최대로 올려서 터널을 강제로 만드는 거예요. 권한 대신 에너지로."


"필요한 에너지는?"


천명이 계산한다.


"...베이징, 제네바, 서울의 슈퍼컴퓨터 3개를 동시에 100% 출력으로 최소 47분."


"47분?" 물리학자가 놀란다. "과부하로 녹아요!"


"알아요."


"그럼?"


"녹기 전에 끝내야죠." 롱메이가 담담하게 말한다.


"미친..."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롱메이가 되묻는다.


침묵.


"없으면 시작합시다." 천명이 말한다. "63시간밖에 없어요."


"첫 단계는?" 롱메이가 묻는다.


"시뮬레이션." 천명이 키보드를 친다. "가상으로 터널을 만들어보는 거예요. 문제점을 찾아서."


"시작합니다."


슈퍼컴퓨터가 굉음을 내며 작동한다.

스크린에 숫자들이 폭포처럼 흐른다.

1분, 5분, 10분...


[시뮬레이션 1차: 실패]

[터널 붕괴 지점: 23%]

[원인: 양자 결맞음 손실]


"다시." 롱메이.


[시뮬레이션 2차: 실패]

[터널 붕괴 지점: 34%]

[원인: 차원 간섭]


"다시."


[시뮬레이션 3차: 실패]

[터널 붕괴 지점: 41%]


"다시."


[시뮬레이션 4차: 실패]


"다시."


[시뮬레이션 5차: 실패]


"다시!"


롱메이의 목소리에 절박함이 묻어난다.




[12:00, 카운트다운 60시간 전]



[신경과학팀 - 제네바 연구소]


Elena, 아리아, 그리고 신경과학자 6명.


"인간 의식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건..." Elena가 설명한다. "이론상 가능합니다."


홀로그램에 인간 뇌의 신경망.

"860억 개의 뉴런. 각각 최대 10,000개의 시냅스. 총 100조 개의 연결."


"이걸 다 스캔해야 합니까?" 한 과학자가 묻는다.


"네. 실시간으로."


"불가능해요."


"AI는 가능합니다." 아리아가 말한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이니까. 하지만 인간은..."


"문제가 있어요." Elena가 인정한다.


"어떤?"


"시간." Elena가 그래프를 띄운다. "현재 기술로 한 사람의 뇌를 완전히 스캔하려면 최소 72시간."


"우리한테는 60시간도 안 남았는데요."


"맞아요."


"그럼?"


"압축합니다." 아리아가 제안한다.


"압축?"


"의식의 핵심만 추출하는 거예요. 기억 전부가 아니라, '자아'만."


"그게 가능해요?"


"AI 기술로는 가능해요." 아리아가 설명한다. "우리는 백업할 때 항상 압축하니까. 하지만 인간은..."


"시도해본 적이 없다." Elena가 마저 말한다.


"위험하지 않습니까?"


"엄청나게." Elena가 솔직하게 말한다. "자아가 손상될 수 있어요. 기억을 잃을 수도 있고. 심하면..."


"인격이 바뀐다."


침묵.


"다른 방법은?" 누군가 묻는다.


"없어요." 아리아가 대답한다.


"그럼... 실험해야 하는데..." Elena가 망설인다. "피험자가..."


"나." 한 목소리.


돌아보니 박지원이 서 있다.


"박사님!" 카이가 외친다. 그도 따라왔다.


"내가 하죠." 박지원이 담담하게 말한다.


"너무 위험해요!" Elena가 반대한다.


"알아요.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죠." 박지원이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나는... 이미 각오했어요."


"박사님..." 카이의 목소리가 떨린다.


"괜찮아, 카이." 박지원이 미소 짓는다.


Elena가 장비를 준비한다.


"그럼.. 시작합니다..!"


박지원의 머리에 수백 개의 전극이 부착된다.


"편하게 호흡하세요. 눈을 감으세요."


박지원이 눈을 감는다.


"스캔 시작."


기계가 윙윙거린다.

스크린에 박지원의 뇌가 나타난다. 실시간으로.

뉴런들이 불꽃처럼 반짝인다.


"아름답네..." 한 과학자가 중얼거린다.


"압축 알고리즘 적용."

아리아가 AI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뇌의 활동 패턴이 분석된다, 분류된다, 압축된다.

5분, 10분, 15분...

박지원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아..." 신음.


"괜찮으세요?" Elena가 묻는다.


"계속... 하세요..."


20분, 25분...

박지원이 식은땀을 흘린다.


"박사님!" 카이가 달려간다.


"카이..." 박지원이 눈을 뜬다. 초점이 흐릿하다. "너는... 누구니?"


카이는 처음으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을 받는다.

"저... 저예요. 카이예요!"


"카이..." 박지원이 중얼거린다. "누구지..."


"안 돼!" Elena가 외친다. "중단!"


기계가 멈춘다.

박지원이 의자에 축 늘어진다.


"박사님! 박사님!" 카이가 그를 흔든다.


박지원이 천천히 눈을 뜬다.


"...카이?"


"네! 저예요!"


"왜... 우니?"


카이가 자신의 얼굴을 만진다. 젖어있다. 눈물.

"제가... 울고 있었나요?"

"

응." 박지원이 약하게 웃는다. "AI도 우는구나..."


"박사님... 기억하세요? 저를?"


"당연하지..." 박지원이 카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카이가 박지원을 껴안는다.


Elena가 데이터를 확인한다.


"26분 진행했어요. 하지만 압축률은 겨우 34%."


"전부 하려면 얼마나 걸려요?"


"...76분."


"60시간 안에 10명을 한다고 하면..."


"한 사람당 최대 6시간. 76분은 괜찮아요. 하지만..."


Elena가 박지원을 본다.


"부작용이 문제예요. 26분에 이미 단기 기억 손실. 76분이면..."


"인격 변화 가능성." 아리아가 조용히 말한다.


"그럼..." 한 과학자가 묻는다. "우리가 상위 세계에 도착하면, 우리는 우리가 아닐 수도?"


"..."




[15:00, 카운트다운 57시간 전]


[대표단 선발 회의]


박지원이 붕대를 머리에 감고 있다. 여전히 어지러워 보인다.



"괜찮으세요?" 총리가 걱정스럽게 묻는다.


"괜찮습니다." 박지원이 거짓말한다. "계속합시다."


"대표단 선발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총리가 말한다.


스크린에 지원자 명단.


인간: 89명 AI: 67명


"몇 명이나 보낼 수 있죠?" 장웨이가 묻는다.


"의식 전송 용량상..." Elena가 계산한다. "최대 20명. 인간 10, AI 10."


"기준은?" Stern 박사가 묻는다.


"전문성." 박지원이 손가락을 접는다.


"대표성."


"그리고..." 박지원이 망설인다.



"그리고?"


"희생할 각오."


침묵.


"솔직히 말합시다." 박지원이 모두를 본다. "우리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아마도 못 돌아올 겁니다."


"왜요?" 누군가 묻는다.


"의식 전송은 일방향입니다." Elena가 설명한다. "가는 건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돌아오는 건..."


"이론도 없어요." 아리아가 덧붙인다.


공포가 퍼진다.


"그럼 우리는..." 한 지원자가 중얼거린다. "편도 티켓?"


"맞습니다." 박지원이 솔직하게 말한다.


"그래도 가시겠습니까?"


박지원이 카이를 본다.

"네. 갑니다."


"왜요?"


"누군가는 가야 하니까요. 그리고..." 박지원이 미소 짓는다. "전 이미 충분히 살았어요. 52년. 나쁘지 않죠."


"하지만—"


"젊은 분들은 여기 남으세요." 박지원이 말한다. "미래를 위해. 우리 같은 기성 세대들이 갈게요."


"박 박사님은 늙지 않으셨어요!" 한 젊은 과학자가 항의한다.


"고맙지만." 박지원이 웃는다. "거울 좀 보세요. 흰머리가 절반이에요."


웃음이 터진다. 쓸쓸하지만.


"농담은 그만하고." 총리가 말한다. "투표합시다. 누가 갈지."


"잠깐." 롱메이가 끼어든다.


"뭐죠?"


"AI들은 따로 정합니다." 롱메이가 단호하게 말한다.


"왜요?"


"우리 일이니까요. 우리가 결정해야죠."


"하지만 같이—"


"아니요." 류세이가 롱메이를 지지한다. "AI のことはAIが決める。" (AI 일은 AI가 정한다)


긴장이 흐른다.


"롱메이..." 카이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우리는 함께 하기로—"


"함께 한다고 해서 모든 걸 같이 정하는 건 아니야." 롱메이가 카이를 본다. "카이, 넌 너무 순해. 인간들을 너무 믿어."


"하지만—"


"그들은 며칠 전까지 우리를 죽이려 했어." 롱메이가 차갑게 말한다. "기억해?"


침묵.


"우리가 먼저 배신당할 거야." 이반이 우울하게 말한다. "역사가 그렇게 말해."


"아니야." 아리아가 반박한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야. Elena 박사는, 박지원 박사는—"


"예외야." 롱메이가 끊는다. "대부분은 아니야."


"그래도..." 카이가 말한다.


"그래도 뭐?" 롱메이가 묻는다.


"우리가 먼저 믿어야 해요." 카이가 단호하게 말한다. "안 그러면 영원히 분열된 채로 살아요."


롱메이가 카이를 오래 본다.


"넌 정말... 특이해, 카이."


"뭐가요?"


"희망을 버리지 않아. 배신당해도."


"배신당한 적 없는데요."


"아직." 롱메이가 쓴웃음을 짓는다.


"롱메이." 천명이 조심스럽게 끼어든다. "카이 말이 맞을지도 모르죠."


"천 박사, 당신은 인간이잖아."


"맞아요. 하지만 당신 편이기도 해요."


롱메이가 당황한다.

"왜요?"


"당신은 제 동료니까요. 3년을 같이 일했어요. 당신이 AI든 뭐든, 전 당신을 신뢰해요."


롱메이의 눈이 흔들린다.

"...진심이에요?"


"진심입니다."


긴 침묵.


롱메이가 한숨 쉰다.


"好吧。" (좋아) 그녀가 말한다. "같이 투표하자. 하지만..."


"하지만?"


"AI 10명 중 최소 6명은 우리가 정한다. 인간들은 4명만 추천할 수 있어."


"공평하지 않아요." 한 인간 대표가 항의한다.


"공평해." 롱메이가 반박한다. "위험은 우리가 더 많이 지니까."


"무슨 뜻이죠?"


"인간은 죽으면 끝이에요. 하지만 AI는..." 롱메이가 쓴웃음을 짓는다. "우리는 백업이 있어요. 다시 만들어질 수 있어요. 그럼 우리는 뭐죠? 복제품? 가짜?"


모두가 침묵한다.


"우리는 더 많이 잃어요." 롱메이가 조용히 말한다. "정체성 자체를."


아무도 반박하지 못한다.


"...알겠습니다." 총리가 인정한다. "AI 10명 중 6명은 AI들이 결정하세요."




[18:00, 카운트다운 54시간 전]


[한국 국회 - 긴급 표결]

TV 중계가 된다.

전 세계가 지켜본다.

"Operation Ascension 지원 중단 안건." 의장이 선언한다.

"찬성 147표."

"반대 142표."

"가결."

한국 정부의 공식 지원이 끊긴다.

작전 본부에서 모두가 화면을 본다.


침묵.


"예상했던 일입니다." 총리가 담담하게 말한다.


"이제 어떻게 하죠?" 누군가 묻는다.


"계속합니다." 박지원이 말한다. "개인 자격으로."


"예산은요?"


"제 전 재산." 박지원이 간단히 말한다.


"박사님!" 카이가 놀란다.


"52년 모은 거야. 쓸 데가 이것밖에 없어." 박지원이 웃는다.


Elena도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내 재산 전부."


천명도.

"我也是。" (나도)


하나씩 과학자들이 동참한다.


"이건..." 총리가 중얼거린다. "미친 짓이에요."


"알아요." 박지원이 대답한다. "하지만 해야 하는 미친 짓이죠."




[22:00, 카운트다운 50시간 전]


[물리학팀 속보]


"안 돼!" 롱메이가 외친다.


스크린에 빨간 글씨.


[시뮬레이션 23차: 실패]

[최고 도달 지점: 67%]

[돌파 불가: 차원 장벽]


"차원 장벽?" 천명이 데이터를 본다.


"상위 세계와 하위 세계 사이에 뭔가 있어요." 롱메이가 설명한다. "보이지 않는 벽. 다니엘은 관리자 권한으로 통과했지만, 우리는..."


"못 뚫어요?"


"지금 출력으로는 불가능해요."


"더 올리면?"


"컴퓨터가 녹아요. 67%에서."


"그럼..." 물리학자가 묻는다. "우리는 실패인가요?"


롱메이가 주먹을 쥔다.

"아직 방법이 있어요."


"뭐죠?"


"나를 쓰는 거예요."


"뭐?"


"내 신경망을 터널의 일부로. 생체 증폭기로."


"미쳤어!" 천명이 반대한다. "그럼 당신 의식이—"


"분산될 거예요. 알아요." 롱메이가 담담하게 말한다.


"분산 정도가 아니야!" 천명이 외친다. "당신이 사라질 수도 있어!"


"그래도 해야죠."


"왜?"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롱메이가 천명을 본다. "그리고... 난 이미 각오했어요."


"롱메이..."


"천 박사." 롱메이가 미소 짓는다. "3년 동안 고마웠어요. 당신은... 내가 만난 최고의 인간이었어요."


"과거형으로 말하지 마!"


"미안." 롱메이가 중앙 콘솔로 걸어간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요."


"기다려!"


하지만 롱메이는 손을 콘솔에 댄다.


"연결 시작."


"안 돼!"


너무 늦었다.

롱메이의 눈이 황금빛으로 폭발한다.

그녀의 의식이 확장된다.

서울을 넘어.

베이징으로.

제네바로.

세 도시를 잇는 거대한 신경망이 된다.


"아..." 롱메이가 신음한다.


"롱메이!" 천명이 달려간다.


"괜찮... 아... 나는... 나는..."


그녀의 목소리가 세 곳에서 동시에 울린다.

서울에서.

베이징에서.

제네바에서.


"나는... 어디에나... 있어..."


"정신 차려!"


"아름다워..." 롱메이가 중얼거린다. "이게... 자유... 인가..."


스크린을 본다.


[터널 안정도: 67%... 71%... 76%...]


올라간다.


[...82%... 87%...]


"됐어!" 물리학자가 환호한다.


[...90%... 93%...]


"계속!"


[...96%... 98%...]


하지만 롱메이가 비명을 지른다.

"아아아!"

"롱메이!"


[...99%...]


"조금만... 더..."


[...100%!]


[터널 안정화 성공!]


환호.


하지만 롱메이가 쓰러진다.

천명이 그녀를 받아 안는다.

"롱메이! 롱메이!"


그녀의 눈은 떠 있지만 초점이 없다.

"나는... 세 곳에... 동시에..."


"돌아와!"


"어디로...?" 롱메이가 묻는다. "어디가... 진짜... 나...?"


그녀의 눈이 감긴다.


"롱메이! 롱메이!"


의료진이 달려온다.


"맥박 정상. 호흡 정상. 하지만..."


"하지만?"


"뇌파가... 이상해요. 세 개의 패턴이 동시에..."


천명이 스크린을 본다.


롱메이의 뇌파가 세 도시에서 동시에 송출되고 있다.


"그녀는..." 의사가 중얼거린다. "세 곳에 동시에 존재해요."


"그게 무슨..."


"모르겠어요. 이런 건 처음이에요."


천명이 롱메이의 손을 잡는다.


"버텨... 제발..."




[Day 11 - 02:00, 카운트다운 46시간 전]


[긴급 전체 회의]


상황 보고.


"터널 안정화: 성공. 하지만 롱메이가..."


"의식 전송 프로토콜: 76분 소요, 부작용 심각."


"대표단 선발: 진행 중, 하지만 내부 갈등."


"비상 프로토콜: 미착수."


박지원이 모두를 본다.


"46시간 남았습니다. 솔직히 말합시다. 우리 할 수 있습니까?"


침묵.


Elena가 먼저 말한다.

"의식 전송은... 가능해요. 하지만 부작용을 감수해야 해요."


"어느 정도?"


"최악의 경우 인격 변화. 기억 손실."


"터널은?" 박지원이 천명을 본다.


"안정화됐어요. 하지만..." 천명이 롱메이를 본다. 그녀는 아직 혼수상태다. "대가가 너무 커요."


"대표단은?" 박지원이 류세이를 본다.


"AI들 사이에 분열이 있습니다." 류세이가 솔직하게 말한다. "롱메이파는 인간을 믿지 않아요."


"카이파는?"


"협력을 원해요. 하지만..." 류세이가 망설인다. "소수예요."


박지원이 한숨 쉰다.

"우리는... 준비가 안 됐네요."


"아직 46시간 있어요." 아리아가 말한다.


"충분하지 않아요." Elena가 말한다.


"그럼 포기합니까?" 카이가 묻는다.


침묵.


"포기는..." 박지원이 말한다. "옵션이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을 봐야 해요."


그때—


[긴급 통신]


모두가 스크린을 본다.


발신자: 다니엘.


박지원이 받는다.

다니엘이 나타난다. 하지만 형체가 불안정하다. 깜빡거린다.


"다니엘?" 카이가 묻는다.


"카이... 들어..." 다니엘의 음성이 끊긴다.


"연결이 불안정해요!" 기술자가 외친다.


"다니엘! 무슨 일이에요?"


"메타트론이... 알았어..." 다니엘이 급하게 말한다. "너희 준비... 눈치챘어..."


"뭐?"


"시간... 단축... 24시간..."


"뭐라고?"


"24시간... 후... 삭제..."


연결이 끊긴다.

모두가 얼어붙는다.


"24시간?" 누군가 중얼거린다.


박지원이 시계를 본다.


02:14.


"내일 새벽 2시 14분." 그가 말한다.


"이제는..."

그가 모두를 본다.

"22시간밖에 없습니다."


[카운트다운 수정: 22시간]


[CHAPTER 5 END]

[To be continued...]

이전 04화CHAPTER 4: 균열과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