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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데 오늘 Jan 14. 2021

기묘한 이끼에 덮이고,

에밀리 디킨슨 (BY EMILY DICKINSON)

All overgrown by cunning moss,

우주소녀와 고양이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이 시에 등장하는 Currer Bell은 제인 에어(jane eyre)의 작가인 샬롯 브론테(Charlotte Bronte)의 필명이다. 당시는 여성 작가의 작품이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여류 작가들이 남자 이름의 필명을 사용했다.

또한 Haworth는 브론테 자매의 출생지인 요크셔(Yorkshire) 지방의 아주 깊은 시골 중 하나다. 38세란 이른 나이에 작고한 샬롯 브론테는 그녀의 출생지인 이곳에 묻혔다. 

   

이시는 에밀리 디킨슨이 샬롯 브론테의 사망 4주기에 그녀를 추모하며 지은 시라고 한다. 에밀리 디킨슨은 17세의 나이에 제인 에어를 읽었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하며, 이 시를 통해 보더라도 그 후로 제인 에어 이상의 작품을 만나진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에밀리 디킨슨은 많은 작가들처럼 다독하진 않았다고 한다.

이 시는 잡초가 무성한 샬롯 브론테의 무덤을 바라보며 그녀를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샬롯 브론테를 서리의 움직임을 따라 다른 곳으로 떠나간 새에 비유하며, 요크셔의 푸른 언덕을 상상하고, 스스로 제인에어 이후로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책을 만나지 못했다는 고백으로 끝을 맺고 있다. 에밀리 디킨슨의 마음에 깊은 각인을 새긴 제인 에어라는 책과 그 작가인 샬롯 브론테의 단명을 아쉬워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샬롯 브론테는 임신 중 원인 모를 병으로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에밀리 디킨슨 또한 오랜 시간 병으로 고통받다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이 천재적인 작가와 시인의 삶에서 보더라도 삶이란 것이 얼마나 덧없고 허무하고 고통스러운 것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에밀리 디킨슨은 그녀를 삼키는 고통을 참으며 계속 시를 썼고, 그 시들은 후대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수많은 예술적 영감을 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그녀의 시 중에는 그녀의 삶을 관통하는 고통을 표현한 시가 많았으며, The Heart asks Pleasure first라는 시도 그중 하나다. 그녀가 남긴 시를 통해서도 그녀의 인생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 고통 없는 곳에 잠들어 있을 에밀리 디킨슨과 샬롯 브론테.

그 둘은 미국과 영국의 문학사에 큰 흔적을 남기고 짧은 생을 마감한 여류작가로써 사후에 서로 만났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 만났다면 에밀리 디킨슨은 아마도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Reader, I married her."   




기묘한 이끼에 덮이고,     


에밀리 디킨슨     


기묘한 이끼에 덮이고,

잡초와 뒤섞인,

커러 벨의 작은 새장은

조용한 하워스에 놓여있었지.     


다른 새들을 지켜보던 새 한 마리는

매서운 서리가 

다른 곳으로 사라지자 -

조용히 떠나갔지만 -     


돌아오는 길은 달랐지 -

요크셔 언덕이 푸르렀기에 -

아직도 내가 만난 모든 둥지에서 -

나이팅게일을 볼 순 없었어 -




All overgrown by cunning moss,


BY EMILY DICKINSON     


All overgrown by cunning moss,

All interspersed with weed,

The little cage of “Currer Bell”

In quiet “Haworth” laid.     


This Bird - observing others

When frosts too sharp became

Retire to other latitudes - 

Quietly did the same -


But differed in returning -

Since Yorkshire hills are green - 

Yet not in all the nests I meet -

Can Nightingale be se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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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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