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노래 : Ella Fitzgerald (엘라 피츠제럴드)
작곡 : Erroll Garner (에롤 가너)
작사 : Johnny Burke (조니 버크)
날 봐요.
나무 위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새끼 고양이 같잖아요.
구름에 매달린 것만 같군요.
이해할 순 없지만
손만 잡아도, 안개에 싸인 듯해요.
내 곁으로 오면,
수천 개의 바이올린이 연주를 시작하네요.
아니, 어쩌면 당신이 건넨 인사가
음악처럼 들리는 건지도 몰라요.
당신이 다가오는 순간, 난 안개에 싸인 것만 같아요.
모르시나요.
당신이 나를 이끌고 있다는 걸,
그게 바로 내 소망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나요.
내가 얼마나 절망적으로 헤매고 있는지.
그렇기에 당신만을 따른다는 걸.
홀로 외롭게.
이 신비로운 세상을 헤맬 때,
오른발 왼발도 구분 못 하죠.
모자와 장갑도요.
너무 짙은 안개 같은
깊은 사랑에 빠져버렸거든요.
너무 짙은 안개 같은
깊은 사랑에 빠져버렸거든요.
Look at me
I'm as helpless as a kitten up a tree.
(...Elipsis...)
I get misty, just holding your hand.
Walk my way,
And a thousand violins begin to play
(...Elipsis...)
I get misty, the moment you're near.
Can't you see that you're leading me on?
(...Elipsis...)
That's why I'm following you.
On my own.
When I wander
through this wonderland alone.
(...Elipsis...)
I'm too misty and too much in love.
1954년, 시카고행 비행기 안. 창밖으론 새하얀 구름이 펼쳐져 있었고, 31세의 피아니스트 에롤 가너(Erroll Garner)는 무릎 위에 올려놓은 종이 위에 뭔가를 휘갈겨 쓰고 있었습니다.
그건 악보가 아니었어요. 그는 악보를 읽을 줄 몰랐거든요. 하지만 그의 머릿속엔 이미 완벽한 멜로디가 흐르고 있었어요.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그는 호텔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피아노 앞에 앉아서 단 한 번 만에 "Misty"를 연주했습니다.
에롤 가너는 정말 특별한 음악가였어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지만, 평생 악보를 읽지 못했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겁니다. 한 번 들은 곡은 그대로 재현할 수 있었고, 그의 머릿속에선 끝없는 멜로디가 흘러나왔으니까요.
피아노 앞에 앉은 그는 마치 꿈꾸듯이 연주했어요. 왼손은 리듬을 만들고, 오른손은 그 위를 춤추듯 흘러 다녔죠.
"Misty"는 그런 그의 스타일이 완벽하게 녹아든 곡이었어요.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고, 부드럽지만 아주 강렬했죠.
이렇게 천재의 피아노 연주곡이었던 "Misty"에 1955년, 작사가 조니 버크(Johnny Burke)가 가사를 붙였어요.
"Look at me, I'm as helpless as a kitten up a tree..."
날 봐요. 나무 위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새끼 고양이 같잖아요.
사랑에 빠진 사람의 무력감과 혼란을 이렇게 완벽하게 표현한 가사가 또 있을까요?
"I'm too misty, and too much in love..."
너무 짙은 안개 같은, 깊은 사랑에 빠져버렸거든요.
이 가사가 더해지면서 "Misty"는 단순한 재즈 연주곡에서,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러브송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1960년에 재즈의 퍼스트레이디라 불리던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가 이 곡을 녹음했어요.
엘라, 그녀의 인생도 결코 쉽지 않았어요. 1917년 버지니아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15살에 어머니를 잃었죠.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돌다가, 1934년 할렘의 아폴로 극장 아마추어 나이트에 나가게 됐어요. 원래는 춤을 추려고 했는데, 무대에 오르는 순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노래를 부르게 된 겁니다.
그날 밤, 그 17살 소녀의 목소리에 극장도 숨죽이며 노래를 들었어요.
엘라 피츠제럴드의 "Misty"는 마법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피아노보다 부드럽고, 바이올린보다 감미로우며, 첼로보다 깊이가 있죠.
"Look at me..."
이 첫 구절을 부를 때, 그녀는 정말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눈을 감고 들어보세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떨리는 마음이, 그 목소리에 다 담겨있어요.
"Walk my way, and a thousand violins begin to play..."
내 곁으로 오면, 수천 개의 바이올린이 연주를 시작하네요.
이 부분에서 엘라의 목소리는 실제로 바이올린처럼 떨려요. 계산된 기교가 아니라, 진짜 감정이 목소리를 떨리게 만드는 거죠.
1971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Play Misty for Me"가 개봉했어요.
제목 그대로, "Misty를 틀어주세요"라는 뜻이죠.
영화 속 스토커는 라디오 DJ에게 전화해서 매일 밤 같은 노래를 신청해요. 바로 "Misty"를요. 이 영화 덕분에 "Misty"는 다시 한번 히트했지만, 좀 섬뜩한 이미지도 같이 얻게 됐죠. 집착적인 사랑의 노래로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원래 이 노래가 그런 노래 아니었나요?
“Can't you see that you're leading me on? And it's just what I want you to do.”
당신이 나를 이끌고 있다는 걸, 그게 바로 내 소망이라는 걸.
엘라 피츠제럴드는 1996년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어요.
평생 13개의 그래미상을 받았고, "재즈의 퍼스트레이디"라 불렸지만, 그녀가 진짜 자랑스러워했던 건 따로 있었어요.
"내 노래를 들으면서 누군가 사랑에 빠졌다면, 그게 제일 기뻐요."
"Misty"는 그녀의 그 바람을 완벽하게 이뤄준 노래였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누군가 "Misty"를 듣고 있을 겁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을 잃은 사람이,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그리고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그녀의 벨벳 같은 목소리는 속삭여줄 거예요.
"Look at me, I'm as helpless as a kitten up a tree..."
그래요, 사랑은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죠. 길을 잃게 하고, misty하게.
하지만 그게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이렇게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 말로 세상을 경이롭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