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대구·경북권 광역이동권에 대한 생각들3(이동권)"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오늘은 일곱 번째 시간이네요. 지난 시간에는 대구·경북의 택시 및 특별이동수단(휠체어 리프트 장착 차량)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이번 시간은 ‘대구·경북권 광역이동권에 대한 생각들’의 마지막 순서로 대구·경북의 철도, 도시철도, 광역철도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지역 장애인의 광역 이동에 대한 아쉬운 부분과 해결 방안도 포함해서요.
먼저 철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8일에 국토교통부에서 보도자료로 발표한 ‘2021년도 교통약자 이동 실태조사’를 보면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 간 이동 시에는 승용차, 고속버스 다음으로 기차(8.1%)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기차는 대중교통 종합 만족도에서 상위권에 들어가는데요. 왜냐하면, 국토교통부에서 발간한 ‘2021년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연구’ 최종보고서 171페이지의 <그림 4-29> 종합 만족도에 잘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교통약자는 ‘철도’의 만족도가 77.4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고속/시외버스는 69.8점으로 중위권에 들었습니다.
철도에서 80점 이상 만족도가 나온 부분이 정확한 위치에 정차하는 부분, 승무원 친절성, 안내시설, 내부 시설이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173페이지의 [표 4-10]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 기준 적합 설치 현황 자료에서도 이용자의 만족도와 이동편의시설 기준 적합 설치율도 고속/시외버스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먼저 장애인 운임 감면 혜택이 없는 시외·고속버스보다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의 장애인 정책에서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의 경우 모든 열차(광역철도, 도시철도 제외)는 운임에서 50% 감면입니다.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무궁화호, 통근열차는 운임에서 50% 감면이며 KTX, SRT, 새마을호는 운임에서 30% 감면(공휴일, 주말 제외)입니다.
다음으로 코레일에서는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마련하여 장애인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장애인·노약자 우선 창구, 휠체어석 운영, 맞춤형 우대예약 서비스(원 콜서비스), 장애인·노약자 도우미 제도, 청각장애인 채팅 상담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노약자 도우미 제도는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을 위해 열차를 타고 내리실 때 불편함이 없도록 직원이 안내해줍니다.
다음으로 현재 휠체어 시설이 없는 시외·고속버스 차량과 다르게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교통약자 배려 서비스도 있습니다. KTX, ITX, 누리로, 무궁화호 열차에 전동휠체어 이용석(열차 편마다 1~2석)과 휠체어 지정석(열차 편마다 2~5석)을 두고 있어 고속/시외버스 이동보다 더 편리합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습니다. 먼저 승강장에서 열차로 휠체어를 옮기는 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을 코레일에서 돕고 있으나 휠체어 무게가 적어도 50kg 이상이라 옮기는 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철도도 이용자의 이동이 편리한 높은 승강장으로 바꾸는 추세이지만, 완전히 바꾸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겁니다.
그다음엔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대구·경북지역(단, 섬 지역인 울릉군은 제외)에서 철도를 이용할 수 없는 시·군은 울진, 청송, 영양, 성주, 고령으로 모두 군지역입니다. 한편으로는 일반 승용차, 택시보다 이동권의 제약이 있지요.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지역 철도의 일부 구간은 차 편이 적거나 환승하여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구에서 기차로 상주, 점촌으로 이동할 때 김천에서 다른 열차로 환승하여 이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휠체어 장애인에게 쉽지 않은 이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단점을 일부 상쇄할만한 소식이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기존 열차보다 이동이 더욱 편해진 신규 열차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 신축하는 역이나 기존 역의 일부를 승강장에서 열차로 들어갈 때 더욱 편한 높은 승강장 설치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요.
이외에도 대구·경북의 더 많은 지역에서 철도 교통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장 올해와 내년에는 중부내륙선(충주~문경), 중앙선 복선 고속화(안동~영천), 동해중부선(포항~삼척)이 개통될 예정입니다. 올해 연말부터는 본가인 문경에서 분당, 수원, 서울 등지를 이동하기가 더욱 좋아진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철도를 이용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대구나 경산을 방문한 후 귀가할 때 여러 차례 경북선 철도를 이용했는데요. 이용할 때 복지할인이 있어 교통비가 시외버스보다 적게 드는 것은 좋았으나 나머지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김천부터 점촌(문경시청) 구간의 경북선이 그랬지요. 먼저 이 구간은 경부선과 달리 단선철도이면서 각종 철도 시설과 선로가 낙후되어 열차 속도가 느린 편이었습니다. 그다음으로 김천을 거쳐서 돌아가니 이동 거리와 이동시간도 시외버스보다 더 길었지요. 이외에도 하루에 열차 편이 2~3회밖에 없을뿐더러 원하는 시간대에 이용하기도 힘들었습니다.
교통비가 더 들더라도 자가용이나 시외버스를 통하여 이동하는 것이 낫겠더라고요. 지금은 문경을 떠나 대구에 있는데요. 한동안 불편했던 문경의 철도 교통이 좋아질 거라 합니다. 앞으로 개통될 중부내륙철도(문경~김천 구간) 및 경북선 철도가 고속화/직선화된다면 대도시권 이동과 각 지역 이동이 더 편리해진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이제 도시철도와 연말에 개통 예정인 대구권 광역철도도 살펴보겠습니다.
대구도시철도는 2023년 말 현재 3개 노선에 총영업 거리 82.9km, 총 91개 역이 있습니다. 1, 2호선 모두 지하이며 3호선은 국내 최초로 상업 운행의 대중교통 모노레일(전 구간 지상철)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2017년 6월엔 대구도시철도 모든 역사에 승차장 안전문도 설치했습니다. 올해 12월에는 1호선 연장구간(안심~하양)과 대구권 광역철도 1단계(구미~경산)가 개통을 앞두고 있습니다. 추후 경북 남서부·남중부 지역 대중교통과의 연계 확대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지역민과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첫 번째로, 교통비와 시간이 절약됩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비교적 빠르게 이동이 가능한 부분과 장애인 복지 카드를 들고 가면 무임승차(등록 장애인에 한함)가 가능하여 교통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장애인 무임승차제도는 지난 1992년에 제14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자유당에서 장애인 정책을 만들 때 처음 나왔고요.
지난 1993년 4월 20일부터 서울지하철, 수도권 전철, 부산지하철에서 장애인의 무임승차제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다가 1996년 5월 10일부터 혼자 다니기 힘든 중증 장애인을 인도하고 전철이나 지하철에 승차하는 보호자 한 명에 대해서는 무임승차가 가능하도록 개정되었지요.
두 번째로, 대중교통 수단 중에서는 쾌적하게 이용하기 좋았다는 겁니다. 쓰레기 관리나 화장실 관리가 대부분 청결하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대형 공기청정기가 설치되어 공기 질도 무난했어요. 개인적으로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대중교통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먼저 일부 지역에서만 도시철도 생활을 부근에서 누릴 수 있습니다. 대구도시철도의 경우엔 대구광역시 8개 구·군, 경산시 일부 지역에서만 도시철도가 지나갑니다. 그다음으로는 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설치가 부족한 곳도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대구도시철도의 경우 현재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역은 총 4곳인데, 모두 1호선입니다. 서부정류장역(관문시장), 중앙로역, 동구청 역(큰고개), 안심역(혁신도시·첨복단지)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엘리베이터가 1대뿐인 두류역도 있습니다. 두류공원, 이월드 등이 가까워 대구도시철도 역 중에서 이용객이 많은 편이라 더욱 아쉽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발간한 ‘2021년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 조사 연구’ 306페이지와 310페이지를 살펴보면 각각 대구와 경북의 지역별 교통복지지표 평가가 있습니다.
대구는 저상버스 보급률, 특별교통수단 이용률, 교통복지 행정 지표에서 평균값보다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반면, 여객시설 및 교통수단 이동편의시설, 특별교통수단 보급률은 평균값 이하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경북의 경우엔 여객시설 이동편의시설은 평균값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교통수단 이동편의시설, 저상버스 보급률, 특별교통수단 보급률 및 이용률, 교통복지 행정 지표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나왔습니다.
이 자료를 보니 지역의 장애인 광역이동이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낍니다. 특히 경북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배차 간격도 30분 이상으로 길거나 오후 9시 전에 막차가 끊기는 곳도 다소 있습니다. 회사나 자아 개발을 위한 활동(학업, 학습 등)이 오후 9시 이후에 마치면 엄두를 내지 못할 때도 생깁니다.
이외에도 휠체어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평소보다 일찍 예약하거나 나가서 기다려야 합니다. 대구가 저상버스를 많이 볼 수 있는 편이라지만 장비 고장이나 촉박한 배차 간격 등으로 인하여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저상버스가 아닌 버스도 많아서 더 많이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휠체어 장애인들이 장애인 시내버스 이동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지요.
첫째로, 모두의 이동권을 위하여 정부, 국토교통부, 각 지자체에서 책임지고 운송사와 각 터미널에 전용 차량과 개조비 지원 외에도 운영 손실에 대한 보조를 지원하여 장애인 광역이동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에 더욱 힘을 실어주셨으면 합니다. 교통약자 특별이동수단, 시외/고속버스, 교통약자 택시뿐만 아니라 렌터카(대형 업체부터 시작), 공유 차량(쏘카, 그린카 등)도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과 ESG 실현을 위하여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둘째로,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 국내의 중소도시나 도로 여건이 좋지 못하거나 장애인의 광역권 이동을 위한 차량을 개발했으면 합니다. 먼저 일본의 상용차·승합차 전문기업인 히노자동차(HINO)에서 나오는 폰초(Poncho)라는 소형 저상버스를 참고하여 그 차량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개선하여 개발한 후 보급하면 좋겠습니다.
아, 전에 잠시 도입한 차량보다도 잔고장이 없고 정비성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도입이 지지부진했던 저상 혹은 휠체어리프트가 온전히 장착된 고속/시외버스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휠체어 리프트 작동도 직관적이면서 편해야겠고요. 작동 시간이 좀 더 짧아지면서 안전해야 운송수단의 경쟁력이 높아지기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셋째로, 철도의 역에서 높은 승강장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비교적 휠체어가 쉽게 다닐 수 있는 게 장점인데, 휠체어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이용객이 편리해야 좋은 것이죠. 현재 연말 개통을 앞둔 대구광역철도도 높은 승강장으로 건설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대구·경북지역에 고속직선화, 신규 건설계획이 있는 철도뿐만 아니라 기존 철도에서도 적용했으면 합니다.
넷째로, 사회적 약자의 교통서비스 개선을 위해 종사자를 확대하고 종사자의 임금 및 복지 등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현재 교통약자 택시/특별교통수단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 종사자가 부족한 상황이고요. 휠체어리프트가 달린 고속/시외/광역버스 관련 전문종사자도 다소 부족한 상황이기도 하지요. 앞으로 심야, 광역, 출/퇴근 시간 때에도 30분 안쪽으로 배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원을 확대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하여 이용객의 편의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저상 혹은 휠체어리프트가 온전히 장착된 고속/시외버스 기사를 선발할 때는 장애인 가족, 서비스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사, 이동약자나 휠체어리프트에 관심이 많은 기사로 선발하여 운영했으면 합니다. 이외에도 관련 종사자가 일에 대한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임금과 복지 수준을 향상하는 부분도 매우 필요하다고 보네요.
저는 장애인 광역이동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참여 확대와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 활성화라고 생각해요. 이외에도 행복추구권,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한 자아실현 그리고 건강권까지 고려해야 좋은 것이라고 봅니다. 이동의 자유가 있어야 삶에 희망이 있고, 삶의 질도 나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