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병아리’애칭 획득, 그리고 억울한 사건 발생?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챌린지를 목적으로 소통하며 나눈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생활재활교사 4년차인 그녀 자신의 관점으로
현장의 일상을 가감없이 드러낸 이야기입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바랍니다.
“유진 쌤, 왜 쌤보고 병아리라고 부르는 줄 알아?”
난 깜짝 놀라 두 눈을 끔벅거리며 선생님을 바라보자
“처음 우리 방 왔을 때 노란색 치마 입고 왔었잖아~”
“에? 아~ 노란색 멜빵 원피스 말씀하시는 거죠?”
“원피스 색깔이 노랑이어서 ‘병아리’라고 부르는 거야~”
“아~그랬군요. 전혀 몰랐어요.”
새로운 사실에 내심 놀라긴 했지만 기분 좋았다. 사회복지 졸업하고 첫 직장이자 정직원으로 입사를 한 곳 인만큼 지금 딱 달걀에서 태어난 병아리 같지 않은가. 그래서 ‘병아리’라는 애칭을 현재까지도 좋아한다. 현 기관에서 열심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들 중 하나이기도 하고 말이다.
추운 겨울날. 회사 버스 정류장에서 회사 정문까지는 약 12~3,4분 정도 걸린다. 유독 그 날은 눈이 많이 내린 뒤라서 물리치료사를 포함한 사무실 직원들과 당일 근무하시는 선생님들이 차가 무사히 올라 올 수 있도록 양쪽 사이드로 제설 작업을 하고 있었다.
기숙사 식구인 선생님과 함께 산책하러 버스 정류장에 내려가는 도중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추운 날 고생하시네요~”
“안녕하세요~ 아이고 고생 많으십니다. 수고하세요.”
인사하고 내려가는데 눈이 많이 내려 올라갈 수가 없어 우체국 택배차와 오토바이 기사님이 곤란해하시는 모습 보이셔서 같이 내려온 선생님과 같이 택배와 우편물 각각 들고 다시 회사로 복귀하였다. 택배는 택배 구역에다. 우편은 사무실 안 우편함에 둔 뒤 기숙사에서 쉬다가 출근했다. 아니땐 호출로 인해 무슨 일인가 싶어 갸우뚱거리는 나에게 팀장님이
“쌤, 어젠가 그저께 눈 치우는 선생님들한테 인사 안 하고 갔어?”
“아뇨, 같이 산책하러 간 선생님이랑 같이 인사를 분명히 했고 대답해주신 분들도 계셨어요.”
“진짜로? 그랬는데 국장님이 쌤이 인사를 안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정말 인사드렸고 저희 내려가다가 택배기사님이랑 우체국 배달 기사님이 눈 떄문에 배달을 못해서
난처해하시길래 저랑 선생님이 택배랑 우편물 들고 다시 올라왔어요.”
“정말? 내가 물어볼까? 인사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솔직히 이야기해. 거짓말 말고.”
화가 났다. 팀장이라는 사람이 팀원 말을 못 믿고 추궁하니 나도 욱해서
“아니, 진짜라니까요?”
라고 하니
“그럼 인사 받은 사람 누구야? 내가 확인차 물어볼게.”
“아니 제가 물리치료사 선생님도 계셨고, 국장님도 계셨고 다른 케어 방 선생님들이 계셨는데
그럼 제가 인사 안했다는 증거 있어요? 눈 치우시느라 인사 못 들은 분들도 계셨겠죠.”
라고 말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인사 받은 사람 알려달라는 말과 확인 차 물어본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이 들어 ‘죄송하다’로 마무리 짓고 왔다.
입사한지 4개월차, 기관 규모가 커서 생활지도원이 60여명 정도 있고 위에는 신관, 아래는 본관이 있는데 신관은 개인 주택 형태로 한 집 당 케어 한 팀씩 배정되어 있고 신관 특성상 식사 차 올라올 때, 빨래 널 때, 식사 때 외에는 마주 칠 일이 없었다.
더군다나 본관으로 내려오니 케어 방들이 붙어 있어 식사, 물 가지러 가거나 빨래와 건조기 사용하러 오는 일 외에는 만날 수 없을뿐더러 나는 신입이기에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 외 다른 선생님들의 이름을 알 수가 없다. 억울했다. 성격상 억울한 일이 생기면 당일에 바로 해결해야 하는 편이라 퇴근하고 나서도 신경이 많이 쓰여 당시 상황을 곰곰이 되짚어봐도 잘못한 일이 없는데 왜 내 말을 못 믿으시는지 이해도 되지 않아 잠을 설쳤다(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