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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윤채(가제)]

13화 "자폐성 장애인 1인 가구 정책도 관심 있었으면(1편)"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매년 1인 가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27일에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인구주택 총조사(등록센서스 방식)’ 자료를 보면 2022년에는 34.5%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장애인 1인 가구도 전체 가구·비장애인 가구의 1인 가구 증가와 유사한 경향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결혼·가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큰 부분도 있고요. 본인의 의지로 자발적으로 혼자 사는 부분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시간과 다음 시간은 2회에 걸쳐서 장애인 1인 가구에 관한 내용으로 다뤄봅니다. 먼저 이번 회차는 국내 1인 가구에 대한 현황과 정책에 대한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국내의 장애인 1인 가구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2005년부터 3년마다 한 차례씩 조사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2005년 11.0% - 2008년 14.8% - 2011년 17.4% - 2014년 24.3% - 2017년 26.4% - 2020년 27.2% 순이었습니다. 조만간 1인 가구의 비중이 3분의 1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 장애인 실태조사’에 나온 ‘장애인 1인 가구 비중’을 살펴보면 지체 장애가 30.3%로 가장 많습니다. 반면 자폐성 장애는 1.3%였습니다. 그렇다면 자폐성 장애의 1인 가구 비중이 왜 가장 작을까요? ‘2020 장애인 실태조사’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보통 자립하는 나이대는 대학 진학이나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만 18세 이후가 많습니다. 자폐성 장애 유형의 경우 0~17세 비중이 54.5%(8페이지 언급)로 나오니 다른 장애보다 비중이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 장애의 1인 가구 비중인 3.0%보다 무려 18배 이상 높습니다.


다음으로 211페이지 ‘<표 6-1-9> 총가구원 수’에서 자폐성 장애는 3인 이상이 무려 91.7%(3인 – 33.8% · 4인 – 40.5% · 5인 이상 – 17.4%)나 되었습니다.



그다음으로 467페이지 ‘<표 6-12-9> 지난 1개월 평균 장애인 개인 수입액’을 보면 월 100만 원 미만의 수입액인 경우가 89.5%(특히 50만 원 미만은 80.7%)였습니다. 이는 전체 장애인 중에서 100만 원 미만의 수입액을 거둔 67.4%(50만 원 미만은 39.0%)보다 많습니다. 이 수입을 가지고 생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주거비(월세) 및 관리비 20~30만 원을 잡는다고 해도요. 의식주·가스·전기·통신·교통·의료·문화생활까지 포함한다면 적어도 월 80만 원 넘게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자립이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11페이지 ‘<표 13> 일상생활 지원 필요 정도’를 보면 다른 장애보다 일상생활에서 57.0%(대부분의 지원 필요 39.0% · 거의 지원 필요 18.0%)가 남의 도움 필요 정도가 높다고 나옵니다. 단, 모든 자폐성 장애인 당사자가 전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거나 경제적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건 아닙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1인 가구 정책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1인 가구에 대한 정책은 아쉬움이 많은데요. 여기에서 네 가지의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첫째로, 장애인 1인 가구 지원책이 각종 복지제도 안에 통합적으로 포함된 점은 아쉽습니다. 한편으로는 통합적으로 포함된 부분은 장애인 1인 가구 맞춤형 복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재취업 활동 기간 동안 실업급여 제도(경제적·심적으로 힘이 되는 제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장애인 1인 가구보다 경제활동이 낮은 부분과 일자리의 질이 좋지 못한 부분을 고려하지 못한 채로 정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가 실직한 경우에는 실업급여 받는 조건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일정 금액을 넘어가 버리는 경우 수급자 조건에서 탈락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업급여를 받기 어렵고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 것이죠.


둘째로, 최근 들어 각 지자체에서 1인 가구를 포함한 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천광역시에서 2021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청년 발달장애인 자산형성 지원(행복씨앗통장)’ 사업이 있는데요.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 만 16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경제적 자립(여기에는 1인 가구도 포함)을 위한 사업입니다.


행복씨앗통장에 3년 동안 본인부담금을 월 15만 원씩 적립하면 시비와 군·구비로 15만 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3년 만기 시 원금 1,080만 원(자부담 540만 원)과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3년 동안 마련된 자금은 1인 가구와 추후 독립을 위한 주택임차비·본인 및 자녀 고등교육비·기술 훈련비 등의 자립 자금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점입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인원 제한이 있는 점(올해의 경우엔 99명 선발)도 있고요. 여전히 전체 1인 가구 지원 사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지역 및 대상에서 진행되는 부분이 있는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리고 장애인 1인 가구들의 장애 유형·정도·각종 욕구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도 고쳐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발달장애인은 신체장애보다 도전적 행동(때리기, 소리 지르기 등 성인 발달장애인의 과잉행동)에 주목한 돌봄과 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로, 관련 통계를 내지 않는 지역이 아직도 많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도 장애인 1인 가구에 대한 통계를 내는 지자체가 있습니다, 바로 서울시 관악구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2023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62.1%)입니다. 그래서 구에서는 지난 2021년부터 장애인 1인 가구 통계를 관리해왔습니다. 자치구별로 장애인 1인 가구 현황 파악도 미흡한 것을 파악하고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관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관내 장애인 1인 가구 통계를 지속해서 관리 및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넷째로, 돈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장애인 1인 가구의 월평균 수입이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장애인 지원을 확대했으나 빈곤 문제가 심각합니다. 장애인도 ‘고령 1인 가구’ 비율이 높아지면서 2010년대 중반 이후 시장소득 빈곤율 증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비장애인보다 빈곤율도 높은 부분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여기에서 장애인 자립에서 중요한 돈(소득·월평균 및 지출)과 관련된 두 가지의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Q. 첫째로노동시장에서 직접 획득한 소득으로 빈곤선 이상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애인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A. ‘2010년대 장애인 빈곤율 추이와 영향 요인’(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40호, 2023년 9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발간)3페이지를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약 1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더 나은 장애인의 삶과 복지를 위해서 앞으로 빈곤선 이상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애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둘째로장애인 1인 가구의 월평균 수입과 지출은 어떻게 될까요?


A. 이 부분은 ‘2020 장애인 실태조사’ 20페이지에 나와 있습니다. 장애인 1인 가구의 월평균 수입은 91만 7천 원이며 월평균 지출은 89만 3천 원입니다. 2020년(2024년) 1인 가구의 최저 생계비 월 105만 4,316원(월 133만 7,067원)의 약 87%(약 68.6%) 수준입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1인 가구도 함께 가야 할 구성원입니다. 정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각 지역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도 장애인 1인 가구의 빈곤 문제와 장애인 1인 가구 삶의 질 향상에도 관심을 두면 합니다.


나아가서 장애인 1인 가구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뿐만 아니라 건강·안전·문화생활·교통·재테크 등까지 고려해서 복지정책과 장애인 1인 가구 정책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당사자의 다양한 욕구들이 많아진 것도 있고요. 지역의 상황뿐만 아니라 장애 당사자가 원하는 부분에 따라 맞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화에 소개될 ‘1인 가구의 장애인 정책도 관심 있었으면’ 2편에서는 장애인 1인 가구의 고립감·안전·도움 등과 관련된 이야기와 1인 가구에 속한 저의 이야기, 앞으로 장애인 1인 가구 정책 개선에 관한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다음 편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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