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수다② - 내가 다른 사회복지 분야를 선택했다면?(3편)
위 모음집은 필명으로 자신의 이야기기를 담아내고자하는 6명의 사회복지사들이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참여한 챌린지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4가지 주제와 관련하여 주1회 올린 글들을 2~3편씩 나눠 올릴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피드백이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복지단상] - 복지현장에서 종사자로서 느낀 개인적 성찰 혹은 경험담 공유
[복지이슈] - 최근 거론되고 있는 복지계 이슈와 관련한 자유로운 생각나눔
[복지수다] - '만약에 OOO이었다면?'라는 식으로 역발상 형태로 가정
[자유주제] - 사회복지 외 다른 주제 선택
[필명: 아무개김씨(사회복지 oo년차)]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 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주로 해왔었고 자영업도 꽤 오래 하면서 약간의 헐렁(?)한 틈으로 ‘자격증 공부 하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당시 꾸준하게 활동하던 자원봉사가 너무 재미있고 스스로 만족스러워 사회복지사 자격을 갖추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리고는 바로 그룹홈 주말교사 일을 시작하였다(자원봉사 하던 복지관 직원이 수차례 사회복지사를 권유해서.
그룹홈 남자 이용인과 보낸 3년여의 시간은 지금 생각해도 빙그레 웃음이 나오는 너무나 값지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장애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싶어 열심히 관련 자료를 탐독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그룹홈 이용인 스스로를 돌보는 정도라 함께 여행하던 기억들을 더듬어 보면서 걷고 먹고 보고 또 장난치던 날들이 떠올랐다.
‘내가 이분들과 여행하는 것을 참 즐기는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던 것 같다. 그 후로 자영업을 정리하면서 1급을 취득하고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로 이직하였다. 일을 하면서 이용인들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거의 안해 본 것 같다. 40여년을 바깥 활동을 안 해 본, 이미 사고 및 관계가 굳어버린 마흔 살 즈음의 자폐여성분의 맹목적인 사랑도 받아보았고.
“안경선생님, 개 좋아해”라는 표현은 지금 생각해도 기분 좋다. 센터에서 최고의 중증장애인으로 거론되던 어느 이용인 어머님의 무한신뢰도 받아보았다. 입주인과의 갈등은 없었던 걸로 보아 다시 사회복지사로 현장에 있게 되어도 장애인을 마주하며 일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자원봉사도 장애인분들을 마주하는 활동을 제일 길게 해오고 있다. 행복을 선물해준 나의 이용인들에게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꼭 전하고 싶네요. 여러분 덕분입니다. 행복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필명: 폴레폴레(사회복지 13년차)]
다른 사회복지분야를 선택했다면 의료사회복지 또는 해외구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한비야님의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시리즈를 읽으며 언젠가 전세계를 누비며 나도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그 꿈을 코이카 봉사단으로 짧게나마 해소하고 올 수 있었지만 지금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리고 의료사회복지는 누구나 필요한 의료서비스이지만 단순이 신체와 정신의 회복 이상으로 사회복지가 사회적 기능 회복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매력을 느꼈었습니다. 아쉽게도 의료사회복지 일을 할 수는 없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수련과정을 거쳐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필명: 프니(사회복지 5년차)]
저는 우연히 장애인복지 현장에 발을 딛게 된 케이스입니다.
제 전공은 방송음악음향입니다. 원래는 가수들이 녹음하는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고 싶었죠. 그렇지만 대학과 여러 아르바이트, 직장 생활을 거치면서 저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일을 하는 게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곤, 녹음실에서 일하고 싶었던 마음을 접게 됩니다.
그렇다고 마냥 밥벌이를 안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당장 일할 수 있는 직장에 다니게 되었고, 그곳에서 주는 월급으로 그럭저럭 한 달 먹고 살 수는 있으니까 그 월급이 주는 달콤함에 꿈을 잊고 살게 되었죠,
이렇게 전공과는 상관없는 분야의 일을 하다가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천주교에 우연한 기회로 입교해 30세에 세례를 받으면서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란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기도했습니다. 제가 당신이 절 세상에 보낸 뜻을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 달라고요.
그렇게 기도하길 얼마쯤 흘렀을까. 우연히 알바* 사이트에서 하상장애인복지관 내 시각장애인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 편집자를 구인한다는 공고를 보게 됩니다. 그 때 정말 눈이 번쩍!했죠. '이거다!'
네, 저는 이렇게 장애인복지 현장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 편집자로 근무하다보니 점자에도 관심이 생겨 점역교정사 자격을 취득했고, 사회복지사도 그렇게 취득하게 됐죠. 그러다보니 사회복지를 전공으로 택해 대학교에서부터 공부하신 분들에 비해 사회복지에 대해 깊이가 좀 없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저는 사회복지사가 나에게 맞는 옷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 고민은 아마도 당분간 계속 되겠죠? 그래도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 이용인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또 지금까지 이리저리 부딪히며 제 길을 찾아왔던 것처럼 앞으로 제 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찾아가는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