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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회복지사입니다만?

문학소년에게 닥친 절대절명의 위기, 슬픔(결-3)

8월, 다시 시작되는 것들이 많다.


폭염하며 코로나19 등 난리도 아니다.


보니까 브런치북 공모 시작됐더라고. 이번은 새로이 소설 분야도 생긴거보니 여느때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듯 해. 도전은 할 거야. 될 때까지 해야지. 애초부터 책 내려고 매주 꾸준히 써오고 있는 거니까.




방황 그리고 어둠 속의 나홀로


아버지를 일찍 여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뭔지 알아? "결핍"이라봐. 애정이든 물질이든 그건 관계 없어. 뭐라 표현하면 와 닿을까? 도넛처럼 가슴 가운데가 뻥 뚤린 느낌? 만화 <블리치>의 '호로'라는 괴물을 떠올리면 될 거야. 채워도 채워도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허하거든.


아버지 없이도 어떻게 살긴 살았다. 정확히는 중, 고등학교 시절을 부정적으로 보냈다는 게 맞을 거다. 가출도 종종 했고 요즘으로 치면 '(준)학교밖청소년'격이었다. 이때 방황하지 않고 굳게 마음 다잡았으면 지금과는 분명 다른 삶을 살았을테다. 외고입시반에 잘 적응해서 외고 진학부터 수능 끝나고 원하던 대학에 진학도 했을거야.


그런데 그러질 못했다. 숨을 쉬고 눈을 뜨니 그냥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었다. 글에 대한 포부는 여전했지만 목표의식이나 방향성은 없었다. 그래도 희망하던 전공인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 진학을 위하여 논술대회 참여라든지 단과형태로 학원은 다니긴 했다. 그것이 최소한 내가 홀어머니에게 할 수 있는 효도이자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고.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사회복지는 전혀 몰랐었다. 내 첫 자원봉사는 복지관이나 센터가 아닌, 동네 파출소였다. 지하철에서 안내봉사도 잠깐 해봤지만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스스로 찾아가 봉사를 요청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그런 나를 보고 벙쪄하던 경찰관들의 표정이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나. 그리고 2시간 가량을 쉬지 않고 파출소 뒤뜰을 하염없이 청소했었지 아마?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다. 그럼에도 일단 했다. 나중에 내가 사회복지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것은 이로부터 한참 뒤의 일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서울의 한 미션스쿨에 입학하게 되면서 내 삶의 극적인 변화는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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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년에서 예비 사회복지사로, 울면서 다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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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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