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년에서 예비 사회복지사로, 울면서 다짐하다(1)
선풍기 두 대로 버틴다. 전기세도 걱정되고 집에 계속 있진 않는지라. 카페나 공유 오피스가서 쓰고 싶어도 오래 있으면 좀 눈치보여. 그래도 틈 나는 대로 조금씩 쓰다보니 브런치북 공모에 도전할 정도는 된다. 열심히 쓰자 오늘도!
졸업을 앞두고 전공선택 관련해서 뜬 소문 중 하나가 있었다.
"사회복지학과는 봉사시간 1,000시간만 채우면 어느 대학이든 갈 수 있대!"
그 당시에도, 지금와서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지만 사회복지에 큰 관심이 없었던 내게는 편견을 심어주기 딱 좋았다. '사회복지학과는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구나', 거들떠 보지 않았다는 게 더 맞겠다. 왜냐하면 이미 내 글을 쭉 봐 온 독자들이라면 알 거다. 국어국문학이나 문예창작학과 진학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지.
그럼에도 내가 사회복지에 대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긴 건 "이 일"때문이었다. 외부에서도 종종 말했던 내용이긴한데, 그래도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기에 공유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로 기억한다. 야간 자율학습에 단과학원까지 마치면 밤 12시에서 1시는 우습게 넘겼다. 피곤하지. 그럼에도 다음날 7시까지 등교하려면 부지런히 가서 씻고 또 자야했다.
여느 때처럼 학원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골목길 한 쪽에 박스나 신문지 등을 줍는 어르신이 보였다. 딱 봐도 낡고 망가진 유모차에 주섬주섬 올리는 모습, 그냥 그러려니했다. 평소에도 우리 동네에는 리어카나 유모차 또는 개조한 오토바이 등을 끌고 페지나 고철 등을 줍는 분들이 많이 계셨거든.
날마다 같은 분이 오는 것도 아니었기에 별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분은 좀 달랐다. 한동안은 유모차를 힘겹게 끌고 올리더니 이제는 리어카로 바뀌었네? 양도 조금 는거보니 수도 없이 동네를 돌아다녔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주일에 두어번은 본 듯 하다 같은 분을.
그냥 지나치고 가기에는 눈에 계속 밟혔다. 도와달라는 얘기도 없었고 누군지도 몰랐지만 왠지 마음이 쓰이는 게 스스로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다음에 뵈면 말이라도 걸어보자, 도와드리자' 타이밍만 잡고 있었다. 이와 달리 한동안 보이지 않던 어르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던 차 드디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셨다.
문학소년에서 예비 사회복지사로, 울면서 다짐하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