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R1: 언덕길, 그녀, 분노거래소(재업로드)
화창한 날씨다.
이렇게나 기분 좋은 오늘 하루, 나는 내 손과 발에 묶인 쇠사슬을 질질 끈 채 언덕길을 오른다. 덥다. 시원한 얼음이 담긴 음료수 한 잔이 마시고 싶다. 이런 저런 망상을 하며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오늘도 나는 한 걸음씩 발을 내딛는다. 오르면서 생각한다. 도대체 내가 왜 힘든 언덕길을 택하여 올라가고 있는 것인지, 평지와 내리막길을 마음껏 달리고, 뛰고, 하다못해 기어서라도 가고 싶은데..그 놈이 생각난다.
내 안의 잠재되어있는 시커먼 욕망일 수도 있고 학창시절 주구장창 나를 괴롭혀왔던 호리호리하고 야비하게 생긴 족제비 같은 그 놈일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깨어있는 매 시간마다 상상의 나래를 내 머릿속에서 펼쳐왔었다. 그것이 때로는 성욕으로, 공포로, 살인으로 변질되기도 하였지만 대체로 그 부정으로 가득 찬 상상의 나래의 주제는 바로 성공한 내 모습,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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