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배고프다(재업로드)
세수를 마치고 아침을 먹기 위해 부엌을 어슬렁거린다. 찌든 때가 덕지덕지 묻은 가스레인지위에는
텅 빈 프라이팬만이 나를 반긴다. 갑자기 짜증이 확 솟구쳐 오르는 데. 어떡하지?
“목말라.”
우선 물부터 마시자. 냉장고에 넣어둔 차가운 보리차가 있는 줄 생각 못하고 주전자에 담겨져 있는 미지근한 정체불명의 물을 벌컥 벌컥 마신다. 아침은 대충 먹자. 이따 점심이나 저녁 때 나가서 실컷 사먹으면 되지.
그리고는 냉장고로 향한다.
“어디보자‥김치하고 계란도 몇 알”
늘 먹던 것이기도 했지만 계란을 몇 알 먹을 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나마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이것만으론 부족해 일전에 없는 솜씨로 만들어 놓았던 보리 새우볶음과 마늘장아찌를 찾는 데 성공했다.
삐걱거리는 낡은 식탁위로 허기와 약간의 우울함을 펼쳐 놓는다. 시간은 8시.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