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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년에게 닥친 절대절명의 위기, 슬픔(결-2)(재업로드)

by 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

7월도 오늘이면 끝이다.


장마는 끝인데 폭염은 여전하네.


그래도 오늘 "제12회 브런치북 공모"올라온거 보며 각오를 다시 다진다. 지금 이렇게 브런치북 연재도 그렇고 목적이 있는 만큼 좋은 결과 얻길 바라면서. 연재 끊기지않고 이어지도록 노력할거야.




아버지를 차가운 땅에 묻다.


장례식장, 내게는 축제 같았다. 흔한 표현일 수 있겠지만 이 모든게 나에게는 들뜨게 만들었다. 평소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한 자리에 오기도 했고 입을 기회가 없었던 정장까지 갖춰 입으니까. 이 십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 그때의 풍경이 어렴풋이 기억나. "상주"라는 개념도 이때 처음 알게 되었고.


느리게만 가던 시간이 어느 순간 빠르게 지나간다. 입관 때 누워계신 아버지의 표정을 봤는데 평안해보였다. 마치 자고 있는 듯한, 약간 창백해보이는 피부색은 둘째 치더라도. 여느 때와 같이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웃으며 일어나실 것만 같았다. 코에 솜을 넣고 삼베옷에 관뚜껑을 닫고는 꽁꽁 묶는 광경을 보면서도.


장지에 교인들과 도착하였다. 미리 파여진 차가운 땅 속으로 아버지의 관이 들어온다. 내려온다라는 표현이 맞을까 싶은데, 그때도 사실 큰 감정은 들지 않았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게 더 맞겠다.


이윽고 삽으로 흙을 파 아버지 관 위에 뿌리라고 했다. 나는 멋도 모르고 힘을 주어 던지듯 뿌렸다. 세찬 소리가 나 주변 조문객들이 놀랄 정도로. 마치 아버지가 이 소리를 듣고 "살려달라"며 관뚜껑을 두들기길 바라서일까? 그렇게 화창한 날, 아버지를 차가운 땅 속에 묻고 집으로 돌아왔다.


근데 이상하게 계속 가슴 한 켠이 조이듯 아려온다. 모르겠다. 흥분? 차오름?


집에 도착했을 땐 저녁 6시. 분명 그 좁아보이던 안방이 운동장처럼 넓게 느껴졌다. 창문에 비친 햇살이 정 가운데를 비추기만 할 뿐, 고요했다. 더는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누가 들어도 상관없다는 듯, 큰 소리로 엉엉울었다. 이제서야 조금 느껴진 것이다. 아버지의 부재가, 죽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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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년에게 닥친 절대절명의 위기, 슬픔(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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