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사.이(4242)]

장애인신문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로서 25년 1월부터 12월까지
사람·이야기·사회·이슈 등을 주제로 정기 연재 중인 칼럼입니다.

많은 관심과 공유 부탁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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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및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디바이드(소외현상)에 관심이 많았었다. 이를 사업이나 프로그램으로 풀어내기도 하였고. 종종 다른 칼럼 내용에서 언급하긴 했지만, 스마트 기기나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다들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단순히 교육 차원에서의 반복을 넘어 시간이 걸리어도 스스로 즐기며 해보도록 하는 과정에 중심을 두었다.


당시에는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개념적 접근보다는 “자립생활훈련”이라는 큰 주제의 한 일환으로 요소들을 바라봤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에 패러다임은 바뀌었다. 미디어 리터러시와 사회적 자립은 상호보완적이면서 어느 정도 분리되어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226405_123710_3623.png 2022년 필자가 취득한 미디어 교육사 2급. ©조형준


교육의 방점도 스마트 기기나 미디어 플랫폼의 기능적 이해의 비중이 예전에는 과하게 높았다면, 지금은 콘텐츠나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 가능한지 실습과 겸하여 혼합형으로 비율을 조정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교육사 2급> 자격증 취득 후 처음으로 중학교 특수학급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정기 강의를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하였다. 사전에 담당 특수교사와 논의하여 학생들의 개성과 욕구 등을 파악하였는데 서로 일치하는 부분이 존재하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었기에 향후 이 친구들의 온전한 삶을 위하여 사회적 자립까지 곁들이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간 교내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방식이었기에 나 스스로도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막상 해보니 소소한 변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련의 경험과 시사점, 현황 등을 여과 없이 남기고자 한다.



선입견부터 버리자


앞서 소개한 <한국언론진흥재단> 외 시청자미디어재단을 비롯한 지역 내 교육청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대상 디지털 시민성 향상을 위한 맞춤형 미디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AR과 VR, XR(혼합현실)을 비롯한 드론이나 코딩, 생성형 Ai 등을 도구로 전방위적으로 사회적 약자들 대상 찾아가는 시스템으로 확산 중에 있다. 여기에 장애학생의 경우 사회와의 소통에도 초점화하여 진행됨이 특징이다.

226405_123711_3713.png 미디어 리터러시와 사회적 자립 관련 강의교안 중 일부. ©조형준


장애인복지 현장의 종사자가 아닌, 이제는 미디어 강사로서 장애 학생들을 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머릿속이 벌써부터 복잡하던 차, 먼저 행동으로 옮긴 건 바로 “선입견 버리기"였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이들은 모를 것이라는 관점부터 바꿨다. 기초적인 부분은 이해하고 있을 거라는 전제 아래 틀만 구성해놓았다. 안의 세부적인 내용은 담당 특수교사의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장애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였다.


끊임없이 딜레마였다. 의식적으로는 ’내가 무언가를 알려주는 형식에서 벗어나자‘였지만 막상 틀을 짜면 내가 전적으로 알려주는 식으로 되어버렸다. 이미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크롬북이나 디벗 등의 교보재가 보급되었고 대부분 전자칠판에 교수법도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되어있다. 나와 함께하는 학생들은 이미 전부터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들었었고 간단한 영상이나 사진 촬영 및 편집 등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오히려 학생들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제로 사회적 자립 키워드를 적어나갔다. 그랬더니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하였다. 또래관계부터 지역사회시설 이용, 꿈(진로 및 직업)찾기와 인권까지 포괄적으로 넓혔다. 안의 내용은 개요만 잡고 세부 내용은 실제 교육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반응과 대화를 통하여 수정하였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있어 야외수업은 진행하지 못하였지만, 최대한 생생함을 느끼도록 여러 플랫폼 활용도 염두에 두었다.

226405_123712_406.jpg 성일중학교 특수교육 실무사들과 함께! ©조형준


사전 및 사후 만족도 조사를 비교하였을 때 높은 결과치로 이어졌다. 흥미로웠던 점은, 학생들 외 함께 수업에 참여한 특수교육 실무사들의 적극적인 반응이었다. 처음은 보조적 성격으로 참여관찰자 입장에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수업 분위기에 자연스레 동화되어갔다. 여기에는 질문과 참여유도도 한몫했지만 누구보다 학생들과 가까이 지낸 이들의 참여가 장애 학생들의 집중도 및 적극성을 높였다.


특히 사회적 자립 관련 사례를 공유하고 학생들이 역할을 선택하여 연극처럼 꾸미는 실습에서도 빛을 발하였다. 짐벌 등의 스마트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며 또래 친구들과 담당 특수교사도 촬영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장애유형별 격차도 그렇고 실적 중심의, 제한적인 사업 운영 형태의 한계점은 어느 학교든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 한계의 울타리를 넘어 체험형태의 열린 교육을 사회적 자립과 연계하여 진행한 이유는 단 하나다. ”같이“라는 개념을 직접 장애학생들이 경험하여 체득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자립의 힘을 길러 보통의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226405_123713_4030.jpg 함께 수업에 참여한 학생과 함께! ©조형준


마지막 수료식 때 끝까지 빠지지 않고 참여한 학생들을 축하하고자 꽃송이와 감사장을 만들어 한 명씩 전해주었다. 처음 받아보는 선물에 학생들이 매우 뿌듯해하며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미소 지어졌다. 내친김에 담당 특수교사와 실무사들에게도 똑같이 전하였다. 모두가 격려하며 그간의 수고를 기리는 자리, 아마 이 친구들에게도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기존 미디어 강의에 사회적 자립을 한두 스푼 첨가한 것뿐이다. 3~4개월가량 진행된 강의 내용을 채워준 건 함께한 장애 학생들과 교사 및 실무사들 덕이다. 개인적으로 특수학급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모두가 주인공 되어 천천히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특수학급 대상 미디어 강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느 학생들을 만날지, 어떤 이야기들이 또 빈 공간을 채울지 기대된다

226405_123714_4142.jpg 성일중학교 앞에서. ©조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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