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_나의 첫 외부 작업실

내가 씨티큐브 신촌점에 둥지를 튼 이유는 간단했다

by Johnny Kim
나의 첫 외부 작업실, 씨티큐브 신촌점

2년 전 제주에 살던 때였다.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한 여행을 기획하고 전 세계를 누비는 Hacker Paradise팀이 제주에 방문했고 나는 디지털 노마드 브릿지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트립 퍼실리테이터였던 Dale과 Spencer를 만나게 됐다. 아직 창업은커녕 제대로 된 프리랜서로서의 생활도 시작하지 못했던 내게 그들이 주었던 신선한 문화적 충격은 말 그대로 나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나는 그들과 같은 공유 오피스에서 시간을 보냈고,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담기 위해 인터뷰 영상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나중에 돌려보면서 스스로 자극을 줄 수 있도록, 그리고 곧 한국을 떠나는 그들에게 기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손에 쥐어줄 수 있도록. 나를 만났던Hacker Paradise의 모든 팀원들은 그 영상을 내가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큰 감사를 표현해주었고, 간간이 연락만 하는 와중에도 나와 그들의 인연은 이상하리만치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 몇 주 전에, Spencer가 내게 페이스북으로 문자를 보내왔다. 7월 말에 서울 트립이 예정되어 있는데,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yes를 외쳤고,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다.


25명가량의 그룹이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 내가 처리해야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는 것이었다. 장소는 홍대 혹은 신촌.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비즈니스 지역이 아니라, 학생들이 많이 모여있는 홍대와 신촌 지역이다보니 코워킹 스페이스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몇 시간을 뒤져서 찾아낸 공간들은 하나같이 1. 비협조적이거나 2. 25명의 추가 인원을 수용할 스케일이 되지 않거나 3. 금액 조건이 맞지 않았다. 너무나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때에, 나는 종로나 강남 쪽으로 숙소를 옮기자는 제안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러나 Spencer의 의지는 결연했다. 우리가 서울에 대해서 트립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바이브는 홍대에서만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알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전화를 끊었고, 그러다 발견하게 된 것이 씨티큐브 신촌점이었다.

될 일은 어떻게든 된다고, 내가 이곳에 전화를 걸었을 때에 전화를 받은 커뮤니티 매니저님은 혹시 20분쯤 전에 전화하신 Spencer님이랑 같은 소속이냐고 물으셨다. 참 재미난 타이밍이었다. 우연도 두 번이면 필연이라고, 마침 이사급 인원이 모두 참석하는 중요한 미팅 중이라 금액 조건을 바로 확정해서 Spencer에게 전달을 했다고 했다. 나는 너무나 기쁜 마음에, 다음날 찾아가겠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첫날부터 몇 번의 이메일이 오갔다. 다음 날 아침에 직접 찾아와 본 이 공간은 내가 찾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충분한 공간, 딱 맞는 금액 조건, 그리고 매우 활발하고 협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는 공간 매니저와 운영부서. 이미 2년 전에 Hacker Paradise팀과 같이 일하며 그들의 필요/요구사항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Spencer에게 전화를 걸었다.


We Are Solid


내게 너무 완벽했던 방구석 작업실

잠시 내 작업실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다. 프리랜서로 지내던 시절, 그리고 창업 초기에는 내 방을 작업실로 썼었다. 흰 벽지만 달랑 붙어있던 방에 페인트를 새로 칠했고 큰 책상을 들여오고, 좋은 장비를 들여오고, 예쁜 조명을 달았다. 책을 읽으며 사색을 하기에도, 작업을 하기에도, 그리고 아늑한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도 매우 좋은 곳이었다.

그러나 커다란 아쉬움 하나가 있었다

팀원도 없이 혼자 일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공간을 구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교통비와 월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내 작업실은 완벽에 가까웠다. 예쁘고, 저렴하고, 편안하고, 책상에 앉기만 하면 출근할 수 있는 그런 완벽에 가까운 작업실. 그러나 이 공간은, 사업가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하나의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는 것



나는 하남시에 산다. 물론 동네가 참 좋다. 산이 있고, 앞에는 개천이 흐르고. 아파트임에도 내 방바닥과 연결된 지하실에 창고 공간이 있다. 내가 직접 꾸민 작업실에 관한 이야기는 내 입맛대로, 인테리어 작업기에 자세하게 공유해 두었다. 그러나, 예쁘고 기능적이라는 점을 떠나서, 나 혼자 앉아서 작업한다는 건 큰 단점으로도 작용했다. 그때는 큰 작업 두 개를 진행하던 때였으니, 소통의 부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곧, 앉아있기만 해도 다른 사람들과 편하게 만나고 소통하고, 일 이야기를 꺼내기 쉬운 곳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추가적 비용과 시간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을 설득할 확실한 포인트가 없었다. 7월 초에 Spencer의 문자를 받기 전까지는.


이번 트립은 25명 정도의 사람들이 6주간 서울에 머무는 일정이었다. 그리고 나의 임무는 그들이 서울에 머무는 동안 현지 코디네이팅의 전반을 책임지는 것이었다. 직함은 Hacker Paradise Seoul Assistant Manager. 내게 주어진 과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나도 그들이 머무는 곳에 같이 머물러야만 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씨티큐브 신촌점. 이곳에 입주하고 이제 막 두 번째 목요일을 맞았다. 이곳의 커뮤니티 매니저님은 이곳에 둥지를 튼 나와 비슷한 1인 기업가/프리랜서들을 의욕적으로 이어 주셨고, 덕분에 곧 시작될 거대한 꿍꿍이가 꿍꿍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하나하나의 만남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오간 이야기들과 아이디어들을 기억할 수 없을까? 마치 내가 Hacker Pardise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처럼.


그래서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해보려 한다. Dreamstory & People of Citycube



Johnny Kim

김재일


안녕하세요, 여행작가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김재일입니다. 이런 흥미로운 글, 재밌게 신나게 즐겁게 앞으로도 계속 쓸 수 있도록, 잊지말고 구독&라이크&공유 찍고 가시는 센스는 더 감사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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