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프로를 죽이는 애플의 집착
애플의 집착은 MacBook Pro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켰다
iPhone 11이 공개됨과 함께, 애플의 관심은 iPhone 11과 iPhone 11 Pro에서 새로 출시된 iPadOS를 지원하는 iPad Pro와 새로 나올 타블렛 제품들로 돌아설 것이다. 하지만, 예정된 MacBook Pro 신제품과 이전보다 더 커진 16인치 노트북은 어떨까?
팀 쿡이 지휘하는 애플이 MacOS를 사용하는 노트북을 대하는 관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맥북 라인업이 이미 구형 제품군이 되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애플은 얇고 미니멀한 디자인에 대해 집착했고, 선택 가능한 옵션을 제한하고, 맥 사용자들의 장기적인 고객지원을 거부하면서*, 여전히 실용적이면서도 그 자체로 사랑받는 노트북 제품군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macOS 모하비부터, 2012년 중반 이전의 모델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었다. 이 제품들은 쿼드코어 CPU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일반적인 사진과 영상 작업에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맥을 고르는 방법_맥북프로 2008~2015 참조)
일단 애플의 가볍고 얇은 노트북에 대한 집착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보자. 물론, 덕분에 애플의 맥 기기들은 얇고 가벼워 보이며, 사람들에게 같은 성능의 다른 디자인을 가진 노트북을 보여준다면, 더 예뻐보이는 쪽을 선택하리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노트북은 휴대폰이 아니고, 또한 타블렛도 아니다. 노트북의 사용 경험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칩을 집어넣고, 충분한 냉각을 해야 하며, 신기술을 적용하고,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것들을 집어넣을 수 있는 일정한 크기를 확보해야만 한다.
가볍고 얇은 맥이 필요하다면 고민 말고 맥북 에어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제대로 작업을 위한 기기, 그러니까 맥북 프로는, 얇은 디자인을 중시한 애플의 선택 – (그로 인해 도입된 설탕과자같은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포함해서) 때문에, 경쟁 제품들이 하드웨어 스펙과 소프트웨어 범용성 모두에 있어 맥북 프로를 따라잡거나, 추월한 상태다.
macOS가 명백하게 패배한, 그러나 수익성이 매우 좋은 섹터는 게이밍이다. macOS의 시장 점유율은 꽤나 높은 편이지만, 게이밍에 대한 옵션은 전무한 상태다. 게이머들은 하나같이 다양한 그래픽 카드와 빠른CPU, 그리고 고주사율 4K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는 Windows10을 선택한다.
이는 애플의 집착이 막은 또 하나의 요소를 보여준다. 다양한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호환 제품을 내놓을 수있도록 시스템을 열어주지 않은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선택인데,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가 가능하기는 하다(물론 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외장 그래픽 인클로져를 사용하는 데에 있어,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가장 큰 업체의 제품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의 여지는 없어보인다.
애플은 “노트북을 사용하는 단 하나의 올바른 방법“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제시했다. 이와 다른 사용법에 대해서,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은 단호하게 No라고 말하고 있다.
SD카드리더가 제거된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사진작가들은 맥을 사용하는 주요 고객들 중 하나이며, 이들은 매일 엄청난 양의 SD카드를 들고 다닌다. 이들이 주 작업기기로 사용했던 이전 세대의 맥북에서는, SD카드를 간편하게 꽂아 쓰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러나, 애플이 바라보는 미래에 SD카드 슬롯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SD카드 리더는 맥 제품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전문가용 제품을 사용함에 있어서, SD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외장 카드리더를 USB포트를 이용해 연결하는 것은 쪽팔림 그 자체다. 안 그래도 몇 개 없는 USB포트를 카드리더가 잡아먹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애플이 맥을 바라보는 시각, 특히 전문가용 제품인 MacBook Pro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팀 쿡과 그의 팀은 맥북을 기쁘게 팔고 있으며, 개발자들에게 맥북프로의 존재를 알리는 데 열심이다. 그러나, 소비자들과 만나는 행사에 있어서, 맥북프로는 이미 뒷전이다.
이번 WWDC에서 3세대 맥 프로가 공개되었고, 제품의 성능과 멀티미디어 제작자들에게 얼마나 유용한지에 대해 홍보했지만 (아마도 Apple의 구독제 TV상품에 컨텐츠를 공급할 회사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기는 하다), 정작 행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iOS와 새로 공개된 iPadOS에 있었다. 맥 제품들은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있고, 그나마도 맥북은 행사에 보이지도 않았다.
애플의 9월 스페셜 이벤트는 올해 애플이 진행한 소비자 행사 중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는 다가올 새해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애플의 주요 기기들을 대중의 스포트라이트 앞에 공개하는 행사였는데, 그 주인공은 iPhone과 Apple Watch였다. 이 행사의 iPad 섹션은 16인치 MacBook Pro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크게 한 방 먹인 것과 다름없었다.
9월 행사를 iPhone과 그 주변 기기들에만 집중한 애플의 집착은 MacBook Pro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10월에 예정된 행사에서 16인치 MacBook Pro가 대중 앞에 공개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기자 초청 행사보다 이쪽이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9월 행사의 주인공은 iPad Pro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팀 쿡의 애플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iPhone과 iPad의 독립된 하드웨어로서의 면모가 희미해지고, 컨텐츠를 소비하는 통로로서의 모습만 남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언젠가 애플은 첨단 기술의 끝에서 한계점을 밀어내는 경쟁사들과 더이상 하드웨어 스펙으로 다투지 않게 될 것이다. –지난 몇 년간의 iPhone을 보며, 애플이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현재의 맥북 프로와 같은 모습은 아닐까? 경영진의 관심을 받지는 않지만, 여전히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중요한 역할을 해내는 것 말이다. 더욱 자세하게는, 애플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갇혀서 더욱 수익성이 좋은 기기만 구매하게 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새로운 세대의 노트북을 만들어내는 경쟁사들의 제품에 더이상 응답하지 못하게 되는 것 말이다.
원문: Forbes, Ewan Spence
Apple’s Obsessive Behaviour Is Killing The MacBook Pro
번역가 김재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