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서비스의 광고 트렌드를 이끌다
*본 아티클은 비밀유지 계약이 제한하는 범위 이내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제시된 데이터는 신문기사 등에 공개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자료를 인용하였습니다.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했던 회사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입사 전의 상황, 입사 초기 적응의 과정에 대해 1편과 2편에 나누어 이야기를 풀었다. 이제는 내가 캐치잇플레이에서 진행했던 업무들과, 강조하고 싶은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보려고 한다. 내가 달성한 성과의 일부는 입사 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와 이어진다.
내가 캐치잇플레이에서 근무하던 2년간, 회사는 Pre-A 단계의 투자를 받았던 초기 스타트업에서, 3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시킨 규모로 성장했다. [기사 링크] 팀에 근무하는 인원들 또한 입사 당시 열명 정도에서, 스무 명이 넘는 규모로 많아졌다. 2017년 1억 3천만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에는 3억 3천만원, 2019년에는 11억원 정도로 매년 거의 3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나도 함께 성장했다. 신입 때는 입사 막내, 나이로도 막내였던 나는 퇴사할 즈음이 되어서는 어느새 짬 좀 먹은 마케터 선배가 되어 있었다. 마케팅 업무의 거의 모든 부분에 내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고, 덕분에 회사의 매출 성과에도 깊이 기여했다.
마케팅 팀은, 다른 팀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존재할 수조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지난 2년간 캐치잇플레이의 유료광고 소재의 대부분은 모두 내가 만들었다는 점이다.
내가 달성할 수 있었던 마케팅에서의 성과는, 앱과 그 컨텐츠를 개발하는 팀, 회사의 경영을 책임졌던 CEO와 회계/운영팀의 노력이 한데 묶인 숫자다. 마케팅은 매출을 책임지는 부서이기 때문에, 실적이 매출로 표현되지만, 역설적으로, 다른 팀의 노력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조차 없는 것이 마케팅이다. 또한, 회사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제품과 회사에 깊은 수준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점, 급성장을 겪는 시기였기에 큰 매출과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많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강조하고 싶은 하나가 있다. 바로, 캐치잇의 유료 광고에 사용된 거의 모든 광고소재는 내가 만든 소재라는 점이다. 대부분은 기획, 촬영, 편집까지 모두 내가 진행했고, 기획을 제외한 촬영과 편집 등 제작 과정의 일부분을 외주 파트너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도 있다. 영상 이외에도, 글이나 이미지 등 다양한 소재들이 있다.
매출 성장 이야기보다, 조금 더 자랑하고 싶은 성과가 있다. 바로 내가 디지털 영어교육 서비스 광고의 트렌드세터가 되었다는 것이다. 퇴사일기 1편에 먼저 언급했듯이 나는 지난 2년간 캐치잇플레이에서 마케터로 근무하기 전, 지금과 같이 광고미디어를 제작하는 1인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캐치잇플레이에 입사하게 된 계기도 사업을 하던 중 클라이언트로 만난 것 때문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내가 작업했던 사용자 인터뷰를 통한 광고는 전통적인 영어 학습지 시장이나 학원 등에서는 간간히 사용되었으나, 앱 기반 영어교육 서비스에서는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었다. 시원스쿨, 튜터링, 리얼클래스, 야나두, 스픽 등의 경쟁 업체는 연예인(튜터링: 한혜진), 강사의 매력도(리얼클래스: 타일러), 컨텐츠로 제공하는 미국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했었다. 그러다, 내가 만든 캐치잇플레이의 광고가 큰 규모로 집행되기 시작했고, 히트를 치면서 패스트 팔로워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디지털 영어 서비스를 광고하는 것에 사용자의 인터뷰를 담아낸 것은 내가 최초였다. 게다가 유튜브의 5초 스킵 이전에 임팩트를 주고, 30초 이내에 끝나는 짧은 광고가 앱 광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상황에서, 2분이 넘는 영상을 가지고 앱 광고를 하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때였다. 입사 전이었던 2018년 7월경부터 해당 광고들이 집행되기 시작했고, 이듬해가 되자 튜터링을 필두로 리얼클래스, 야나두, 시원스쿨, 등에서 내가 작업했던 포맷과 거의 비슷한 영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 중 튜터링의 경우, 일반인을 모델로 사용하는 기획과 인터뷰의 스토리라인, 러닝타임, 인트로 자막 디자인까지, 거의 데드카피에 가까웠다.
이러한 형태의 인터뷰 영상 자체가 최초도 아니었고, 내가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거나 문제를 제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비슷한 포맷을 차용한 다른 업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내가 근무했던 스타트업의 몇 배 규모를 가진 대기업들에서 포맷을 차용해갈 만큼, 이러한 테스티모니얼 광고의 성과가 좋았다는 것을 증명하니까 말이다. 디지털 마케팅에서의 경험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캐치잇플레이를 포함한 영어 앱 업체들의 마케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디지털 미디어 영역에서 수 년간 쌓아 온 경험이 만들어 낸 성과라고 생각한다.
사실 마케터로서 가장 확실하게 수치로 자랑할 수 있는 실적은 매출 성장이 아닐까? 앞서 언급했듯, 캐치잇플레이의 광고 업무에 관여하게 된 것은 입사 전부터였다. 당시 내가 만들었던 영상이 제대로 집행되기 시작했던 시기는 2019년 7월부터였는데, 그 때부터 2019년 2월까지 회사의 매출은 430% 증가했다. 해당 기간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외부 파트너로 업무를 진행했던 2018년, 회사의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한, 팀에 합류해 내부에서 마케팅을 진행했던 2019년 1년간은 전년대비 2.3배 정도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올해의 실적은 올해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한,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어 공개하기 어렵다. 그러나, 2019년 말 창구 프로그램 Top3로 입상하여 중기부로부터 약 3억원 정도의 사업지원금을 받았고 [기사 링크], 같은 해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만큼, 성장 모멘텀을 잘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생각해본다면 대략의 범위를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앱을 서비스하는 회사인 만큼, 회사 매출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 유료광고 매체를 통해 나왔다는 것을 감안해볼 때, 광고 소재들을 만들었던 내가 가져갈 수 있는 크레딧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성과를 함께 만들었던 캐치잇플레이 선후배 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
겉으로 보여지는 매출 이외에도 회사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그것은 광고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는 점일 것이다. 1인기업을 운영하면서 배운 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비용을 낮추는 방법’이었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내가 직접 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회사가 마케팅팀을 운용하지만, 미디어 회사가 아닌 이상 영상 제작이 가능한 인력을 상시 유지하는 곳은 드물다. 광고의 집행이나 소재 기획은 내부에서 진행하더라도 제작은 외주 프로덕션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캐치잇플레이의 경우 광고영상 제작부터 집행까지 내부 인력으로 진행할 수 있었기에 매우 큰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NICE 기업정보에 표시된 캐치잇플레이의 평균 연봉은 3000만원 미만, 내가 받았던 연봉도 비슷한 범위에 위치한다. 그러나, 어느정도 퀄리티가 보장된 광고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외주 프로덕션과 계약을 진행하면, 영상 한 편당 기본 2천만원대에서 크게는 수억원정도의 제작비가 소요된다. 영상 한 편만 찍어도 한 사람의 연봉을 지출한다는 것은,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었다. 캐치잇플레이에 재직하는 동안 나는 약 20회의 광고촬영을 진행(촬영건 중 일부는 외부 촬영팀과 협업)했고, 168개 이상*의 영상 소재를(유튜브에 공개된 수량만 집계*) 제작했다. 제작에 들어간 실비는 촬영 한 건당 20만원 미만의 장비 대여료와 각 인터뷰이에게 제공된 출연료/선물 등이었다. 촬영과 편집비는 내가 받은 연봉에 포함되는 것이니, 그간 캐치잇플레이가 광고제작/재편집/광고집행관리에 사용한 비용은 6~700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외주 프로덕션을 썼다면 고작 광고 두세 편 정도를 제작할 수 있는 비용에, 170개에 달하는 영상 소재를 제작하고 마케팅 운영과 관리까지 진행했으니, 어쩌면 매출 상승보다 비용을 줄인 쪽으로 세운 공이 더 직접적이고, 크다고도 할 수 있다. 이 부분만큼은, 내가 대부분을 기여했다고 말할 자신이 있다.
글을 마치며 다시 강조하지만, 재직 기간 중 만들어 낸 성과는 캐치잇플레이 팀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일구어낸 것들이다. 그 중 마케터로서, 많은 크레딧을 클레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들을 언급한 것이니,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팀 플레이의 중요성과 그 위력을 확실하게 보고 느낀 내가, 그 공을 다 내가 가져가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이어지는 글에는,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점점 역할이 확대되어 가는 과정에 겪었던 어려움과, 기울였던 노력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김재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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