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기회를 알아보는 안목을 기를 것
여행을 다니고, 그를 통해 배운 것들로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렇게 살다 보니 자연스레 터득한 중요한 사실들이 몇 가지 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나, 수준높은 담론을 담아낼 정도는 아니지만, 그것들은 최소한 내가 서 있는 수준에서 그 다음 단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문을 열어주기엔 충분했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슬쩍 읽고 지나가도 좋고, 속는셈 치고 응용해 보아도 좋다. 최소한 나한테는 먹혔던 방법이니, 최소한의 검증은 되었다고 자신한다.
1. 모르는 것,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물어볼 것
전 세계에 사는 70억 명의 사람들은, 당신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당신의 필요나 결핍에 관해서는 더더욱. 그 누구도 당신이 먼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당신을 도우러 달려오지 않을 것이며, 무슨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이 악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몰라서다. 대부분의 경우에, 사람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선하고 따뜻하다. 그러니 필요한 것이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큰 회사들이 괜히 TV와 웹페이지와 전단지와 버스와 지하철에 광고 포스터를 붙이는 게 아니다.
참, ‘인간’에 관하여 알아두면 좋은 한 가지 사실이 있는데, 어떤 사건에 대하여 한 사람이 느끼는 책임감은 주변에 존재하는 다른 사람의 수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멋진 말로 방관자 효과라고 부른다. 어려운 예시를 들 필요도 없다. 한 10명쯤 들어있는 단톡방에 공지를 올리면 아무도 읽지 않거나, 읽고 대답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방관자 효과의 좋은 예다. 그러니 도움을 요청할 땐, 상대방으로 하여금 가능한 개인적으로 도움을 요청받는 것처럼 느끼게 하면 좋다. 그러니, 수신자에는 항상 하나의 메일 주소만 넣고, 참조나 숨은 참조는 절대 쓰지 말 것.
2. 기회를 알아보는 안목을 기를 것
세상엔 수많은 기회들이 있고, 그것들은 아주 우연한 기회로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다. 마치 길을 걸어갈 때 버스가 스쳐 지나가듯 말이다. 기회는 도착시간표가 없는 버스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짐을 들쳐메고 한 손에는 차표를 들고, 준비를 마친 상태로 기다려야만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또,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추락의 지름길이고 그 길은 외줄타기보다 위태롭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내실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자기 몫을 할 수 있지만(그렇지 않은 대한민국이라 참 안타깝긴 하다만..) 실력 없이 어거지로 잡은 기회는 아주 위험하다. 그 왜, 있잖은가 아시안 게임 마장마술 챔피언 정유라라고..
좋은 기회를 알아보는 것은 한 분야의 관한 이해도와 전문성, 열정이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러야 가능한 일이다. 쉽지 않다. 또, 실력이 있더라도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그리 좋지만은 않은 방법이다. 첫번째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이것도 꼭 기억했음 좋겠다. 기회는 기다리는 사람보다 적극적으로 찾는 사람에게 더 먼저 찾아간다는 사실을.
3. 기회를 알아봤다면, 절대, 절대, 망설이지 말 것
그토록 기다리던 버스가 왔다면, 당신이 보낸 500개의 메일 중에 당신을 원하는 한 사람의 답장이 있다면, 망설일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로서 기회를 기다리고 찾아보는 순간은 끝난 것이다. 일단 잡아라. 머리가 확신하는 기회도 좋지만, 가슴이 확신하는 기회라면 그건 확실하다. 나중에 그것이 별로였다고 회고할 지언정, 망설이다 놓치지 마라. 당신에게 기회를 열어주겠다 이야기한 그 사람도, 사실은 당신처럼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같은 메일을 보냈을지 모르잖은가.
찾던 기회가 찾아졌다면, 그렇다 난 찾아왔다는 말보다 “찾아졌다”는 말을 더 좋아한다. 문법적으로 어긋났다 싶기는 해도, 그게 더 멋져 보이지 않는가. 그렇게 기회가 찾아졌다면, 일단 뛰어들어서 그동안 준비했던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쏟아내 보여줘라. 얼마나 멋진가. 4년을 준비한 올림픽 선수가 10초 남짓한 100미터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는 그 순간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즐겨라. 때로는 영악해보일 정도로 노련하게 움직여야 할 때도 있지만, 앞뒤 재지 않고 쏟아내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끝나면 다시 영악하게 모든 상황을 분석하라. 타인을 향해 따뜻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당신의 앞날과 미래를 결정지을 일들에까지 연민과 아량을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4. It is all about PEOPLE
이 세상에 살아가는 것도,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도, 학교를 세우는 것도, 큰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It is all about People.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명예와 유명세를 잃은 건 잃은 것도 아니고, 돈을 잃은 건 조금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은 것은 꽤 많이 잃은 것이지만, 사람을 잃은 것은 끝난 거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람 말고 더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 돈이 꽤나 크고 중요해 보이기는 하지만, 돈은 결국 생기기 마련이다. 돌고 도니까 돈인 거다. 필자도 작년 여름, 스무 살의 여행은 20만원으로 시작해 내내 고생길을 걸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의 여행은 꽤나 풍족하고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다만 지금보다 돈이 더 많았어도, 좋은 사람을 얻지 못했다면 이 여행은 돈이 있었어도 시작하지 못했을 거다. 제주에서 싱가포르로, 그리고 발리와 말레이로 떠나는 이 여행은, 우연한(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찾아온 기회를 붙잡아) 기회로 싱가폴의 엘리트 사립 유치원을 경영하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그곳의 행사 사진을 맡게 되면서 시작됐다.
돈은 수준이 낮은 존재다. 돈'만' 밝히는 사람을 천박하다고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명예와 유명세는 수준이 더 낮다. 금방 생기고, 금방 사라질 수 있는 것일수록 수준이 낮은 것이다. 지식과 실력은 수준이 높다. 그리고 우정과 사랑이 가장 높은 차원에 있다. 단기간에 돈을 벌고 싶다면, 돈만 버는 것이 빠르다. 하지만 돈을 지속적으로 얻고 싶다면 사람을 얻어야 한다. 실력을 얻어도 돈이 들어오지만, 사람이 없다면 뭔가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사람과 사람, 그 사이에 오가는 우정과 사랑이 온 세상을 관통하는 원리다.
Life Hack: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