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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Mar 22. 2018

#8_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은 제게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느낌 중 하나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할 일이 많음에 감사하며 활기차게 지낼 수 있게 되거나, 부담감에 눌려 눈을 감고 누워버리거나. 일에 파묻혀 사는 게 아주 즐거울 때도, 아주 불행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언제나 비슷하면 좋으련만, 어쩐 일인지 중앙선보다는 극단에 가 있는 날들이 많네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었어요. 좀 덜 특별해도 처음 해보는 일이 아닌 일들을 좀 해봤으면 좋겠다구요. 언제나 제게 주어지는 일들은 누구도 해본 적 없거나, 매뉴얼이 없는 일이었거든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 시스템을 만들어 올리는 일이다 보니,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았죠. 있는 시스템에서 일을 하면, 재미는 없어도 뇌를 꺼놓고 일해도 되니까 머리는 편하거든요.


충북에 공장이 있는 큰 회사와 미팅을 마치고 돌아왔어요. 매일 글을 한 편씩 쓰는게 목표였는데, 어제는 글을 안 쓴지도 모르고 넘어가버렸네요. 6월에 코엑스 박람회에 제품을 출품한다고 하네요. 기본적인 BI는 갖추어져 있는데, 전반적인 디자인 리뉴얼이 필요했고, 그 업무를 제게 맡겼답니다. 이것저것 손볼 곳이 많겠어요. 아무래도 큰 프로젝트이다보니, 신경도 많이 써야 할 거구요.


사막에 도시를 짓는 것 같았는데, 어느정도 뭔가를 쌓아두고 나니 일이 조금씩 풀려 가네요. 어느정도 자리 잡을때까지 3년, 제대로 프로젝트 따오기까지는 5년이 걸렸어요. 그것도, 여러가지 조건이 잘 맞아떨어져서였죠. 어쩌면, 보이지 않는 미래를 기대하며 살아야만 했던 그 오랜 시간동안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것이었을지 모르겠단 생각도 해 봐요. 몇 년 안 살았으니, 제게 5년은 제 인생의 20%가 넘는 시간이거든요. 기억도 못 하는 유아기 7년쯤 빼고, 별 생각도 없었던 초등학교 6년을 더 빼면 딱 절반이랍니다. 절반이요. 


달려봐야 뭐 하나 했는데, 뭔가 있긴 있는가봐요. 다행이에요. 내일 아침에 일어나야 할 이유가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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