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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지천 Oct 29. 2023

한시적 타이틀 vs 영구적 타이틀

- 어떤 타이틀을 만들어 갈 것인가?

#상황 01


회사 조직 안에서의 호칭











신입사원 시절에 여러 가지 업무를 가르쳐 주던 대리님이 있었다. 그 선배는 조직생활을 갑갑해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동경했다. 회사에 출근하면 본인의 업무를 열심히 하고 사람들과는 잘 지냈지만, 한국적 정서의 회사생활이나 사내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꿈꾸던 자유를 찾아서 뉴질랜드로 가 버렸다.


그런 선배를 몇 년이 지나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만났다. 반가움에 나온 첫마디, 

"ㅇㅇㅇ대리님"


그런데, 그렇게 부르고 나서 순간 속으로 멋쩍었다. 나는 이미 과장이 되어 있었는데, 그 선배와의 마지막이 '대리'라는 타이틀에서 끝이 났으니, 언제까지나 나에게는 '대리님'이다.


#상황 02


작가라는 타이틀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모임에 가입을 했다. 직장 생활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그동안 온라인 세상은 너무 모르고 살아왔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익힌 여러 가지 역량들 중 일부는 써먹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새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아 보여서, 이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고자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해야 하는데, 종이책 출간작가라고 소개를 하면 책을 내 본 적이 없는 대부분의 회원들은 부러움과 함께 '작가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러준다.


이제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으로 출간할 수도 있고, 공동 집필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첫인상은 생각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다. 






타이틀이 주는 힘


대표라는 타이틀











1인 기업가들의 모임에서는 대부분 '대표님'으로 호칭이 통일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표'라는 호칭이 '사장' 또는 'CEO'라는 호칭보다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내가 하는 사업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을 되새길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One of them으로 생각할 수 있는 구성원이 아니라, 무엇을 하든 내가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을 새기면, 처음 접근할 때부터 다른 관점을 가진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아무리 1인 기업이라도 대표를 맡고 있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어떤 어려움도 시련도 온몸으로 겪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겠다는 배경이 없기에,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기댄다는 옵션이 없다.


아무도 관심 없는 일도, 허드레 일도 척척 해 내야 한다. 그래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기업체의 임원 또는 월급을 받는 대표이사도 대단하지만, 그들에게는 조직력과 방패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1인 기업가에게는 이런 여유도 사치로 받아들여진다.




세상이 나에게 준 일시적 타이틀


환경이 만들어 내는 타이틀



사회에 나와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주어진 타이틀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팀장을 달든, 임원이 되든 그건 회사 안에 있을 때에만 성립되는 것이다.


기업체 대표의 타이틀도, 사업체를 운영할 때만 적용될 수 있다. 즉, 한 번 주어진다고 계속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또 다른 타이틀을 원해서 회장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본의 아니게 실업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학생이라는 타이틀도 마찬가지이다. 학교에 소속되어 있을 때에만 의미를 가진다. 졸업을 하는 순간부터 스스로 학생의 틀을 깨도록 해야 한다.


어떤 환경 속으로 들어가면 그에 걸맞은 타이틀이 부여되는 것이다. 그 속에 있으면서, 또 다른 타이틀을 가지게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요구된다.




평생 가져갈 수 있는 타이틀


아빠와 아들이라는 타이틀














이에 비해서, 한 번 갖게 되면 평생 유지하는 타이틀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누구의 아들, 누구의 아버지라는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에 대한 타이틀이다.


또 다른 경우로, 명예의 전당이나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이에 해당될 것이다. 한 때 아너 소사이어티에 누가 이름을 올렸는지가 기사화되곤 했었다. 


그리고 직장이 아닌 직업에 관련된 타이틀도 평생 따라다닌다. 

예를 들어서,


어느 한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타이틀
: 명장, 기술사 등
어느 장르를 불문하고 책을 쓴 작가라는 타이틀
: 어떤 그룹에서는 작가와 저자를 구분하기도 한다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자연스러운 인간의 사회적 욕구


매슬로의 욕구 5단계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인간이라면 자연스러운 본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1단계 : 생리적 욕구

2단계 : 안전의 욕구

3단계 : 사회적 욕구

4단계 : 존중의 욕구

5단계 : 자아실현의 욕구


사회적 활동을 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관계 속에서 3단계 욕구를 추구한다. 그리고 , 이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4단계 나아가서 5단계를 추구하려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어느 정도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후에 무보수로 사회 활동을 하거나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다.




개인의 타이틀로 바라본 인생


인생의 주기와 타이틀












태어나서 평생을 따라다닐 이름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달고 시작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일시적인 타이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는 와중에, 영구적 타이틀을 가지려 한다.


누군가에게 붙어있는 영구적 타이틀만 알아도, 그 사람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어디에 가치를 부여하는지
어떤 사회적 지위를 추구하는지
어떤 가치관이 바탕에 깔려 있을지


그래서 살아가면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떤 영구적 타이틀을 가지고 싶어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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