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각에만 집중한 책 vs 팔리는 책
23년 7월부터 블로그에서 글을 써 오고 있습니다. 23년을 마무리하면서 '블로그 리포트'라는 것을 발행해 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를 신청하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약 160편의 글을 포스팅했는데, 이웃들이 제일 선호한 글 2,3위는 블로그 포스팅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즉, 블로그 초보들이 놓치는 포스팅의 기준에 관한 글들이었습니다.
1위를 한 글은, 마침 당시에 뉴스기사로 오르내리던 '정년연장'을 주제로 글을 올렸는데, 23년이 끝날 때까지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웃들이 원하는 주제는
어떤 커뮤니티인가에 따라서 다를 겁니다.
운동을 같이하는 취미
어학을 공부하는 자기 계발
부업을 찾는 재테크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노후대비
이렇게 특정 목적이 있어서 모인 이웃들과 함께하는 블로그라면 뾰족한 한 가지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될 겁니다. 그래서 특정 주제에 관심 있는 이웃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력도 늘어나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을 겁니다.
저의 경우, 블로그에 글쓰기에 필요한 몇 가지 팁을 올렸더니, 포스팅 건수에 비해서 인기가 높은 주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주제가 대중적이어서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정보라서
제목에 이끌려서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유를 꼽으라고 하면,
당장 나에게 필요한 정보이다
라는 점일 것입니다.
이렇게 이웃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은 앞으로도 인기가 있을만한 주제라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실제로도, 이런 주제로 책과 함께 코칭권을 판매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외에 내 글이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독자가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주제
독자가 놓치고 있었지만, 한 번은 생각해 볼 만한 주제
도 포함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런 주제의 경우는 꾸준히 같은 주제로 글을 올려서 인지도와 신뢰를 쌓아야 비로소 이웃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위의 정보성 글과 차이가 있을 겁니다.
내가 쓰고 싶은 주제는
자기 계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중에, 직장생활 또는 경제적 활동에 필요한 역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23여 년의 직장생활에서 배웠습니다.
대인관계
의사소통
강의
협상
리더십
조직관리
등 아마 조직생활을 일찍 그만두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몸소 체험하고 퇴사를 하였습니다. 이런 내용들은 직위가 올라간다고 저절로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21년 후의 첫 직장을 떠나서 두 번째 직장에서는,
회사 설립
직원 채용
사무실 계약
사업 인허가
등을 수행하면서, 비즈니스의 시작 단계에서 해야만 하는 대부분의 경험을 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편한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사서 고생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절대 내재화될 수 없는 많은 지식과 경험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에 이런 이야기들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판매 실적은 저조했습니다. 많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으나, 그런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자 처음에는 실망을 했습니다만, 곧이어 원인 분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지만, 나름의 소득은 있었습니다.
초안의 뼈대만 남기고 바꿔야 한다면
이전에도 공동저자로 2권의 종이책을 출간하였기에, 책을 낸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출간 전에 고려해야 하지만, 놓친 부분이 있었습니다.
명확한 타겟팅
그 대상에 맞춘 스토리 전개
물론 이것이 전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 당시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만 추가되었어도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확실히 예전보다 책 제목과 목차, 그리고 표지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이 단계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면, 내용까지 들춰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지금 책을 다시 내라고 한다면, 원고 초안을 작성한 후에 다시 원고를 엎어 버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직장을 다녔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때의 언어로 풀어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저의 아버지 세대가 들려주셨던 60년대, 70년대 이야기를 들을 때, 저 또한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는 기억이 떠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만큼 짧은 시간에 많은 사회적 변화를 겪었고, 또한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책을 쓰고, 일반 독자들과 소통하려는 작가의 입장에서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감지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특정 세대, 예를 들어서 40대 직장인,를 언급한다고 해서 타겟팅을 했다고 말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 세대 안에서도 어떤 경험치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독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책을 내고 싶다면?
이제 책을 낸다면
일단 원고 초안을 작성할 겁니다. 왜냐하면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들과 실제 글자로 표현되는 내용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구상했던 내용 중에서 빠져야 할 부분들도 있을 수 있으며, 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어느 정도 초안에 담겼다면, 그다음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의 뼈대만 남기고 원고 초안을 다 지워버리는 과정을 가질 겁니다.
그러고 나서, 타깃 독자의 입장이 되어서, 그들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노력하면서 다시 살을 붙여 나갈 겁니다. 왜냐하면 책의 최종 목적지는 독자이고, 독자가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예상 타깃층의 예비 독자들에게 미리 평가를 받아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겁니다. 이런 커뮤니티가 있다면, 상업적 글쓰기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원고 초안을 고집하는 것은, 진정으로 독자에게 다가가길 원하는 작가의 선택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쌓여야, 책은 독자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