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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지천 Feb 08. 2024

책 값은 어떻게 정해지나?

출판사에서? 내 마음대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면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책 값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페이지당 단가 x 페이지 수

내가 받고 싶은 금액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렇게 산출될 수도 있을 듯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출판사를 통해서 출간하면 책값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예외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전자책으로 출간한다고 하더라도 내 마음대로 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면, 시장가격과 가격의 저항선이라는 고려사항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질문을 던지기 전에, 출판 프로세스를 먼저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서 제작에 얼마만큼의 노력과 비용이 들어갔나?


질문을 하기 전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이 있다













처음 책을 내게 되면, 작가가 이런 질문을 가끔씩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책 한 권을 내면, 얼마에 팔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전문가는 '그건 경우가 따라서 다르다'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문현답이지만, 질문하는 작가의 갈증을 해소해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다른 자료를 뒤져보더라도 이를 속 시원하게 언급한 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건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를 떠나서 출판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책에 들어갈 사진들이 필요해서 전문 사진가를 고용해서 수백 장의 사진을 찍은 경우

책의 표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전문 디자이너와 한 달이 넘도록 작업한 경우

책 내용에 필요한 자료 수집을 위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방문해서 체류했던 경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책 대부분의 페이지를 컬러로 인쇄해야 하는 경우

책의 커버를 하드 커버로 제작해야 한다고 확신이 서는 경우


비슷한 분량의 책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가격들이 책정될 수 있겠지요.

다른 한편으로,


내 책은 어떤 책들과 경쟁하게 되고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세상에 없던 차별화된 책이라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책이라면?

기존 출판 시장에서 매겨진 책의 가격을 내 책에 적용하고 싶지 않다면?


이렇게 책의 가격을 매기게 되면 앞서 언급한 바와는 다른 접근이 될 겁니다.

이렇게 대충 짚어 보아도, 책 값의 변동 요인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중에서 책 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도 있고, 고려되지 않는 항목들도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에 대한 기초자료들을 수집해 가다 보면 나름의 기준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 값이 얼마인데?


어떤 플랫폼에 나의 책을 올릴 것인가?


역으로 생각해 보면,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모두 값이 매겨져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눈여겨보고, 분류를 해 보면 책 값의 책정 프로세스나 기준도 자연스럽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크게 보면 출판사를 통한 종이책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전자책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를 통한 종이책

    : 출판사를 통해서 종이책을 내게 된다면, 어떤 종이를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가격이 책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단가 책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1. 칼라 vs 흑백

   : 이것도 편의상 구분이며, 출판업계에서는 몇 도 인쇄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2. 종이 코팅 여부

    : 당연히 코팅을 입히면, 제조원가가 더 비싸집니다

3. 종이의 질 

    - 상질지/중질지

        : 종이(섬유) 자체의 품질로 구분

            예) 서점에서 보는 일반적인 흑백 본문의 재질은 상질지에 해당하는 모조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색깔에 따른 구분

          : 백색이 일반적이나, 약간의 염료를 사용해 색상을 주기도 합니다

4. 종이의 크기

    : 출판업계에서는 판형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A4 또는 A5가 많이 활용되나, 이외에도 다양한 크기로 책이 제작됩니다.


5. 그 외 요소

    - 어떻게 제본하는지

       : 시중에 나와있는 일반 도서는 무선 제본이 많으나, 이외에도 양장제본이나 와이어 제본 등 여러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 초판에 몇 부를 찍는지

        : 한 번에 몇 부를 찍어내는지에 따라서, 제작 단가가 달라집니다.

     - 원고 페이지

          : 같은 조건이라면 50페이지와 200페이지의 종이책 제조원가가 다릅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러 가지 변수들이 존재하고, 단순히 책 두께만으로 책값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위 모든 것이 확정되면, 비로소 종이책의 가격이 매겨집니다. 이런 단가 책정 기준을 작가가 일일이 알고 있을 수 없으므로, 대부분은 출판사에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책의 최종가격과 페이지 수를 알 수 있으므로, 페이지당 얼마의 단가가 책정되었는지 역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 올리는 전자책

    : 이 경우는 크게 2가지로 구분됩니다. 크게 나눠보면, ISBN을 발급하는 경우와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 전자책이라 하더라도 국립중앙도서관에 발급하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를 받게 되면, 공식적으로 책으로 인정받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종이책의 가격대를 고려한 금액이 전자책에 매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ISBN을 발급받지 않은 전자책을 시중에서는 '전자책'이라고 부르지만, 공식적인 책으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ISBN을 발급받게 되면 2권의 책을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해야 합니다.


1. ISBN 발급 전자책

: ISBN을 발급받는 제일 큰 이유 중 하나는 온라인 서점에 입점하기 위함입니다. 즉, 교보문고나 알라딘 등에서 책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ISBN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기존 출판시장에 진입해서 책을 판매하게 되면, 기존 도서의 가격과 유사한 가격대로 매겨지게 됩니다. 


여기서 기존 도서란, 종이책이 될 수도 있고 전자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유사가격으로 책정하지 않는다면, 온라인 서점에서 승인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온라인 서점에서 생각하는 책의 가격대가 있습니다. 만약에

- 유사 도서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하면

   : 팔리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 유사 도서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면

    : 기존 종이책이나 전자책 판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합니다.


2. ISBN 미발급 전자책

    : 앞서 언급했듯이 ISBN을 발급받지 않았다면, 공식적으로 책이 아니라 정보를 담은 문서입니다. 따라서 출판 관련 규정이나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서 다양한 사례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 20페이지짜리 전자책

- 2백만 원짜리 전자책

- 펀딩으로 정해진 기간에만 만날 수 있는 전자책

- 유통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전자책 


위와 같은 형태의 전자책 대부분이 ISBN을 발급받지 않은 상태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물론, ISBN를 발급받았다고 위와 같은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즉, 소책자에 가깝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이 책정된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전자책이 5만 원, 10만 원 넘어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종이책과 함께 전자책을 판매하는 온라인 서점에서 이 정도 가격이 책정된 도서를 쉽게 볼 수는 없습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단순히 온라인 서점을 대체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예를 들어서 클래스 101, 크몽, 탈잉, 펀딩사이트 등, 이 출현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더 복잡한 사회문화적 요인들과 자본주의적 요소들이 숨어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내 책은 얼마로 해야 하나?


답은 내 안에 있을 수 있다















위에 언급된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다면, 내 책 값을 어떻게 결정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와 계약

온라인 플랫폼과 계약


또는,

출판사의 도서가격 정책을 따를 경우

내가 원하는 가격을 인정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을 찾은 경우


다른 한편으로,

종이책으로 출간할지

전자책으로만 출간할지

종이책과 전자책을 동시에 출간할지


이를 고려해서, 방향성을 잡으면 개략적인 책 값의 윤곽이 나옵니다. 즉, 출간 프로세스에 따라서 이미 유통되고 있는 서적들의 평균 가격을 확인해 본다면, 그 범위 내에서 내 책의 가격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책을 내는 목적을 중심으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수익화가 제1순위인 경우

저자라는 인지도와 신뢰를 우선시하는 경우


이렇게 내가 왜 책을 내려고 했었는지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유사 사례를 조사해서 개략적인 책의 가격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책의 가격대를 예상해 있습니다.


이런 시장조사를 마치면, 제삼자에게 내 책의 가격을 문의하기 전에 스스로 자문자답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내 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가격은  xxx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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