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불안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나만 그런 건 아니야

by 조현석

발표할 때 긴장되고 불안한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바라보고 있어서 편안하지가 않는 거죠. 반대로 내가 청중일 때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결국 불안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심리 상태인 거죠. 이를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연단에 섰을 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은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과 평가에 대한 두려움의 반응입니다. 남들이 나를 호의적으로 볼지, 아니면 적대적으로 볼지 알 수 없기에 불안하죠. 만약 청중이 나와 친분이 있는 사이라면 두려움의 크기는 줄어듭니다.

게다가 박수와 함성까지 보내 준다면 크게 불안을 느끼진 않을 테죠. 하지만 그들은 나에 대해 잘 모르기에 경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심리적인 불안을 자신이 얼마만큼 해소하느냐가 발표에 도움이 됩니다.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내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와도 연결됩니다. 자신이 발표자로 섰을 때, 청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나를 이렇게 볼 것이다.’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는 거죠. 그 생각의 근거는 '내가 상대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느냐.'가 바탕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청중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때 발표자가 말을 버벅거리거나 실수한다면, 그 모습을 본 나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에이, 발표를 저렇게 하면 안 되지!’, ‘좀 더 논리적으로 말하고 목소리에 힘을 줘야지.’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반대로 자신이 발표하는 상황에서는 더 힘들어질 뿐입니다. 왜냐하면 조금도 실수하면 안 되고, 완벽하게 스피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을 때는 청중이 나와 같은 시선으로 자신을 볼 거라 생각할 테니까요. 이는 곧, 두려움으로 이어집니다.



우선 내가 청중일 때, 발표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합니다. 그들을 평가하기보다, 좋은 점과 긍정적인 부분을 의식적으로 찾습니다. 이런 행위는 이타적인 마음도 있지만,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 듣다 보면, 내 차례가 왔을 때 마음이 편해집니다. 함께 연단에서 느끼는 두려움이 줄어듭니다.

물론 관점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래도록 내 안에 스며들어 있던 사고 체계가 있기 때문이죠. 단번에 바꾸기는 힘이 들지만, 계속 연습하면 변화하게 됩니다. 청중을 바라보는 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도 이어질 테고요.


TV에 나오는 유명한 강연자들도 이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준비한 이야기를 청중에게 잘 전하며, 그들을 돕고자 합니다. 그렇지 않고, ‘내가 멋지게 하고서 남들한테 인정받을 거야.’라고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긴장돼서 제대로 말하지 못할 테죠.

세상은 나의 반영입니다. 사람은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상대의 장점과 칭찬할 점들을 의식적으로 찾으면, 상대방도 내게서 좋은 점을 찾아줄 거라 믿습니다. 자신이 먼저 보답한 행동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상대에게 받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본인이 먼저 주어야 하겠죠. 주고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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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발표불안을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그들은 청중에게 적대적인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습니다. 또한 남들이 나를 평가하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그런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먼저 그 마음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눈빛과 제스처를 통해 상대의 마음을 짐작하니까요.


연단에 섰을 때 느끼는 불안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애써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하겠죠. ‘나는 긴장하거나 떨리면 안 돼.’라고 생각할수록 두려움은 점점 커집니다. 이런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통제하고 싶다면, 관점을 돌아봐야 합니다. 평소 나는 청중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는지 말이죠. 결국 자신의 관점을 바꾸면, 두려움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과 마음을 기르는 일입니다. 즉, 이타적인 마음이며 긍정적인 시선을 얻는 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