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럴 수도 있지'
발표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은 뒤, 그 일이 트라우마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오랫동안 계속 떠오르며 다음 비슷한 상황에서 다시 불편해합니다.
대중 앞에 섰을 때 청중의 시선이 이제는 적대적인 느낌마저 듭니다.
누구나 처음 발표할 때는 크고 작은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많은 연습을 하고 준비를 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발표 중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됩니다.
처음 실수했던 기억이 쉽게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몸과 마음에 남는 이가 있습니다.
남들처럼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가볍게 넘기지 못하고,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그때 내가 잘했어야 했는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며 지금의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기억을 반복해서 떠올리면, 그 기억은 뇌에 깊이 각인됩니다.
흔히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지듯이 말이죠.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만 생각은 과거의 그 상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순간 내 안의 긍정의 기운이 돌면서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운동선수들은 잘 이해하며 경기 전에 늘 활용합니다.
예전 자신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 느꼈던 감정과 자세를 되새기죠.
스스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자기 암시를 합니다.
이처럼 기억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활용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누군가 발표 중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준비한 내용을 잊어버렸습니다.
청중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데도, 스스로 창피하다고 느낍니다.
발표가 끝난 뒤, 자리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조금 전 상황을 계속 곱씹으며, 실수했던 자신을 비난합니다.
예전 스피치 학원에 다닐 때였습니다.
수강생들과 팀을 이루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죠.
5명 정도 한 팀이 되어 둥글게 의자에 앉았습니다.
발표 주제는 정해져 있지 않았고 자유롭게 스피치를 하면 되었습니다.
저는 '생수'에 관해 준비를 했습니다.
당시 제가 하루에 적당량의 물은 건강에 좋다는 얘길 듣고, 물 마시는 습관을 들였던 겁니다.
그 내용을 3분 스피치할 때 사람들에게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거지요.
거기다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던 정보를 하나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생수의 종류가 많아 뭘 사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였죠.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으로 발표할 내용을 다듬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때 저는 스피치 구조를 잘 몰라 내용 전체를 다 외워버렸습니다.
실전에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속으로 계속 반복해서 연습했죠.
발표 시간이 되었고, 한 명씩 차례대로 스피치를 시작했습니다.
제 차례는 중간쯤이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머릿속으로 발표할 내용을 몇 번이고 되뇌고 있었지요.
마침내 제 순서가 되어 의자에서 일어나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몇 마디 하고선 다음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았던 겁니다.
나름 물 흐르듯 말하고 싶었지만, 중간 부분을 건너뛰고야 말았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앞뒤 내용이 뒤죽박죽 섞여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죠.
대단한 주제로 준비한 것도 아니었는데 제대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급하며 마무리하며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의자에 주저앉았습니다.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망스러운 발표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수업에도 발표는 해야 했죠.
그날의 창피했던 기억이 이후에도 영향을 줄 것만 같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실수할 당시 느꼈던 감정과 좋지 않은 기운이 제 안에 맴도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발표할 때마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며 준비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나간 일은 잊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합니다.
발표를 하다 보면 실수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얼굴이 붉어져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런 일들은 모두 지나가는 과정일 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게 있듯이, 성장의 디딤돌로 삼아 한 단계 올라서면 되지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집니다.
과거의 창피했던 기억이 현재까지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내가 한 행동을 그리 잘 기억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실수를 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죠.
그저 남들은 자신이 준비한 내용을 어떻게 잘 전할지 집중할 겁니다.
발표하는 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나의 성장을 위해 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남들에게 비칠 자신의 모습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집중해 보세요.
작은 용기를 내어 연단에 올라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는 겁니다.
그렇게 계속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