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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만 원보다 더 큰 오만 원의 힘

세상은 살 만하네요

by 행파 마르죠

울 학원 앞 맘 예쁜 미용사를 소개할게요. 마음이 더 예뻐요.

어쩌면 멀리 제주도 사는 제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일지도 모르겠어요.


어제 학원 문을 두드리더니 냉큼 돈 봉투를 쥐어주고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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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코로나 함께 극복해요. 힘내세요 언니

하트를 세 개나 달았어요.

저를 정말 사랑하나 봐요. 저 보고 언니라네요. 이래 봬도 제가 미용사님 귀한 아들 둘이 영쌤인데 말이죠.


고백하자면 제가 선생님이라 부르지 말고 언니라고 부르라 했어요. 얼른 실행해주는 센스 좋아요 ㅋ


이 따뜻한 맘은 남극처럼 얼어붙은 제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어요.


요것 봐요. 동생~

자네도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많이 힘들잖소

그 맘 속에 들어가 자네가 좋아하는 군고구마 100개를 심어주고 싶다고요. 자네 아들들은 내가 키워줄게. 영어만. 나머진 자네가 키우셔요.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더 들었다. 돌려주고 올까도 생각했다. 그래도 온니야에 대한 사랑과 우정과 연민일 텐데 그럼 안 되지.


그래. 결심했어. 아이들 더 열심히 가르쳐주어야지. 5년 동안 변함없이 꿋꿋하게 울 학원에 보냈으니 실력 인성은 내가 좀 있으니 키워 줘야겠어. 내 자랑? 맞아요


큰 애 8세, 즉 초등학생 1학년부터 다녀서 지금 6학년 늙은 초등학생이 되었어요. 영어를 젤 좋아한다고 하니 나름 성공한 거죠. 외국인 앞에서도 셜라셜라 대꾸했다네요. 스마트폰으로 좀 찾아가면서 응대했다는 뒷얘기도 들었지만요. 외국인 앞에서 쫄지 않고 당당하게 틀린 영어 구사했는데 그 외국인이 다 알아들었다네요.


막내 지성이는 6세부터 다녀서 지금 4학년이 되었어요. 운동 특히 축구를 좋아하고요

맞아요 축구선수 박지성이랑 이름이 똑같아요. 중간에 잠깐의 고비(영어 안 다님 안되냐고 반항했어요)가 있었지만 엄마의 협박과 혼냄으로 그냥 또 다녀요. 물론 저도 회유와 사탕발림을 좀 했어요. 지루 할 것 같으면 살짝 일찍 보내주고요. 이 사실 알면 엄마한테 또 혼나겠네요.


어때요?

이만하면 세상은 살 만하지 않아요?


저 오늘 마스크 그림만 10개 이상 그렸어요.

마스크 쓰는 상황만 바라보면 어둡고 힘들겠지만 우리 삶 곳곳에 따뜻한 사람들이 득실득실하다는 사실 알고 고마워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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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창피한데 힐링 마스크(제 생각? 아니라고 해 주세요) 끼고 밖에 나와 봤어요.

생각보다 저한테 관심이 없저라고요.


바스 기다리는데 할머니 두 분이 보시더니 예쁘다고 해 주셨어요. 벗어드리고 싶었지만 코로나 감염되면 안 되니 참았어요.


힘은 어디서 오는 게 아니죠.

힘은 가지는 거죠 가진다고 선택해 봐요.

그럼 힘이 생겨요.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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