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의 성이 뒤바뀐 사건
여자 냥이가 하루아침에 남자 냥이가 되었다
작년 여름 어느 날 금요일, 울 막내가 꼬물꼬물 살아있는 애기 고양이 두 마리가 든 상자를 집에 가져왔다. 길냥이란다. 둘 다 여자애들이란다.
아르바이트하는 가계 근처에서 엄마한테 버림받은 두 마리 길 잃은 새끼 냥이 발견하고 알바 사장님한테 분양될 때까지 며칠만 키우게 해달라고 간청해서 키웠단다.
며칠이 지나도 분양이 안 되자 사장님이 도로 길에 걷다 놓으라고 엄포를 놓으셨다.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일단 집에 가져왔다고 한다. 딱 3일만 데리고 있어달라고 했다.
일단 알았다고 3일 후에 꼭 다시 데려가라고 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다음날은 주말이라 일도 안 나가가니 애기 냥이들이랑 놀았다.
애기들은 다 귀엽다. 심지어 돼지새끼도 귀엽다. 상자 안에서 애기 1, 애기 2를 꺼내어
거실에 내려놔 보았다. 잘 걷지도 못하고 뒤뚱거리다 넘어지는 게 귀여워 눈을 떼지 못했다. 옆에 있는 울 아지는 산만큼 커 보였다.
사람 애기처럼 냥이들도 먹을 때 빼곤 잠만 잤다. 거실에 누워서 두 녀석을 내 배 위로 올려놓으니 몇 시간 동안 쿨 쿨 잠만 잤다.
내 배속의 소리가 백색소음이 되어 편안했나 보다. 꼼짝없이 내 배가 냥이 침대로 전락했다.
사료 먹는 모습도 어찌나 귀여운지 내 눈에선 하트가 연속으로 발사되고 불길한 전조(분양)가 싹트고 있었다.
머리에선 "안 돼. 안 돼. 아지도 버거운데 냥이까지, 절대 못 키워."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월요일이 다가올수록 그 불길한 예감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막내가 " 엄마, 얘네 어떡하지? 친구가 한 마리만 데려간다는데?"
"그래? 좀만 기다렸다 둘이 같이 분양할까?"
며리와는 반대로 내 입에서는 다른 말이 튀어 나솼다. 며칠 새에 이 아이들이 내 가슴에 자리 잡고 말았다.
그렇게 냥이와 아지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하루하루 폭풍 성장했다. 하루에 1센티씩은 자라는 것 같았다. 아니 여자애들이 왜 이케 부잡스러위? 둘이 거실 방을 대각선으로 뛰어다니고 서로 물어뜯었다. 애정표현이라고 하기엔 너무 지나쳤다.
우는 소리도 커져서 할 수 없이 한 마리는 분양시키고 한 마리만 남겼다. 둘 중에 물어뜯김을 일방적으로 당하는 코숏 턱시도를 데리고 있기로 결정했다.
6개월이 지나자 냥이 중성화시킬 시점이 되었다. 병원에 전화로 예약을 해서 수술 날짜를 정했다."애기는 여자 앤 가요? 남자 앤 가요?"
"여자애예요."
수술 날 출근하며 애기를 맡기고 퇴근하면서 데려오기로 했다.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어머님 얘 남잔데요? 어머님 말대로 여자 앤 줄 알고 자궁을 열었는데 없어서 다시 닫고
보니 남자예요. "
"그럴 리가요? "
"거시기 딱 보면 아는데? 모르셨어요?"
아,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딸이 여자애라고 해서 당연히 여태 여자 앤 줄 알고 키웠는데...
이 무지한 엄마 때문에 울 냥이는 두 번 칼을 대야만 했다. 미안함과 황당함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루아침에 성 정체성이 바뀌었다.
미안해. 근데 아직도 얘가 여자애로 보이는 건 뭘까? 아니. 여자애로 믿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거겠지.
하는 짓은 천생 여자다. 냥이들은 안아주고 터치하는 거 싫어한다는데 얘는 온몸으로 즐긴다.
고샹이 자세하는 엄마밑의 고양이비지 끈 물고 놓지 않는 냥이. 엄마를 갖고 논다 ㅋㅋ
여자든 남자든 뭔 상관이람. 울 가족이니 동거하는 동안 아프지 알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지내면 되는 거지.
그렇지? 애기야. 참고로 이 냥이의 이름은
'애기'이다
엄마 그만하고 나랑 놀자며 운동 방해하는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