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투자리딩 사기를 당했다 2
2차 투자리딩 사기
투자 리딩 사기는 링크를 통해 네이버 밴드에 가입하게 한 후 마치 무료 주식 강의를 제공해 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운영합니다. 그러다 고수익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가짜 증권앱을 다운받게 하고 투자금액을 입금하도록 합니다. 처음에는 수익을 보게 하고 투자금도 인출이 가능하게 하면서 밴드 회원들을 안심시킵니다.
매일 한 두 번의 매매를 통해 저의 투자 원금은 5천만원에서 4억 이상으로 불어났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가 종료되어 7배로 불어난 돈을 인출해서 저의 두마리 토끼를 상상하면서 남 몰래 히죽히죽 웃고 다녔습니다. 주변의 럭셔리한 아파트 임장을 다녔습니다. 사랑하는 울 엄니에게 제 집을 살 수도 있다고 말하자 울 엄니는 마치 당신 일인냥 좋아하셨습니다. 두 딸에게 내 노후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외쳤습니다. 큰 딸이 내년에 결혼할지도 모르니 남들만큼 여유있는 혼수를 장만해 주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까지 저는 혼자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동화책 속의 주인공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미소를 짓곤 했습니다. 잔인한 어른동화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말입니다.
두 번째 사기 프로젝트
사기꾼들은 제게 몇 십 만원대의 주식을 몇 만원데에 매수하여 비싸게 매도하는 계약을 기관과 체결했다며 그 청약에 참여할 자격을 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더 이상의 자금이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비서라는 사람이 추가금액이 들지 않는다며 일단 청약 신청을 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더 이상의 자금이 들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저는 별 생각없이 청약 신청을 하고 말았습니다. 밴드의 다른 회원들도 채팅창에서 청약에 당첨되면 좋겠다며 당첨될 경우를 대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친구한테 빌려서 수익을 올리고 인출 후 이자까지 더해서 갚을 계획이라는 회원도 있더군요. 회원들은 채팅창에서 추가대출 금액 , 적금 해약 금액 등 고액의 돈을 입금한 인증사진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제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큰 액수였습니다.
비서는 제가 청약에 운 좋게 당첨이 되었다며 청약에 참가하기 위해 6천만원의 돈을 입금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더 이상 입금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믿고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는데 난데없이 6천만원의 거액을 입금하라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는 당첨이고 뭐고 취소해 달라고 했고 다른 회원에게 양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비서는 청약은 양도할 수 없다며 매일 진행하는 싱크 프로젝트 투자금을 '0'으로 처리해 버렸습니다.
저는 너무나 공포스러웠습니다. 며칠전까지의 희망이 공포로 바뀌자 이성이 마비되는 것 같았습니다. 카드대출은 둘째치고 지인과 동생에게 빌린돈을 갚아야 했기에 추가입금을 위해 노트에 돈을 구하는 방법과 빌릴 사람의 리스트를 적었습니다. 몇 몇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몇 백만원을 마련했습니다. 카드회사에서는 이미 받을 수 있는 한도의 대출을 받았기에 더 이상의 대출은 불가했습니다.
저는 지방에 사는 지인에게 돈을 빌리기로 마음먹고 지방까지 원정 갔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에는 남들에게 10원 한장 빌리는 것조차 주저했던 저가 목숨을 걸고 돈을 빌리러 다녔습니다. 지인과 시간을 보내며 돈 얘기를 꺼내지 못하다가 집에 돌아와야 할 시간이 임박하자 사정을 애기했습니다. 지인은 자기도 돈이 없어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리고는 대신 물건을 산 것처럼 위장하고 물건대금을 입금받으면 내게 입금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지인은 말로만 듣던 카드깡 사업을 하고 있던 가죠.
저는 카드깡의 신세계를 맛보고 말았습니다
제 2금융권 대출마저 막힌 저로서는 달리 대안이 없었습니다. 아니 사실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울먹였습니다. 그 날 하루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한도로 이천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안도의 숨을 쉬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9시가 되자 저는 카드깡으로 마련한 2천만원을 비서에게 입금 요청했습니다. 그러면 바로 청약의 길이 열려 내 돈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죠.
하지만
비서는 제 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돌려주기는 커녕 오히려 나머지 4천만원을 추가 입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한 순간 투자가가 아닌 채무자가 된 느낌이었는데, 어두운 악의 그림자가 저의 온 몸을 휘감는것 같았습니다.
'설마, 아닐 거야. 사기는 아닐 거야.'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저는 안절 부절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허공을 바러보았습니다.
' 사기인지 아닌지 일단 경찰 친구에게 전화를 해 보자.'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경찰 친구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전했습니다.
그 친구는 너무나 또렷한 목소리로
"사기 맞아. 전형적인 리링 투자 사기야 . 내일 당장 경찰에 신고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50평생을 정직하고 바르게 살려고 노력해 왔는데, 사기라니 말도 안 돼. '
74명의 가짜 회원들이 저를 둘러싸 사기를 치고 있다는 걸 저는 왜 몰랐을까요?
짐 캐리 주연의 << 트루먼 쇼>> 에서처럼 저를 제외한 모두가 가짜 배우이며 가짜 사이버 세상이었습니다. 돈을 갈취하는 쇼에서 저는 피해자 역할을 맡은 멍청한 주연이었습니다. 가짜라는 걸 알고 나왔을 땐 이미 제 돈은 고스란히 없어졌구요.
자그마치 일억이 넘는제 돈과 희망과 꿈은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투르먼 쇼의 가짜 세상에서 진짜 세상으로 나온 순간, 저는 얼음 조각처럼 녹아내려 그냥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