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과 어깨가 불편해서 동네 정형외과에 갔다.
몇 해 전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서 요추 경추들이 영 시원치가 않다.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면서 문득 몇 해 전 디스크가 심할 때 입원했던 병원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의사 선생님의 성의 없는 태도와 짜증 섞인 말로 인해 실망과 상처를 심하게 받은 적이 있었다.
회진시간 때
"선생님, 제 허리가 언제쯤 좋아질까요? " 하고 물어보니
"아까 말했잖아요, 허리는 더 나빠지지 좋아지지 않는다고.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을 관리해서 버티며 사는 거라고 , 그냥 걷기나 열심히 하고
아프면 와서 주사 맞고 그렇게 하는 거예요."
이렇게 짜증 섞인 말투로 무안을 주며 말을 하고는 병실을 나가버렸다. 그녀는 그렇게 나의 희망을 꺾었다.
진료가 끝난 뒤 한동안 서러움에 눈물이 났고 당장이라도 퇴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기에 참아야 했다.
손기술이 좋아 주사를 잘 놓는다고 입소문이나 병원은 환자들로 넘쳐 났지만 의사는 환자의 마음에는 관심도 없어 보였고 환자를 그저 돈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환자들에겐 그녀의 말 한마디가 희망이고 빛인데 말이다.
그때 이후로 처음 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릴 때면 긴장하면서 떠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수술보다는 자연치유를 원했기 때문에 그 후로 몇 군대의 병원을 더 찾아갔지만 차도는 없었고 고생만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옆집 이웃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대학병원의 간호사였고 오랜만에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았다. 그녀는 요즘 사춘기가 된 아이들 때문에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였고 나는 디스크 때문에 고생 중이라고 말했다. 자주 만나지 못해서인지 그 짧은 시간 동안에 폭풍 수다를 나눈 뒤 우리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우리 집 현관에 쪽지 한 장이 붙었다.
"옆집이에요. 저희 병원에 재활의학과 선생님이 허리를 잘 보신데요. 진료 한번 받아보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긴 투병 끝에 한줄기의 희망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친절한 배려는 간호사라는 직업정신 때문이었을까 아님 친정엄마를 챙겨준 것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었을까
무엇이라도 좋다. 그저 마음 써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예약을 하고 한 달 뒤 병원에서 처음 진료 보던 날
나는 또 잔뜩 긴장을 한채 의사 선생님과 마주하고는 그만 울어 버리고 말았다.
"걱정 마세요 , 충분히 좋아질 수 있어요."
따뜻한 그의 말 한마디에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 당시 나에겐 무엇보다도
그 말 한마디면 충분했다.
오늘도 진료를 보며
"선생님, 제 척추들이 문제가 많은가 봐요, 여기저기 돌아가며 아파요."라고 말하니
"아니에요 , 열심히 살아서 그런 거예요, 걱정 마세요."
순간 옛날 위로를 받았던 선생님이 생각나면서 치료받는 내내 마음이 편했다.
기술이나 학식이 많아 치료를 잘해주는 의사 선생님도 좋지만 고통으로 힘든 환자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의사 선생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그들도 매일 많은 환자들을 만나야 하니 힘들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친절한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