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생각하는 미디어는 어떤가요? 보지 못하게 말리고, 숨기고, 적으로 간주해 미디어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진 않나요?
전 미디어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여러 책이나 강의 등을 통해 “TV를 버려라”, “내 아이를 지키려면 TV를 꺼라”, “스마트폰은 내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등의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이런 말들에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미디어를 향한 '무조건적인 반대'는 지양하고 싶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유튜브도 보여주고, TV 시청에 대해서도 허용적인 편입니다. 남편은 아이 핸드폰에 영상편집 애플리케이션을 깔아줘 아이에게 편집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방송 일을 하는 저희 부부에게 간혹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애가 유튜브를 좋아하는데 봐도 될까요?”
그러면 전 이렇게 답합니다.
“저희는 애들에게 유튜브 계정도 만들어 준걸요?”
그래도 되냐고요? 남편과 제가 20년 가까이 미디어 계통 일을 해오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요, 앞으로의 시대는 활자가 아닌 이미지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멀리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린 피부로 체감하고 있잖아요.
이젠 미디어와 화해할 때입니다. 미디어를 적군으로 간주하지 않고 아군으로 활용해보세요. 단, 무조건적인 저자세는 좋지 않습니다. 따질 건 따지고 얻을 건 얻는 미디어 화해법을 제시합니다.
우선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노출시킬 때 이런 방법으로 해보세요.
거실에서 볼륨을 높여서 보게 하세요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오픈된 공간에서 볼륨을 높여 시청을 하면 부모는 내 아이가 어떤 콘텐츠를 즐겨 보는지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볼륨업만 해 놓아도 아이가 보는 콘텐츠가 유해한 지 아닌지 알 수 있어요.
중간중간 참견을 하세요
아이가 콘텐츠에 푹 빠져있을 때 쓰윽 끼어드는 겁니다. "재밌니?", "우와, 그거 되게 웃긴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된 거야?"라며 콘텐츠 내용을 참견하는 거죠. 아이가 내용을 상기하며 자세히 설명해 줄 때 맞장구까지 쳐주면 금상첨화겠죠?
시청 후, 다음 편을 상상해 보게끔 하세요
콘텐츠를 모두 시청한 후 다음 편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이 입장에서 물어보세요. 연속 스토리가 있는 경우 다음 편에 이어질 이야기를 상상해 보게끔 하고요. 단편으로 이뤄진 것들은 다음 편의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해보는 거예요. 아이들의상상력에 깜짝 놀라게 될걸요?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로 둘러싸인 '디지털 원주민' 세대라고 해요. 그에 반해 우리 부모들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온 '디지털 이주민' 세대라고 합니다. 디지털 원주민인 우리 아이들에게 무조건 미디어의 해악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슬기로운 미디어 생활을 해나가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