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조G Jun 30. 2020

경고! 브런치화 되지 말 것!

조회수 10만의 함정에 빠져서...  

무뜬금, 남편이 그런다. 글을 브런치화 시키지 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글이 다 같은 글이지. 브런치화 된 글이라니.”     


내가 쓴 글이 몇 차례 브런치의 인기글, 추천글이 되고, 조회수가 1만도 아니고, 10만이 넘어가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며 정신이 빠져 있을 때 남편이 한 말이었다.     


“브런치가 작가들을 그런 식으로 혼을 빼놓는데... 조회수와 라이킷에 빠지게 한 다음, 브런치 화 된 글 밖에 쓸 수 없도록 만든다는 거야”      


'푸핫, 브런치가 무슨 요괴도 아니고, 작가들을 홀려서 뭐 어떻게 한다고? 그리고 브런치화 된 글은 어떤 글인데?!' 나는 남편 말에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맞는 말이었다. 내가 브런치 요괴에 홀려 이러고 있다. 하루에도 수없이 브런치를 들락날락하고, 이렇게 해야 관심을 받으려나? 저렇게 해야 구독자가 늘려나? 하는 마음으로 글감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제목은 자극적으로!

내 이야기를 빙자한 화제성을 노려! 

누구나 궁금해할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    


남편이 말한 '브런치화 된 글밖에 쓸 수 없는 상태'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시청률에 목숨 거는 방송글을 많이 써서 그런지 처음엔 큰 반감이 없었는데 그 플랫폼이 브런치라면 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느꼈다. 아마 다른 브런치 작가들도 이런 고민,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사실, 브런치 작가라는 명함을 받고 나서 다짐한 바가 있다. 남의 시선보다 나의 시선이 앞 선 그런 글을 쓰자고 맘먹었다. 작고 먼지 같은 내 이야기를 들어줄 글우들과 소통할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주목받지 못하고, 둘러 가더라도 진정성을 우선시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글 관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글 쓰는 일은 지독히도 외롭다. 그런데 브런치라는 공간에선 덜 외롭다. 


‘어쩜, 내 맘이랑 똑같을까? 이 사람도 이런 문장을 사랑하는구나. 천재다! 이런 표현은 어떻게 썼을까?’ 


글쓰기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과 브런치라는 바다 위에 둥둥 떠서 각자가 낚은 글감과 깨달음을 공유하며 내가 당도하고픈 섬으로 가는 길이 즐거웠다. 물론 지금도 즐겁다. 


그런데 자꾸 조회수와 라이킷이라는 먹이에 의존하게 되는 듯하여 마음이 영 께름칙하다  눈앞에 달콤한 꿀을 먹으려다 꿀독에 빠지는 꼴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다. 언제나 쓰고 싶은 글과 읽히는 글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 간극은 좁을 때도 있지만 남극과 북극처럼 먼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곳에서만큼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먼저이고 싶다. 


글이라는 것은 내 속을 다 까보여야 하는 일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제 속을 다 드러내면서 까지 글쓰기를 택한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선한 기질의 사람들 일 것이다. 터치 한 번만으로도 재밌고 신나는 게 차고 넘치는 세상인데 굳이 키보드를 타이핑을 해가는 수고로움을 감행하면서까지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브런치 작가들을 보면 ‘순수하다'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이런 순수한 작가들이 브런치의 조회수에 홀려 물들지 않기를 (나처럼).... 투박하지만 진솔된 내용이 담긴 아름다운 글들이 더 많이 눈에 띄기를... 브런치 청정 연합회원을 자처하며 나도 애쓸 것이다. 


브런치, 이곳에서 사랑하는 작가들과 문장으로 놀고 싶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 멋대로, 아주 신나게, 한바탕 멋들어지게 말이다. 


당신과 함께여서 나는 더 즐거울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결혼식, 망했습니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