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백수 탈출기5
입사 지원서를 넣은 지 고작 1주일 밖에 안 됐는데, 성격 급한 나는 왜 연락이 안 오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공원을 산책하면서 손톱을 물어뜯기도 했다.
직장에 다닐 때는 쉬고 싶더니, 또 막상 쉬는 시간이 주어지니 빨리 일하고 싶다고 난리다.
역시 급했다. 나는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정말 1주일이 지나니 두 곳에서나 연락이 왔다. 공교롭게도 두 곳의 면접일도 같았다.
하루에 두 탕 면접이라니.
갑자기 엄청나게 바빠진 기분이었다. 약간 신나기까지 했다.
A, B 두 곳 중에서는 A회사에 더 가고 싶었다. A회사에 대한 면접준비 비중을 보다 철저하게 했다. 경력직 이직인만큼 내 경력에 대해 궁금할만한 이야기들을 꼼꼼히 준비했다.
어느덧 면접일 당일. 첫 순서는 A회사 면접이었다.
면접관 3명에 나 하나, 면접관들은 날카롭게 나의 이력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준비한 답변들을 거의 다 소진할 정도로, 나는 거칠게 쏟아지는 화살들을 막아냈다. 그렇게 면접을 약 45분이나 보았다.
후 -
나는 옅은 한숨을 쉬며 면접장을 나왔다. 인사담당자는 수고하셨다며 면접비 2만 원을 쥐어주었다.
그간 숱한 면접을 보면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면접 합불의 결과를 알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바로 본인의 '느낌'이다.
면접을 보고 나오면 스스로가 안다.
찜찜함이 있는 면접과 없는 면접.
조금의 찝찝함이라도 있다면 대체로 그 면접은 떨어졌다. 그것이 백프로 맞아떨어지진 않더라도 대강은 비슷했다.
다행히도 A회사를 나오면서는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열심히 준비한 보람까지 느껴졌다. 이 때문에 다음 B회사 면접을 보러 가는 길이 어쩐지 가볍게 느껴졌다.
B회사보단 A가 끌렸으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 B회사 면접 준비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B회사의 면접은 다대다였다. 앞 쪽 면접자들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15분 정도를 대기했다.
B회사 면접은 30분 정도 소요됐다. 4명이 들어가서 30분이었으니, 개인 질문으로 치면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다. B회사의 면접도 크게 걸리는 것 없이 진행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운이 좋아 두 곳 모두 된다면 A회사를 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든 면접이 끝났다.
좋은 느낌은 그저 나의 근거 없는 육감일까? 아니면 정말 기쁜 소식으로 찾아올까.
아 몰라 -
면접에 최선을 다했고 후회가 없으니 그걸로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