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행복할 거야

행복한 것만 하고 살 거니까

by 조성현

홀로 새벽을 버텨내고 종일 딸을 돌보는 게 고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고되어도 좋았다는 건 진심이었다. 뒤집기를 시작한 후로 낮잠을 길어야 삼십 분 자고 일어나고야 마는 딸은 쌓인 피로를 어찌하지 못하고 결국 짜증을 폭발시켰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달래지지 않는 과피로 상태의 울음을 가라앉히고 재우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아 될 대로 되란 마음으로 옷을 챙겨 입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바깥의 찬 공기가 상쾌해서였을까. 집에서는 그렇게도 울어대던 딸은 불과 십여 분 만에 잠에 들었다. 나도 집이 답답하던 참이었는데 차라리 잘됐다 싶어서 집 앞의 공원을 걸었다. 대충 삼십 분 있으면 깨겠거니 싶어 무작정 걷다가 도착한 곳은 스타벅스. 따뜻한 카페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


커피의 온기가 딸이 얼굴을 파묻고 있는 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때, 아내에게 메시지가 왔다. 츠타야 서점의 분위기, 깔끔한 거리, 멋진 옷을 입고 있던 사람들에 대해 떠드는데, 그 떨림이 천진하고 순수해서 어쩐지 내가 행복했다.

아내에게 "행복해 보여서 행복하다"라고 답했다. 어쩐지 혼자서 딸을 돌보고 있는 고됨을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그래, 내가 원했던 것은 이거였지. 아내가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 그게 내 행복이었다. 그 행복을 언제까지고 이어갈 수 있다면 이 정도 고됨은 언제든 좋은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아내에게 "행복한 것만 하고 살자"라고 말을 이었다. 아내가 답 대신 보낸 사진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우린 행복할 거야!."


15ED1978-07BF-471F-B805-C33A875ABBF9.jpeg 우린 행복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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