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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CP Jan 22. 2024

스토리 PD로 살아가기(3)

24년 1월 3주 이야기

그간 <수상한 한의원> 이야기를 주로 했으니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좋은 수치로 펀딩을 성공했고, 인쇄소에서 보내주신 책을 받아보니 예쁘네요. 독자분들께 얼마나, 어떤 사랑을 받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야겠지만 작품은 나온 셈이니 50%는 하늘에 맡겨야 할 것 같아요. 소설이니까 작품이 제일 중요하죠, 작품이.

막 따끈하게 나온 책을 들고 퇴근. 책 만드는 일의 행복한 순간 중 하나죠.


작품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출판사마다 편집자마다 작가마다 나름의 방식이 있겠지만 저는 ’같이‘ 만드는 것을 선호합니다. 훌륭히 완성된 소설을 발굴해 그것을 책으로 엮어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겠지만 편집자 이전에 프로듀서이기에 처음부터 전 과정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잘 팔 수 있다는 신념 비슷한 것도 있고요. 물론 이미 실력이 입증되었고 인지도가 큰 작가 분의 글이라면 훨씬 잘 팔 수 있긴 하겠지만 기왕이면 그분들에게도 전에 도전하시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제안해 더 성취가 클 무언가를 함께 이뤄보고 싶습니다. 매년 5~6000권의 소설이 출간된다는데 존재 이유를 새로움에서 찾아야죠.


그래서 작품을 만드는 첫 단추는 ‘기획’입니다. 정확히는 새로운 기획이요. 기획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1) 프로듀서가 어떤 프로젝트 혹은 작품을 구상하여 정리하고 작가에게 제안하기

2) 공모전, 플랫폼, 지인 찬스를 통해 작가/작품을 발굴하거나 투고를 받아 픽업하기

3) 친목과 비즈니스의 경계에서 프로듀서와 작가가 만나 농담과 진지 모드의 대화 사이에서 길어 올리기


셋 모두 재미있는 방식이지만 저의 선호도를 나열해 보자면 1>3>2 순입니다. 1은 나 자신에 대한 효능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에 더해 명확한 사업적 목표를 갖고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작가분들이 다른 작업 대신 그 작업을 선택할 충분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고요.

3은 대체로 이미 라포가 형성된 양자 사이에서 발생합니다. 떠들며 놀다 보니 뭔가가 빡 스치고 서로의 취향과 비전이 맞아떨어지는구나 하는 느낌과 함께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제법 짜릿합니다.

2는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고 운도 중요합니다. 운명적 인연을 노력으로 만드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1과 3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기본으로서 상시적으로 행해져야 할 일입니다.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작가를 찾는 일은 프로듀서에게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작년에 기획한 것들을 개발하느라 기획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지만 내년과 내후년을 위해 올해 이러저러한 것들을 기획해야지 마음먹은 것들을 위해 조금씩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백차를 마셔보았습니다. 찻잔 쥐는 법도 배웠어요.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장소에 가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처음으로 다례를 경험한 주이기도 했습니다. 차를 파볼 생각입니다. 책과 결이 맞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 같더라고요.


다례를 다룬 소설,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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