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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CP Jan 14. 2024

스토리 PD로 살아가기(2)

24년 1월 2주 이야기

숫자에 민감해진 한 주였습니다. 78이라는 숫자로 월요일을 맞이하였습니다. 무슨 숫자냐고요? 곧 출간될 소설 <수상한 한의원>의 예스24 그래제본소 북펀딩 달성률 숫자입니다. 딱 일주일 남긴 시점에서 78%. 객관적 근거는 없지만 D-7 기준 80%, 한 번의 주말을 남긴 금요일(D-3) 기준 90%가 넘어야 안정권이라고 생각했었기에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남은 한 주간 무엇을 더 해볼 수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계획에 있던 것들은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계획에 없던 것들은 뭐가 더 나올 수 있겠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펀딩 실무를 책임지는 후배는 달성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직접 예스24측과 소통하고 있고 저보다 더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을 테니 신뢰할 수 있었지만 노심초사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두 가지에 집중했습니다. 내 노심초사를 못 이겨 팀원들을 들볶지 않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잠재워지지 않는 부분은 개인적인 노력으로 달랠 것.


그리고 D-1인 지금 상황은 이렇습니다.


129. 아름다운 숫자입니다. 100% 달성이 떴던 수요일, 110~120 정도까지 가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기분 좋게 제 생각이 틀렸네요. 종료 때까지 135~140 정도 가겠구나 싶고 펀딩액 800이 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욕심이 납니다. 성과에 대한 욕심이라기보다는 보상에 대한 욕심입니다. 팀원들의 노력이 보상받기를 너무나 바랬거든요. 그러면서 성공이 아닌, 그 길로 가기 위한 첫 번째 성취 정도로 냉철하게 받아들였으면 하기도 하고요. (어쩌면 모두가 냉철한 가운데 제가 가장 고무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펀딩은 한시름 놓았고 그다음 쳐다보고 있는 숫자는 텍스티(TXTY)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와 모집을 시작한 <수상한 한의원> 서평단 모집 게시물의 ‘좋아요’, ‘댓글’ 수입니다. 서평단 모집을 걱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작 <호러만찬회> 때 이미 경험해 봤기에 필요한 만큼의 모집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초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신간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인스타그램에 셀 수 없이 많은 서평단 모집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고 느껴져서 우리 모집에 대한 관심도가 기대 이하면 어쩌나 생각했거든요. 걱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숫자가 나오면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해야 할지를 미리 그려봐야지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완전한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그간 저희 게시물이 빌드업을 잘 쌓아와서인지, 표지가 예뻐서인지, 모집 게시물을 잘 만들어서인지, 그냥 서평단 신청 성수기여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름 뜨겁네요. 덕분에 인스타그램 운영 10개월 차에 1200 팔로워 수를 돌파했고요.


https://www.instagram.com/p/C1_ANAspsLn/?igsh=MWdwYmQxang1ZzRocw==​​​​​​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제가 읽으며 느꼈던 것들을 함께 느끼시는 풍경을 보고 싶기도 하고 저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매력을 뽐내주시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합니다. 텍스티가 가장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는 독자분들의 이야기거든요.


저는 이 작품이 꼭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네. 세속적 성공에 대한 욕심입니다. 그런데 그 성공의 의미가 저에게 그리 세속적인 것은 아닙니다. 아직 그럴 단계에 오지도 못했죠. 텍스티의 1차 목표는 1년 후에도 지금처럼 빡세고 즐겁게 작가분들과 흥미로운 작업을 지속하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 팀을 유지해 내는 것입니다. 우리 텍스티 팀이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내는 것입니다.


요즘 저의 마음가짐은 이렇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금방 알아보실 수 있을 텐데요, 제가 요즘 참 좋아하고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분. 우리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팀,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이십니다. 이제껏 제가 보았던 인물들 중 가장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입니다. 취향 타는 것도 있을 텐데 매우 제 스타일입니다. 그렇다고 아직 존경 혹은 롤모델 같은 단어를 붙일 정도는 아니고요. 이제 저도 어릴 때와 달리 많이 때가 묻어(그치만 성장한 포인트라고 봅니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를 존경하게 될지, 롤모델로 삼을지는 시즌이 끝날 때쯤 알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는 성공할 것 같아요. 그는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따스한, 이상을 품었지만 분명한 계획과 분석 하에 정교한 프로세스를 따라가는 사람으로 보이거든요. 무엇보다 축구의 본질은 관중에게 재미를 주는 것이라는 확고한 철학이 마음에 들고요.


저는 우리 텍스티 팀이 독자 분들에게 나아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팀이 되기를 바랍니다. 텍스티가 소설의 재미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주면서, 그동안 출판이 보여주지 못했던 재미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나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현실은 챙기되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겠고요. 팀을 종국에 이상적 상태로 이끌고 신뢰를 얻어낼 수 있는 퍼포먼스를 만들어가기 위해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의 인터뷰를 모두 쫓을 것입니다. (과연 손흥민 선수가 아시안컵에 차출된 사이 맨유를 만난 토트넘이 어떤 경지를 펼칠 지도 너무 기대되고요ㅎ)


다음 주는 숫자보다는 느낌에 집중하는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느낌의 캐치도 직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겠고 데이터의 도움도 있어야겠죠. 나는 내 직관에 설득당해 줄 마음이 있지만 타인에게 가닿으려면 그 사람 관점에서의 직관+취향+근거와 접점이 있어야 할 테니까요.


오늘 오전 이런 데이터를 보았습니다. 제가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는 데이터 소스예요.


크레마클럽의 실시간 연령, 성별에 따른 독서 순위를 보면 <수상한 한의원>이 어느 층에 소구 되고 있는지 어느 정도 힌트를 줍니다. 한의원이 주요 공간이어서인지 장년 층에게 소구 된다는 데이터는 예상했던 바인데 10대 여성도 아닌 남성 층에서 높은 순위가 나옵니다. 요 현상은 오늘만 확인했던 건 아니고 몇 차례 확인했습니다. 크레마클럽의 구독자 수를 알지 못해 유의미한 표본 크기를 갖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의미는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느낌을 가지고 차주에는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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