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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CP Jan 08. 2024

스토리 PD로 살아가기(1)

24년 1월 1주 이야기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 보면 놀라운 영감을 수시로 얻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그 영감이 그리 놀랍지 않거나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자극에 의한 영감의 발현은 습관이 되어야 하고 결국 그 안에서 좋은 것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무엇보다 영감이 오는 순간은 대체로 행복을 동반합니다.

그런데 영감의 발현을 주체할 수 없을 때는 또 괴롭기도 합니다. 영감이 주는 명령을 거부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떠올린 그것을 행하라.’ 하는 거죠. 거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해야 할 일, 했어야 하는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데 그러다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저에게 이번 주는 약간은 그랬던 주 같아요.


길었던 것 같은데 순식간에 지나간 연말 휴가를 마친 후 회사에 복귀하자 숨 쉴 틈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2일에는 오랜만에 만난 텍스티 팀과 펀딩 진행 중인 소설 <수상한 한의원>의 홍보, 제작 상황을 체크하고 그 외 개발 진행 중인 작품들의 현황을 살폈습니다. 3일에는 팀의 리더로서 올해 우리가 어떠한 문화로 일을 해나갔으면 하는지 저의 좌우명 수집 및 채택 역사와 더불어 짧지 않은 스피치를 했습니다. 꼰대의 일장연설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고 나름 신경도 썼는데 다행히 나쁜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

혹시나 잔소리처럼 들릴지라도 텍스티의 실질적인 원년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올해를 어떤 각오와 즐거움으로 만들어나가면 좋겠는지 이야기하고 반응을 살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좌우명은

1.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2. 적극적으로 우연을 추구하는 것이 필연을 만든다.

3. 우리가 곤경에 빠지는 이유는 무언가를 잘 몰라서가 아니라 무언가에 대해 단정하기 때문이다.


이 셋의 채택 과정은 제가 어떻게 성장했는지의 역사와 궤를 같이합니다. 저에게는 인피니티 스톤과 같은 힘을 주는 문장들입니다. (세 문장을 더 모아볼까 해요ㅎㅎ)

1은 고통에 뛰어들 때, 2는 무언가 추진할 때, 3은 판단하고 소통할 때 씁니다. 1은 조금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어서 남을 죽일 수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이제야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떤 경험과 고민의 과정을 거쳐 세 문장을 모아 왔는지, 그래서 우리가 어떠한 문화를 가지면 좋겠는지 진심을 다해 이야기했습니다.


열심히 보다는 정확하게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꾸준히 하려면 즐거워야 하고 즐겁기 위해서는 팀으로서의 케미가 중요하고 서로의 삶을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요지였습니다. 그러면서 오타니의 만다라트를 보여주면서 개인으로서는 엄두가 안 나지만 팀으로서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까지 이야기했네요.


4, 5일에는 텍스티 신년사를 작성하여 함께 일하는 작가님들께 보냈습니다. 텍스티가 2023년을 어떻게 보냈고 2024년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작가님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이야기가 텍스티의 근원이므로 동료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투명하게 소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진행 중인 <수상한 한의원> 그래제본소 북펀딩의 수치를 체크하고, 어떻게 하면 달성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행사항을 정리하고, 도움을 구할 곳엔 말씀을 드리고, 혹시나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뜻깊고 긴장감 있는 24년의 첫 주를 보낸 셈인데 보상이 주어질만했던 한 주로 완성해 내기 위해서는 1월 2주를 또 신나고 가열차게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주말에 마무리하려 했는데, 결국에는 2주 차 출근길에 급마무리하네요. 이미지도 넣고 편집도 예쁘게 하고 싶지만 완성도에 대한 추구 수준이 높으면 꾸준함을 잃게 될까 봐 일단 여기서 마칩니다.


덧. 아, 주말에는 아들의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 본다 라는 자세로 보냈는데 그 결과물을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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