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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CP Feb 26. 2024

스토리 PD로 살아가기(8)

2024년 2월 3주 이야기

숙소 창밖으로 바라본 풍경. 태어나서 본 가장 큰 고드름.

폭설이 내렸던 수, 목. 저는 아들과 1박 2일로 용평 스키장에 다녀왔습니다. 아들과 단 둘이 떠난 두 번째 여행이기도 했고 오래 시간 아빠로서의 로망이었던 아들 스키 태우기를 실현한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노트북이 든 가방도 함께였죠. 스키를 타고 숙소에 들어가 아들을 씻기고 밥을 먹인 후에는, 잠들기 직전까지 일을 했네요. (아들은 유튜브 삼매경이었고요ㅜㅜ)


스키장에 가서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은, 텍스티 팀의 2023년을 되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주간 업무 보고서를 되짚어보고 텍스티가 겪어온 다양한 일들을 반추하였습니다.

22년 하반기에 사업 밑그림을 그린 후, 연말에 준비한 사업 기획서를 내부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출판 시장, 독서 시장의 현황이 어떤지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팔 것인지 그러기 위해 어떤 브랜딩이 필요한지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플랜보다는 브랜드 전략, 원대한 꿈을 제시했던 것인데 앞으로 10년간의 브랜드 히스토리를 이야기하며 <반지의 제왕> ost를 깔고 마무리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분위기가 좀 싸하긴 했습니다. 하하.

그래서 23년 1월에는,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발표하였고 그것이 승인을 얻어 한 해를 보낸 것입니다. 연초만 하더라도 소설 IP를 프로듀싱하는 데는 최소한의 필요 인력을 갖춘 상태였지만 사업 운영에 있어서는 충원이 필요하여 2월과 4월에 해당 파트의 인력을 채웠고 지금의 텍스티 팀이 꾸려졌습니다.

첫 책 <호러만찬회>가 출간되는 6월까지 배본사를 정하고, 서점들과 계약을 진행하고, 인쇄소를 찾고… 출판 사업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부지런히 뛰고 사람들을 만나고 작품 기획을 채워나가고 하나, 둘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점차 깨닫게 된 건 팀의 케미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팀원들의 역량과 성향을 파악하고 각자 어떤 목표 의식하에 움직이는지, 마음 상태는 어떠한지, 몸상태는 어떠한지… 그것들을 최대한 돌보고자 하였습니다. 아니, 스스로 돌볼 수 있도록 돕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말에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텍스티의 브랜드 내러티브를 설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그 결실이 두 번째 책 <수상한 한의원>의 성과로 나타나고 점점 더 텍스티다운 족적을 밟아 가리라는 생각에 무척 즐거운 한 주였습니다.


그 즐거움을 한껏 나누고자 아주 오랜만에 팀 회식도 진행하였고요. 맛있는 음식 그리고 디저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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