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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CP Apr 15. 2024

스P살(14) 폭풍 속으로

2024년 4월 1주 이야기

지지난 주는 폭풍 같은 한 주였습니다. 그 폭풍은 지난주까지 이어졌고요. 거기에 게으름 한 스푼 혹은 두 세 스푼. 그래서 이제야...


밀리로드 선연재를 거쳐 4월 3일에 예스24 그래제본소에서 『편지 가게 글월』 북펀딩을 열었습니다. 아주 타이트한 일정으로 진행했고 상세 페이지 디자인 파트너가 바뀌어 정말 정신없이 진행하여 짠 하고 오픈하였습니다. 사실 요 건 관련해서 제가 막 정신없었다기보다는 저희 마케팅 담당 친구들이 정신없었죠. 저는 상세 페이지 제작이 필요할 거라고 여겨지는 신간 소개서를 마무리 지어 넘겨주고 잘 진행되나, 뭐 필요한 건 없나 신경을 쓸 뿐이었습니다. 막바지 교정 및 편집 디자인 검토에 더 열을 올리기도 해야 했고요. 그래서 자의 반 타의 반 그냥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언제나 범상치 않음을 추구하는 텍스티 북펀딩 :)


펀딩 상세 페이지를 처음 열어봤을 때의 느낌은 '어? 이거 좀 문제가 있는데.'였습니다. 이번 펀딩의 컨셉은 <편지하기 좋은 달 5월에 답장하세요>이고 『편지 가게 글월』과 글월의 문주희 대표가 쓴 『편지 쓰는 법』그리고 5월 기념일별 편지 세트가 리워드로 구성되었는데 제공되는 리워드도 많고 가지고 있는 스토리도 많다 보니 잘 알리고픈 욕심이 차곡차곡 쌓여 너무 헤비한 스토리텔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흐름은 불친절했고요. 하나하나 뜯어보면 모두 흥미롭고 잘 만든 내용이지만 컨셉이 무엇이고 뭘 제시하는 것인지 쉽게 캐치하면서 의사 결정(계속 읽기, 구매, 이탈)을 하기가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매우 매우 긴 상세 페이지였고요.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텍스티 브랜딩 및 마케팅을 총괄하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UXW에 대해 저보다 더 경험이 많고 그 중요성을 늘 강조해 온 친구이기 때문에 상세 페이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고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대화의 시작을 연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수상한 한의원> 때와 달리 구성안 단계에서
내 피드백을 거치지 않은 이유가 있어?
나를 꼭 거쳐가야 한다는 게 아니야.
내가 가장 바라는 건 내 피드백 없이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다음번에는 꼭 나를 거쳐가라는 의미도 아니야.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이번에는 거쳐가지 않은 이유가.


예상했고, 그 문제였기를 바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너무나 시간에 쫓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쫓겨 압박감을 느끼게 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그리고 기존의 생각을 옳은 것이라 믿게 되죠. 저 역시 그런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런 사정이었을 거라고 짐작했고, 단박에 이해했습니다. 일종의 실수라고 봐야 하는 것인데, 저는 두 번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실수 후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같은 실수가 반복해서 발생되서는 안 되겠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같은 상황에서 같은 실수를 범할 확률이 높습니다. 인간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난제들은 구조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데, 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고 통상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실수건 반복되는 실수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실수에 대한 반응은 단순합니다. 실수의 원인까지 당장 해결할 수는 없지만 실수로 인한 결과물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걸 사후 수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최대한 하는 것입니다. 실수에 의한 리스크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는 것을 몸에 배도록 많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그것들을 해나가다 보면 두 번 작업하면 더 피곤하니 한 번 할 때 집중도 높게 잘 하자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기 마련이고요.


그렇게 최종 정리된 『편지 가게 글월』의 북펀딩 상세 페이지 한 번 둘러보시지 않을래요?

그야말로 5월을 풍성하게 채우실 수 있는, 따스한 리워드 구성이랍니다.

곧 마감을 앞두고 있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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