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교에서는 가장 먼저 맞이하던 봄이 목련이었다. 아기 손같은 꽃망울이 필락 말락 주저하다가도 어느 날 고개들어 꽃나무를 보면 푸짐하게 꽃이 피어 있었다.
순백색의 목련은 새 학기를 시작하는 내게 묵묵히 응원을 보내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목련의 은은한 꽃향기를 맡으며 새 학기의 긴장도 단숨에 날아가곤 했다.
지난 겨울,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다.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 새 학교로 옮겨 왔다. 이 곳에서는 목련 보기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3월이 한참 지났는데 아파트 단지에 몇 그루 심겨 있는 목련이 소식이 없다.
막내를 유모차에 태우고 이리 저리 주변을 서성거려봐도 목련의 꽃송이는 묵묵부답이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좋지 않은 소식들에 꽃도 제대로 피어나지 못하나 싶었다.
의성의 산불이 계속 되고, 날씨는 봄날같지 않던 며칠 전 곱게 피어 난 목련을 마주했다. 지나가는 이도 의식하지 않고 나는 환호성을 내었다. 여기 저기 들려오는 소식들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드디어 피어나는 꽃을 보니 한결 가벼워졌다.
어제는 비가 왔고, 공기는 청명했다. 아침엔 벚꽃마저 서둘러 피어 있었다.
의성의 불길도 속히 그치길.
대한민국의 봄을 간절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