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기란
고장 난 전기밥솥 미련 없이 버리고
큰맘 먹고 압력밥솥을 들였다.
신혼 때부터 제일 귀찮은 일 중 하나가 밥 하기였다.
이상하게 쌀 씻어 밥 안치는 게 너무 귀찮았다. 밥을 좋아하면서도 밥에 대한 애살은 없었다. 고슬고슬하고 윤기 나는 밥은 한 번 먹으면 그만이었다. 죽밥이 되었을 때도 떡밥이 되었을 때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냥 밥을 먹으면 만족이었다.
더군다나 냄비밥은 성공해 본 적이 없다. 간신히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기도 했지만 냄비며 밥까지 다 태워버리기 일쑤였다. 뒤처리가 귀찮아 그 뒤로는 엄두를 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압력밥솥은 쌀을 씻어 안치기만 하면 그만이다. 세상에나 10분이면 밥이 다 된다. 밥 짓는 게 이리도 쉽다니. 이 압력밥솥이 단단히 한 몫했다. 나의 주방역사에 새 역사를 썼다.
밥 맛은 말해 무엇하랴.
그 옛날 어르신들이 전쟁 나면 솥부터 챙기신다는 말씀이 이제 절로 이해가 되었다.
오랜만에 나의 마음이 큰맘 먹고 한 일을 격하게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