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작심삼일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by 육백삼홈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차례 짐을 꾸려 홀로 호숫가 통나무 집으로 간다. 거기서 아무에게도,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채 자신만의 생각에 몰입한다. 이른바 '생각주간(thinking week) 의식이다. 빌 게이츠의 생각주간은 헬리콥터나 수상비행기를 타고 조용한 호숫가에 있는 2층짜리 통나무집에서 도착하면서 시작한다 하루에 2번씩 간단한 식사를 넣어주는 관리인 말고는 가족이나 회사 직원 그 누구도 방문이 금지된다. 2층 작은 침실에 편한 차림으로 앉아 개발자들과 임원들, 제품 관리자들이 작성한 서류뭉치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메모하는 것으로 그의 아침을 시작한다. 이처럼 2주간 생각주간을 보낸 후 그가 어떤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 빌 게이츠는 왜 생각주간을 만들었을까? _대니얼패트릭포레스터 중-


2021년, 보름이 넘어 하루 이틀 지나가고 있다. 새해 다짐을 벌써 지키지 못해 반성의 의미로 글을 시작해 봐야겠다.


나는 매일 "모닝 루틴"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한 시간 전에 일어난다. 종교가 있는터라 일어나 따뜻한 차를 준비해서 묵상을 하고 기도를 하며, 아주 살짝 영어를 공부하고, 매일 글을 쓰기가 나의 소위 말하는 "모닝 루틴"이다. 시간을 정해놓고 하다 보면 한 시간이 일분처럼 순식간에 지나간다.

시간의 속도가 나이에 비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43살이면 시속 43km로 시간이 흘러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이다. 나의 하루의 시간이 점점 빠르게 느껴지고 있다. 거기에 한 살 더 먹었으니 작년보다 더 빨라진 느낌이다. 아침 일어나는 일을 일이분이라도 늦장을 피우는 날에는 묵상과 기도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곧 두 아이가 "엄마" 하며 침실로 향하기 때문이다.


"모닝루틴"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이러하다.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본격화되었다. 유치원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어 온라인 수업이 없는 열 살이 아니 이제 열 한살과 소룡이와의 각개전투(各個戰鬪)가 본격화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잠들 때까지 적어도 24시간 중에 13시간은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생활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각자의 생활이 있을 때는 각자의 일을 했고, 나 또한 그러했지만 방학에는 수업이 없으니 이제 생활패턴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작년 말부터 시작했었다.

종일 아이들과 함께 보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긴 어렵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집중도 안되고 자꾸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매일 해야 하는 일을 정해주고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정작 나는 해야 하는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나마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책 읽기라 새해부터 쉼 없이 독서에 몰입하고 있다.


사실, 난 아침형 인간이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었다. 늦잠을 자지 않았기에 학교나 회사생활을 할 때 지각이라는 걸 손에 꼽아 볼 정도로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다. 지금은 아이가 둘 생기고 아침잠은 나에게 가장 큰 적이 되고야 말았다. 아마도 아이들이 다 잠든 시간 이후에 조금 사부작 거리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늦어지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쉽지가 않아졌다.


꺾일 줄 모르는 코로나 19의 기세로 올해도 장기전이 될 것 같은 2021년. 나와 우리 가족이 코로나19로 변화된 생활에서 서로의 전우애를 찾고, 삶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서로 더욱 더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2021년 모닝 루틴은 이렇다

1.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2. 묵상하고 기도하기

3. 영어 공부하기

4. 매일 글쓰기 (적어도 하루에 한줄이라도 말이다. 주 1회 브런치 글 발행하기)


어찌 보면 대단할 것도 없지만 사실 한 시간 안에 해결해한다는 것이 조금 난제이긴 하다.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시간이 길다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니까 일단은 한 시간으로 시작을 해보려고 한다. 모든 이들이 빌 게이츠처럼 생각주간이라는 것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아침에 한 시간 내 시간만으로도 현재에 감사할 일이다. 모닝 루틴을 통해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생각시간을 귀하게 생각하고 보내야 할 것 같다. 나를 찾는 시간을 가지고, 아이들을 존중으로 대하는 엄마, 그리고 집에서만 김 작가가 아닌 누구에게든 "김 작가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글쓰기를 통해 미래의 꽃 중년을 준비해 보자.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나 자신에게 달렸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올 한 해 작심삼일이 되지 않게 매일매일 노력해야겠다. 지금도 모닝 루틴 시간에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절반의 성공이라는 무리수를 둬서라도 내 자신을 칭찬해 줘야겠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직 폭설은 아니지만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니 건강과 안전에 유의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모두에게 힘든 월요일이지만 월요일이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당신의 삶에 기록이 될 수 있는 날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집에서만 부를 수 있는 이름 "김작가"의 아침 인사였습니다.


눈모닝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을 내 책상을 작게 가져보았다. 내가 모닝 루틴을 하는 침실 내 공간이다.


늘 가계부를 써왔는데 올해는 더 잘! 써보고 싶다. 투자의 신이 되고 싶은 야망을 가져본다. 언젠가 투자의 신 김 작가의 글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슬기로운 밀착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