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글로 가득찬 장바구니를 열어 그 문장들을 마음껏 쏟아 낼 수 있었으면
첫눈에 반한다는 말.
예쁜 글을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 같은 건가?
글을 쓰기 전에 기분에 따라 그날 들을 음악을 틀어본다. 글을 쓸 때는 조용한 상황에서 쓰는 것을 좋아해서 글 쓰기 전에 음악을 듣곤 한다.
글 쓰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주제가 떠오르고 제목이 정해지면 글을 쓴다. 가제목을 적어두고 그에 맞는 색이나 사진들을 찾아 타이틀 작업을 하고 잠시 음악을 듣고 글 쓸 준비를 한다.
오늘은 봄에 관한 음악을 고르는데 노래 제목이 하나같이 예뻤다.
"봄이 되어줄게, 너를 담아 봄, 다시 봄, 그대와 나, 설레임" 제목만 들어도 듣고 싶은 노래들, 설레는 제목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입춘이다.
최근에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책을 읽었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아이들을 감정을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표현했을까? 문장에 쓰인 단어들을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썼다는 느낌, 작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다만 서툴러서 어린이의 사랑은 부모에게 온전히 가닿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마치 손에 쥔 채 녹아버린 초콜릿처럼.
- 어린이라는 세계_김소영_p179 -
*"가닿다"라는 표현을 여기서 이렇게 쓰다니!. 아는 사이였다면 늦은 밤 메시지를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음악을 들을 때, 영화를 볼 때,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가사, 대사, 문장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호기심 가득한 세 살 아이의 선한 눈 처럼 변신해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어젯밤에 아이들을 재우면서 커튼 사이에 비친 밤 빛이 너무 예뻐 역사에 길이남을 문장들이 떠올라 적고 싶었는데 깜깜함에 메모지도 없고, 휴대폰도 없어 적을 수가 없었다. 기억해야하지 하면서도 꼭 안아서 재워달라는 아이들 곁에서 늘 나도 모르게 설 잠이 든다. 잠에서 깬 순간 그 예쁜 문장들을 잊어 버리고 속상해한다. 생각해보면, 역사에 길이 남을 문장은 자다 깨서도 잊지 않고 기억에 남았겠지 싶어 피식 웃는다. 순간의 감정을 글로 담고 싶어진 마음만 앞선 문장이었을 것이다.
방문을 닫고 나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쁜 글을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위시리스트나 장바구니에 앞으로 결재할 품목들을 넣어 놓듯 지금 생각난 역사에 길이 길이 남을 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문장, 아이들이 나에게 해주는 잊고 싶지 않은 말 을 담아 두는 장바구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말이나 글 들은 오래 기억되기도 하고, 되돌릴 길 없이 내뱉었던 말, 잘못 쓴 글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내 마음대로 넣고 싶은 글들을 모아 장바구니에 넣고, 보관하거나 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쁠 때나 슬프고 우울할 때, 아이들에게 잔소리하고 싶어 질 때 예쁜 글로 가득찬 장바구니를 열어 그 문장들을 마음껏 쏟아 나를 위로하고, 누군가 마음에 보탬이 되는 문장을 전해 주고 싶다.
*가닿다「동사」 관심 따위가 어떤 대상에 이르러 미치다(국립국어원, 표준어 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