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또 다른 이유

나의 소울푸드는 조금 다르다.

by 육백삼홈

소울푸드(Soul Food)

먹는 이에게 영혼을 감싸주는 소울푸드, 소울푸드는 사람들 자신만이 간직하고 있는 아늑한 고향의 맛이다

<출처:오픈사전>



요즘 남편은 마트에 가면 "오늘은 마늘종 안사?"라고 묻는다. 봄이 되니 햇 마늘종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늘종이 나오면 마치 limited edition 제품이라도 나온 듯 설레는 발걸음으로 마늘종을 구입한다.

소울푸드라고 하면 왠지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처럼 먹었을 때 부드럽고, 따뜻한 음식이어야 할 것 만 같은 느낌이지만 내 소울푸드는 마늘종, 무생채, 고구마 줄기, 오이지이다.


이 음식들이 내 소울푸드가 된 건 엄마에 대한 추억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 때 엄마랑 언니들과 함께 앉아서 고구마 줄기 다듬던 생각, 엄마가 해주시던 무생채의 맛, 마늘종 볶음, 오이지를 버무려 주셨던 생각이 난다. 이 음식들을 볼 때마다, 만들 때마다, 먹을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난다. 그래서인지 집밥에 유독 집착하는 것도 같고, 이 음식들은 아이들에게 맛있게 해주고 싶어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한다.


곁에 계시지 않은 엄마는 보고싶고, 손도 잡고싶고, 늘 그립지만 그것과 또 다른 감정의 슬픔은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을 더 이상 맛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엄마가 곁에 계셨다면 소울푸드가 아직 없었거나 다른 음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소울푸드는 단순히 음식의 맛이 아닌 냄새, 기분, 사람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서 내 기분과 맞닿을 때 느끼는 감정이니까 말이다.


고구마 줄기 볶음을 하려고 식탁에 앉아 다듬는 모습에 두 아이가 다가와 해보고 싶다며 신나게 껍질을 벗겨낸다. 껍질 벗기기에 신이난 열 한살이와 그런데 왜 껍질을 벗겨야 하냐고 묻는 소룡이를 보며 웃음이 났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듯이 신나게 도와 금방 다듬기기 끝이났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곁에 없는 그 시간에 우리 아이들은 엄마의 어떤 음식을 그리워할까 궁금해졌다. 무엇이든지 잘 먹는 소룡이는 내가 해주던 음식이 소울푸드가 되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부디 편식쟁이 아들에게는 엄마가 해주던 햄, 소시지가 제일 맛있었다고 기억하지 않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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