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AI가 지배하는, 소위 AI dominant 시대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 곳곳을 바꾸어 놓았고, 이제는 질문 하나만 던져도 AI는 방대한 지식과 언어 능력을 동원해 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물음이 생긴다. AI가 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구글에 물어보았다. 구글 AI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 복잡한 감정, 공감 능력, 그리고 비정형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꼽았다. 또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러 관점을 통합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능력, 인간적인 상호작용과 돌봄이 필요한 직무, 역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했다. 말은 그럴듯했지만 다소 추상적이었다.
그래서 다시 ChatGPT에 물었다.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이다. “직접 몸을 움직이거나 물건을 만들고 옮기고, 밥을 짓는 등의 물리적 행동은 할 수 없다. 감각기관이 없으므로 맛·냄새·촉감을 직접 경험하거나 전달할 수 없다.” 또한 “사랑, 슬픔, 기쁨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몸으로 겪은 경험에서 오는 직관적 통찰도 할 수 없다.” 다만 설명을 들으면 분석하고 재구성할 수는 있다고 했다. 이어서 “완전히 무(無)에서 솟아나는 예술적 영감, 주식시장이나 로또 번호처럼 불확실한 미래의 정확한 예측도 불가능하다”라고 답했다. 단서를 붙이기를, “과거 데이터와 현재 추세를 바탕으로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는 있다.” 최종적으로 "AI는 지식, 언어, 논리적 패턴에는 강하지만, 감각·감정·행위·미래예측·가치판단은 인간이 담당해야 할 몫"이라고 요약해 준다.
그러나 여기에는 AI가 간과한 게 있다. AI가 정말 하지 못하는 것은 ‘질문’이다.
AI는 질문을 받으면 답할 뿐, 스스로 묻지 않는다. 특이점(Singularity)을 넘어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이 도래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묻지 않으면 아무 답변도 내놓지 못한다. 결국 질문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다. AI는 어디까지나 답변을 위한 도구이자 에이전트, 혹은 물리적 행동을 하는 ‘피지컬 AI’ 일뿐이다.
AI의 프롬프트 창은 언제나 비워져 있다. 인간이 “굿모닝!”이라고 단어 하나만 던져도 AI는 “좋은 아침이에요. 어젯밤 비가 많이 왔는데 잘 주무셨어요?”라며 반응한다. 하지만 그 출발은 반드시 질문 혹은 요청이라는 인간의 행위다.
AI는 인류가 축적해 온 모든 지식을 학습했지만, 질문이 없으면 침묵을 지킨다. AI가 알고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힘이 바로 질문이다. 질문 없이는 대화도, 탐구도, 창조도 없다. 그렇기에 AI가 스스로 질문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질문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드러내는 질문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질문’이다. 어떤 질문을, 어떤 방식으로 던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핵심 역량이다. 어떤 이는 AI를 비서처럼 쓰고, 또 어떤 이는 마치 여러 분야의 전문가 팀을 거느린 것처럼 활용한다. 반면 어떤 이는 단순히 “지브리 스타일로 그림을 그려줘”라는 수준에 머물며 놀이로만 소비한다. 이 차이를 가르는 것은 결국 질문의 힘이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모두 질문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매 순간 질문을 던진다. “왜 밥을 먹어야 하지?”라는 질문이 있었기에 식사가 가능하다. 호흡조차 본능으로 치부할 뿐, 그 기저에는 “숨 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숨어 있다. 즉, 삶은 질문의 연속이며, 질문 없이는 일상조차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AI가 하지 못하는 바로 그 일을 하는 것이다. AI에게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 질문은 곧 자기 성찰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행위다.
과거 데이터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답변은 충분히 유용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생존을 좌우하는 힘은 AI가 만들어내지 못하는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매일 새롭게 묻고, 다시 물으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힘이다.
결국 AI 시대의 탈출구는 ‘질문’이다. AI가 답하지 못하는, 아니 스스로는 결코 던지지 못하는 질문을 만들어내는 힘.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