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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l 01. 2022

주변을 '특별한 상태'로 만들어라

벌써 6개월이 지났는가? 아직 6개월이 남았는가?


7월의 첫날이다. 이 아침을 어떻게 맞을 것인지는 생각에 달렸고 결단에 달렸다. 그리고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렸다. 계획하고 실행에 나섰느냐 아니냐가 이 아침 나의 출근길 방향을 결정한다. 이 관점조차도 시간을 1년으로 한정 짓고 바라보는 시선일 뿐이다. 시선의 길이를 좀 더 늘려 10년의 과정 속에서 바라보면, 6개월은 그저 시작의 삽질을 한 정도에 불과하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 매일 계획하고 실행하며 '나의 상태의 수'를 계속 바꿔가는 것이다. 어떻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좀 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그래서 언젠가 되돌아볼 때 '그래도 계획한 데로 많이 이루었고 잘 살았구나'를 회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나에게 '특별한 상태'를 요구해야 한다. 나의 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능력을 끄집어낼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도록 주변 상황과 상태를 바꾸고 만들어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매일매일 마감시간이라는 상태를 만들어 놓아야 하고, 다이어트하는 사람에게는 체중의 한계치를 설정해 놓는 특별한 상태의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 '특별한 상태'가 계획을 하게 하고 계획에 맞춰 실행을 하게 하고 숫자를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하고 집중을 하게 한다. 작심삼일로 판판히 좌절하는 이유는 이 특별한 상태를 설정해 놓기는 하는데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3일 정도는 그런대로 계획한 데로 움직이다 보면 힘들다. 안 하던 걸 하니 당연하지만, 간사한 인간의 심리는 그걸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악마의 목소리가 스멀스멀 들려온다. "해봐야 소용없어. 그만해. 나이 들어 뭔 짓이야. 몸무게 좀 줄어든다고 회춘할 거 같아 어림없는 소리" "그냥 편하게 쉬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그래 얼마나 산다고"


그나마 벼르고 별러서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는 '특별한 상태'의 조건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조깅을 나가기 싫은 핑계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비가 오려고 하네. 바람이 너무 부네. 피트니스 가기에는 너무 빠르지." "글쓰기 매일 해봐야 뭐해. 뻔한 소리 또 쓰고 또 쓰고, 며칠 쉬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거니 오늘은 쉬어보지 뭐" 등등, '특별한 상태'를 재범주화하기 시작한다. 특별한 상태를 일반 상태로 만들기 위한 자기 합리화다.


그렇게 '특별한 상태'는 하나씩 허물어져 망각의 곡선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이 상태가 며칠 정도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의 상태'로 돌아간다. 매년초 계획하지만 결코 달성되지 않는, 체중조절과 어학실력 늘리는 문제가 여기에 해당한다. 교제의 1/3 앞부분만 손때가 묻어있고 밑줄이 쳐져있고 뒷부분은 깨끗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운동한다고 사놓은 트레이드밀이 거실 한구석에서 빨래걸이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이다.

나의 상태를 '특별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은 삶에 대한 매듭을 지어 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행위다. 얇은 대나무의 키가 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매듭에 있듯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매듭에 해당하는 '특별한 상태'로 나를 위치시켜야 한다. 그래야 몰입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일상의 행위와는 다른 어떤 '특별한 상태'를 상정하고 있는가? 그 상태의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매일매일이 그저 그런 하루인지 되돌아보자. 오늘 하루 잘 때우면 되는 것으로 오늘이라는 시간을 상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오늘 하루도 주어진 일에 몰두하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그 어떤 '특별한 상태'를 만들어 거기에 도전해보자. 상태가 달라지면 대응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바뀌고 거기에 따라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뀐다. 그러면 서서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밝아져야 하고 힘이 필요하고 친구가 필요하고 웃음도 필요함을 알게 된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 '특별한 상태'로 나를 배치시키고 놓아가는 과정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오늘은 한 달의 시작이자 한해의 새로운 반기가 시작되는 7월 1일이기에 그렇다. 다가올 7월 한 달이 설레지 않은가? 설레지 않고 어둠의 장막으로 보인다면 바닷가로 달려가고 계곡으로 달려가 물속에 머리를 처박아 보자. 휴가도 '특별한 상태'로 나를 만드는 기회다. 놀 땐 마음껏 놀아보자. 그러면 '특별한 상태'가 삶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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