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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l 04. 2022

싫은 소리를 듣고 견딜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은 항상 좋은 말만 듣고 싶어 한다. 인지상정이다. 잘했어. 멋지군. 예쁜데. 와우 네가 최고야! 등등 칭찬을 듣고 싶어 한다. 좋은 소리, 칭찬을 들어야 힘도 나고 어깨도 으쓱해지고 살아있는 것 같다. "그래 세상이 나를 인정해 주는군" "짜식들! 눈치도 빨라 어떻게 내가 해낸 것을 알아차렸지 ㅎㅎ"


그래서 사회에서는 눈치 빠르게 상대방의 비위를 잘 맞춰주고 기분 상하지 않도록 해주는 능력을 사회성이 좋다고 한다. 최고의 비즈니스맨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거나 단점을 지적하거나 조언을 듣게 되면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오른다. 당장 절교를 선언하고 아예 휴대폰에서 전화번호조차 지워버린다. "저런 파렴치하고 몰상식한 인간하고 일을 같이 했다니" 자괴감까지 든다. 


세상 살면서 특히나 사람들과의 관계로 유지되는 직장이나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오해를 많이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조언과 부탁과 충고의 경계를 애매하게 정의하는 데 있다. 어떤 상황과 어떤 조건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고 조언을 하는지에 따라 나의 행보와 실력에 엄청한 힘이 될 수 도 있는데 이를 간과하는 것이다. 바로 피드백에 대한 상황의 조건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피드백에 대한 맷집이 좋아야 한다. 상대방이 싫은 소리를 해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넓어야 한다는 것이다. 싫은 소리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 견디기 어렵다. "내가 왜 저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계속 되뇌게 된다.


하지만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들었을 때 그 말의 진위를 알아채기 위해서는 나의 경험과 많은 지식이 쌓여있어야 수용할 수 있다.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은 그 말을 수용할 정도의 포용력도 없을뿐더러 실력도 없고 지식도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싫은 소리가 나에게 자극이 되어야 한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는 눈을 가진 상대방에게 감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그 싫은 소리가 나의 지식을 더 높이고 나의 경험을 더 강하게 하는 채찍이 되어야 한다. 싫은 소리에 맷집이 세지 못하면 계속 그 정도 실력과 그 정도 자리에서 맴돌 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한 발자국 더 남기기 위해서는 피드백에서 오는 감정적 떨림까지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솔직할 때 가장 창피하지만 진솔할 때 가장 자유롭다"라고 한다. 피드백은 가장 솔직한 나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방의 개인적 사견이 들어간 편견일지라도 남들이 보는 나에 대한 시선이기에 '그렇게 볼 수 도 있다'는 전제를 깔고 받아들여야 한다. 알고도 모른 척하는 전문가와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는 사이비의 시선조차 견뎌야 한다. 내공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 없다. 경험이 축적되어야 내공이 강해진다. 싫은 소리에 대한 내공도 들어야 결국 내 실력도 강해진다.


싫은 소리를 받아들여 내공을 강화하는 양념으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쓴 약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짜는 그냥 드러난다. 자연스럽다. 꾸밀 필요가 없다. 싫은 소리는 이렇게 나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기 위한 과정에 용광로처럼 부어지는 쇳물의 뜨거움이다.


정면으로 맞서고 버티고 이겨내야 한다. 고통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겨낸 자만이 나중에 고통이 추억으로 남는다. 이겨내지 못하면 그저 되뇌기 싫고 생각하기 싫은 검은 블랙홀이 될 뿐이다. 매몰되지 않기 위해 와신상담하는 일은 나의 내공을 키우고 경험을 키워 더 강해지는 모루 위의 쇳조각을 만드는 일이다. 날카로운 칼이 될 것인지, 농부의 삽이나 호미가 될 것인지는 쇠를 두드리는 대장장이에게 달렸다. 어떻게 나를 벼릴 것인가? 산다는 것은 이렇게 모루 위의 쇠처럼 뜨거웠다가 한 순간 물속에서 수증기 내뿜으며 단련되는 모습과 같다. 치열하지만 견뎌내면 번쩍이는 장인의 칼로 되살아날 수 있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 참고 견디고 버텨내는 일이다. 칼날에 숨겨진 내공을 간직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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