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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Sep 05. 2023

버텨야 이긴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자. 버티자.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다.


가늘더라도 길게 가자. 굵고 짧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으나 글쎄 꺼질 듯 꺼질 듯 하지만 꺼지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는 놈이 장땡이다. 내 의지대로 세상에 오지 않았지만 어차피 온 세상인데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끝까지 살아내는 게 최선이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버틴다'는 단어에는 자의식이 깔려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참고 견뎌낸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버틴다'는 단어의 뒤에는 엄청난 고뇌와 고민이 숨어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낸다'는 것은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온갖 방법을 생각해 내고 동원하는 과정도 함께 있다. 한여름의 지난한 장마처럼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반드시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도 들어있다. 버틸 수 있는 힘이다.


'버티는 것(hang in)'과 '참는 것(tolerate)'은 다르다. '버티는 것'은 자동사이고 '참는 것'은 타동사다. '참는 것'은 '여러 생리적, 심리적 충동 따위를 애써 억누르는 것'이다. 버티는 것은 마주한 상황을 이겨내고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의지가 내재되어 있는데 반해, 참는 것은 상황에 순응해 외부 상황이 바뀔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겉으로 볼 때는 버티는 것과 참는 것이 같아 보일지 모르나 그 내면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버틸 때는 끊임없이 상황을 관조하고 관찰한다. 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황을 벗어날 길을 모색하는 과정이 곧 버티는 과정이자 시간이다. 길을 찾을 때까지, 상황이 반전될 때까지 끝까지 살아남아 의지를 불태우는 과정이 버티는 것이다.


버티는 과정이 그저 참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참는 것은 금방 포기하게 된다. 신체적 자극을 주거나 감정적 충동질 만으로도 인내는 금방 화로 변할 수 있다. 참을 인(忍) 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지만 그런 부처님 가운테 토막 같은 성인은 몇 명 안 된다. 우리 같은 범인들은 그저 말 한마디에 감정의 기복이 성난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버텨내는 과정은 그 감정의 기복에 쐐기를 박는 일이다. 내 의지로 말이다. 반드시 이겨내고 벗어날 수 있다는 독한 결심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야 버텨낼 수 있다.


버티는 과정은 정말 지난한 시간 싸움이다. 언제 끝날지 끝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니까 버티는 거다. 끝이 있을 거라, 반드시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는 거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쉽게 포기하게 된다. 그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것조차 버텨내야 하지만 이 과정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버텨내면 반드시 기회는 올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주가 돌아가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항상 어둠과 절망만이 있지는 않다. 어둠이 있으면 반드시 밝음이 있고 밝음이 있기에 어둠이 존재하는 것과 같다. 


버티는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고 외로울 때 어깨를 보듬어 안아주고 옆에 앉아서 그 고민을 함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가족과 친구와 주변인들이 있어야 한다. 내가 평상시 가정에서 사회에서 직장에서 어떤 행동과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는지가 그 버티는 과정의 시간을 최소한으로 만들게 된다. 


혼자 생각하는 범위의 크기도 타인과 같이 생각하면 크기가 달라진다. 나에게는 심각하고 어려운 일일지 모르나 또 다른 누군가에겐 이미 경험했던 일일 수 있고 대수롭지 않은 사소함일 수 도 있다. 고민이 집단 지성으로 확대되면 더 이상 고민거리가 아닌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버텨내는 의지가 집단지성의 힘을 얻으면 천군만마의 추력이 된다.


그래서 버틸 힘이 필요할 때는 고민거리를 드러내야 한다. 천하에 까발리고 해결책을 물어보면 반드시 길을 찾을 수 있고 버티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절대 혼자 끙끙거리지 말아야 한다. 설사 그 버팀이 나의 치부일지라도 과감히 꺼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해결책이 보인다. 꺼내놓아야 누군가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쪽팔림은 한순간이다. 고민이 해결되고 버텨온 결과가 좋게 결론 나면 쪽팔림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버틸 때는 비관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긍정의 힘으로 버텨야 한다. 그것이 버티는 힘이다. 긍정의 힘으로 버티고 이루어낼 때까지 밀고 나가보자. 공부가 되었든, 어떤 목표가 되었든 말이다. 반드시 해낼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최면을 거는 일, 그것이 버티는 기본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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