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서울의 기온이 영상 9도입니다. 계절이 바뀐 아침이긴 하지만 한 자릿수 기온을 보인 것이 처음인 듯합니다. 바깥으로 나서니 쌀쌀함이 금방 다가섭니다. 아우터를 하나 걸치고 나서길 잘했습니다.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온도의 변화를 일정 수준으로 범주화해 놓고 이름 붙인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정의하는 기반이 바로 온도입니다. 보통은 그 온도에 따라 변해가는 자연 현상만을 가지고 계절의 이름을 붙입니다. 꽃피는 봄이네, 더운 여름이네, 단풍 드는 가을이네, 눈 내리는 겨울이네라고 말입니다. 계절을 대표하는 형용사가 앞에 붙어야 진정한 계절의 이름으로 환원을 합니다.
온도가 비슷한 봄과 가을의 시간조차 구분하여 이름을 붙였습니다. 온도의 시각에서 보면 봄과 가을은 동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온도가 계속 오를 것을 전제로 하는 봄과, 온도가 계속 내려갈 것을 전제로 하는 가을을 받아들이는 생명의 변화는 전혀 다릅니다. 이 변화를 눈치채고 자연의 생명이 변화하는 모습에 다른 이름을 붙였습니다. 온도의 변화에 따른 생명의 변화까지도 간파하여 범주화하는 구분은 그만큼 엄밀했던 것입니다.
지구 생명체의 존재를 관장하는 태양빛으로 인해 벌어지는 지구표층의 생명현상은 오로지 온도로 인하여 벌어졌습니다. 태양과 같이 스스로 수소 핵융합을 통해 온도를 빛으로 만들어내는 항성에는 생명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항성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서식가능 영역(Habitable zone)의 행성을 찾는 것이 우주 외계행성 탐사의 핵심 목표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행성 주변의 위성에서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점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행성의 숫자보다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숫자가 천문학적으로 더 많기 때문입니다.
아침의 쌀쌀함이 우주로까지 번져나갔네요. ㅠㅠ
다시 일상의 눈높이로 돌아옵니다. 출근하여 업무 체크를 끝내고 포탈에 게재된 회사 관련 뉴스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유튜브 동영상 하나가 눈에 띕니다. 드론(drone)에 관련된 동영상입니다. 뭐 눈에는 뭐 만 보인다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에 눈길이 가는 확증편향은 어김없이 작동을 합니다.
하늘을 나는 드론은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가깝게는 촬영용 드론을 비롯하여 농업용 드론, 군사용 드론, 택배용 드론까지 다양합니다. 촬영용 드론은 이미 카메라 화각의 장대함으로 인하여 사진과 동영상을 보는 시각을 확 바꾸어 버렸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해외 관광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드론 카메라의 위상은 이미 빠져서는 안 되는 화면이 된 것을 보셨을 겁니다. 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무기가 되어 사용되고 있는 점도 뉴스를 통해 많이 알고 계신 사항일 겁니다. 택배용 드론도 이미 미국에서는 아마존을 제외하고도 올해 40억 건에 달하는 배달이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본 드론 관련 동영상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의약품 및 혈액을 병원에서 긴급 주문 요청하면 드론으로 배달해 주는 업체(zipline)에 관한 것입니다. 오락이나 촬영, 전쟁에 쓰이는 용도가 아니고 사람을 살리는 용도로 드론이 사용되고 있다는 가슴 뜨거운 내용입니다. 이 업체는 벌써 비행 횟수 54만 회 이상을 기록했으며 비행거리도 6,400만 km나 된다고 합니다. 대단한 성과를 실현해내고 있습니다. 지상 교통 인프라가 미흡한 지역에서 최상의 아이디어와 신기술이 접목되어 사람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어떻게 기술이 사용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이 아닌가 합니다.
드론 동영상 때문에 우연히 오늘부터 9일까지 전북 남원에서 '세계드론제전'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행사인지 들여다봤습니다. 드론 레이싱, 드론 축구대회, 드론 공연 등 흥미와 재미 요소를 강조해 드론에 관심을 갖게 하려는 초보적인 행사로 보였습니다. 뭐 행사 이름에 있는 것처럼 드론을 활용한 게임이 주종이니 당연한 프로그램일 수 있습니다. 다른 세상에서는 이미 생명을 살리는 의료용 드론이 활약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게임 수준에 머물고 있는 듯하여 자못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이런 행사라도 많이 열려서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매년 진화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무얼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일, 그것이 바로 세상에서 뒤처지지 않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입니다. 남들은 바뀌고 앞서 가는데 멀뚱멀뚱 바라만 봐서는 나중에 뒤치다꺼리만 할 뿐입니다. 세상을 앞서가는 생각, 세상을 바꾸는 생각은 다양하고 많은 사례들을 보고 배우고 이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과는 어떻게 접목해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되짚어보는 일입니다.
ㅇ 유튜브 동영상 url : https://www.youtube.com/watch?v=DOWDNBu9D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