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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04. 2024

워런버핏의 주식투자 조언

지난주 가까운 지인께서 시내에 나오실 일이 있다고 하여 점심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점심식사 시간을 보내는 대부분의 패턴이 그렇듯이 식사를 하고 커피하우스에 들러 차를 한잔 했습니다. 여러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지인께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보여줍니다. 아드님 사진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의례적인 아들자랑이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자랑할만했습니다. 사진 속 아들은 그 유명한 워런버핏(Warren Buffett)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함께하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워런버핏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려면 얼마를 내야 하는지 아시지요?


2022년도 워런버핏과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자선 점심식사 경매가가 1900만 달러(246억 상당)였습니다.


이 엄청난 점심식사 자리에 제가 아는 지인의 아들은 어떻게 동석하게 되었을까요?


사실 제가 아는 지인분의 아드님은 자선경매를 통한 점심식사 자리는 아니랍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에서 공부 중인데 담당 교수님이 워런버핏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라 학교에서 초청비용을 지불하고 학생들과 식사를 같이 하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제가 아는 지인분의 아드님이 학생들을 대표해 헤드 테이블에 같이 앉아 질문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지인분 아드님이 워런버핏과 대화했다는 내용 일부분을 '여시아문(如是我聞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으로 들려드립니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리라 사전에 학생들이 묻고 싶은 질문 내용을 종합하여 질문지를 구성했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미국 학생들도 관심사는 비슷한가 봅니다. "어떻게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질문에 가장 관심을 많이 보였답니다.


이 질문을 받은 워런버핏의 답변이 폐부를 찔렀답니다.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를 하고 있느냐? 수익은 몇 %를 남기면 팔 것인가?"를 되물었답니다.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질문과 답변 같지만 그 안에 투자의 핵심이 있습니다.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시간을 들여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남들이 전망 좋다. 투자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현혹되지 마라. 그리고 보통 수익률 10%대에 이르면 주식을 파는데 내가 어디에 집중하고 투자할 것인지를 따져보라.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다면 집에 있는 배우자와의 관계를 더 긴밀히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라. 주식투자 수익 10%를 남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만 배우자와의 관계가 잘못되면 한 번에 50%를 잃는다. 어디에 투자하고 관심을 기울일 것인가는 자명하다. 엉뚱한데 투자하지 마라."라고 했답니다.


94세 노익장을 자랑하는 가치투자의 대가께서 삶을 통찰하고 전하는 해학까지 답변에 담겨 있습니다.


자본주의 꽃 중의 하나로 주식을 꼽는 데는 주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둘러보면 우리는 주식을 투자가 아닌 투기로 하고 있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주식 중에 정말 내가 해당 기업의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라도 들여다본 적이 있는지 뒤돌아 봅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정말 하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그냥 주변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테마주라고 하니까, 작전 들어갔다고 하니까, 덥석 샀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도박하듯, 땅 투기하듯 샀으니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주식해서 돈 좀 번 사람 있습니까? 물론 간혹 있겠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개미들은 잃고 있다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99%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을 겁니다. 한 종목 올라봐야 다른 종목에서 시퍼런 화살표를 보이고 있을 테니 결과는 항상 마이너스 인생이 분명합니다.


워런버핏의 아주 단순한 답변에 투자의 핵심이 있습니다. 공부하지 않는 투자는 절대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워런버핏의 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책들로 소개되고 있지만 워런버핏이 직접 쓴 책은 한 권도 없답니다. 모두 주주총회나 방송에서 한 말들을 작가들이 재구성해서 만들어낸 책들이랍니다. 워런버핏이 유일하게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고 월가 애널리스트였던 앨리스 슈뢰더에게 부탁해서 인터뷰와 기타 자료를 참고해 쓰인 책이 '스노볼(snowball)'  한 권이랍니다. 역시 대가들은 말로 하는가 봅니다. 예수도 부처도 마호메트도, 살아생전에 말로 자신의 신앙을 후대에 전했지 글로 전하지 않은 것을 보면 말입니다.


대가의 조언처럼 집에 있는 배우자에게 최선을 다해 투자를 하는 것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려 애쓰는 것보다 훨씬 좋은 수익률을 남긴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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