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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22. 2024

노트북을 이렇게도 쓸 수 있다니!

사무실 책상에 컴퓨터 모니터는 몇 개가 놓여 있나요?


보통 본체 하나에 모니터 하나씩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책상 위에 모니터가 하나씩 더 늘어 두 개의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상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제가 있는 부서의 모든 직원들은 모니터를 두 개씩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하드 디스크 본체를 없애고 랩탑 컴퓨터를 지급했습니다.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거나 외부 업무 중에도 활용할 수 있게 기동력을 높인 겁니다. 이전까지는 부서별로 한 두 개 정도의 랩탑 컴퓨터를 지원했는데 아예 전 직원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바뀐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제 책상 위에 놓여있는 모니터만 해도 랩탑 컴퓨터를 포함, 모두 세 개나 됩니다.


사실 저 같은 꼰대들이 모니터를 추가로 더 놓고 있는 것은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여러 화면을 띄워놓고 속도를 높이려는 용도라기보다는 고백하건대 랩탑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이 작아, 글씨 판독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진 까닭입니다 ㅠㅠ 그렇다고 책상에 돋보기안경을 놓고 쓰기에는 아직 시력에 대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랩탑 컴퓨터 화면 크기는 16인치인데 반해 책상 위 두 모니터의 크기는 24인치라 시원시원한 감이 있고 키보드도 랩탑 컴퓨터의 자판보다 손가락 눌림이 좋아 기존의 일반 자판을 연결하여 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더 잘하고 열심히 하느냐? 죄송하게도 그건 아닌 듯합니다만 ㅠㅠ 그래도 일을 하는 자세를 바로 잡아주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는 듯하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니터 하나에 화면을 분할해서도 여러 콘텐츠를 볼 수 있으나 화면이 세 개나 되니 한방에 시선만 왔다 갔다 하면 내용들을 파악하고 종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나 자료를 참조하여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아주 탁월한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하고 근무 시작 준비를 마치고 차를 한 잔 마시기 위해 직원휴게실로 향합니다. 가는 도중 출근해 앉아있는 여직원 모니터가 슬쩍 눈에 들어옵니다. 앗! 화면에 여직원 얼굴이 크게 카메라에 잡혀 있습니다. "이 아침에 zoom으로 화상회의를 하는가 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카메라에 제가 지나가는 모습이 비쳐 화상회의에 방해가 될까 봐 걸음을 멈추고 컴퓨터 카메라 뒤편으로 돌아가고자 주춤거립니다.


이 모습을 본 여직원 왈 "화상회의 아니에요. 화장 고치느라 화면을 잠시 켜놓고 보고 있는 겁니다. 하하하"


"아! 컴퓨터 화면을 거울로도 수 있구나"를 화들짝 깨달았습니다.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는 방법은 참 다채롭습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양한 기능을 합니다. 랩탑에 장착된 카메라를 활용해 거울로써의 기능으로 쓸 생각을 왜 저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을까요?


도구가 아무리 좋아도, 쓸 줄 모르면 돌도끼나 돌망치나 다름없습니다. 인터넷을 연결하여 전 세계 도서관의 책을 검색할 수 있다고 해도, 내가 쓸 줄 모르고 찾아갈 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랩탑 컴퓨터에 달려있는 카메라로 화면을 거울로 활용하는 생각의 전환도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바로 발상의 전환입니다.


사소한 아침 해프닝을 통해 또 하나 깨닫습니다. 역시 많이 아는 놈을 당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고 자주 사용해서 활용법을 충분히 알고 있는 놈이 최고입니다. 인터넷을 뒤지고 업무를 원활히 하는 수단을 넘어 일상생활에 또 다른 도구로 쓸 수 있는 뭔가가 있는지 잔머리를 굴려봐야겠습니다. 그저 책상을 우두커니 지키는 장승으로써의 모니터가 아닌 다른 모습의 모니터 활용법 말입나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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